"해외LP 확보에 주력...M&A자문 강화한다" 호바트 L. 엡스타인 KTB투자증권 대표
이 기사는 2008년 12월 16일 13: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B투자증권(구 KTB네트워크)은 벤처캐피탈 시절부터 사모투자펀드(PEF), 바이아웃(Buy-out), 기업구조조정투자(CRC) 등 인베스트먼트 뱅킹(IB) 분야에서 이미 그 실력을 인정받은 회사다.
증권사 전환 이후에도 ‘본류’인 IB 분야를 주력사업으로 가져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기존 회사들처럼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분야에 높은 비중을 둘 이유는 없었다.
KTB투자증권의 권성문 회장으로서는 새로운 조직에 걸맞은 전문가형 리더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했다.
그때 떠올린 인물이 당시 동양종금증권에서 GIM본부 수석 부사장을 맡고 있던 호바트 L. 엡스타인(한국명 이병호).
IB업계에서 권 회장의 명성을 익히 들어 알고 있었던 엡스타인 부사장은 그의 러브콜에 바로 응답했다. 동양종금증권에서 일을 시작한지 1년도 채 안된 상황이었다.
한국계 미국인인 엡스타인 대표는 동양종금증권에 오기 전까지 외국계 IB에서만 근무했다. 2005년부터 2년간은 골드만삭스 한국지점 대표를 맡기도 했다. KTB투자증권은 그의 두 번째 한국직장인 셈이다.
대표이사로 취임한 지 이제 9개월. 엡스타인 대표의 KTB투자증권은 어떤 모습일까? 지난 9일 역삼동에 있는 KTB투자증권 본사에서 그를 만났다. 엡스타인 대표는 한국말에도 전혀 거침이 없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 동양종금증권을 떠나 KTB투자증권을 선택한 이유는?
유전자(DNA)가 맞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증권회사 가운데 올어라운드(All-around) IB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KTB투자증권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투자경험이 있는 회사가 익스팬드(확장)하기에도 좋지 않겠느냐. 벤처캐피탈 시절의 트랙레코드(투자실적)가 무엇보다 유리하게 작용할 거다. 동양종금증권 재직 당시에는 선진 IB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주력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원하는 만큼 성과가 나오지 않아 아쉬운 감은 있다.
- KTB투자증권 출범 이후 6개월이 지났다. 자평한다면?
생각보다 스피드가 나지 않았다. 증시악화라는 외부 환경 요인도 있었지만 벤처캐피탈이라는 DNA를 바꾸는 작업도 만만치 않았다. 특히 외국회사에 오랫동안 있었던 나같은 사람이 한국회사로 와서 변화를 꾀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래도 한국문화를 어느 정도 이해하는 만큼 그 위에 외국회사의 장점을 최대한 접목시켜볼 생각이다.
- 프라이빗에쿼티(PE)를 제외한 KTB투자증권의 차기 수익원은 어떤 것인가?
바로 인수·합병(M&A) 자문 업무다. M&A자문을 위해서는 얼마나 정확한 벨류에이션(가치평가)을 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KTB투자증권은 벤처캐피탈 시절 PEF를 운용하면서 무수한 벨류에이션 경험을 쌓아왔다. 이 점만큼은 분명 경쟁사보다 우위에 있다고 자부할 수 있다.
- KTB투자증권의 가치 창출전략이 있다면 무엇인가?
가령 새 냉장고를 샀을 경우를 생각해보자. 기존 냉장고는 창고에 방치될 것이다. 이 때 소유주는 냉장고 보관에 따른 창고비용을 부담할 수밖에 없다. 시간이 지나 창고비가 싸진다면 그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이 소유주라면 그 결과에 마냥 기뻐할 수 있는가?
전략 자체가 처음부터 잘못됐다. 창고비용과 상관없이 구식 냉장고는 무조건 매각하는 것이 옳았다. 매각자금으로 재투자를 해야지 그냥 갖고 있는 것은 고객에게 아무런 이득이 되지 못한다. 특히 요즘처럼 경기가 불황일 때일수록 재투자를 통한 캐시플로우(Cashflow)창출이 필요하다. 가격 자체보다는 전략이 중요하다는 거다.
- 국내 증권사들의 IB조직과 차별화되는 점은 무엇인가?
국내IB의 조직은 기본적으로 수평적(Horizantal)이다. IPO, M&A, 주식, 채권팀 등이 모두 별도로 되어 있다. 자금을 필요로 하는 회사 입장에서 보면 각각 팀의 담당자를 모두 만나야 한다. 게다가 이들은 자신이 속해있는 영역에만 대응할 뿐이다. 부서간 차이니즈월은 존재하지 않는다.
반면 우리는 IB팀과 세일즈팀으로 나눠져 있다. 어떤 분야건 간에 고객입장에서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다. 잘 모르면 관련 전문가에 사안을 넘기면 된다. 이는 주치의와 전문의의 관계와 같다. 지금처럼 만드는데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회사가 작은 것이 오히려 장점이 됐다.
- 향후 투자시점 및 내년 유망업종에 대한 생각은?
오바마 당선자의 자동차 정책 등을 살펴보면 시장이 어느 정도 바닥을 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앞으로 소비침체 및 디레버리지 등에 대비해야 할 거다. 앞으로 2~3개월이 중요한 턴어라운드 포인트(Turnaround point)가 될 거다. 향후에는 금융 및 유통업이 유망할 듯하다. 은행 및 저축은행 합병, 민영화 등 큼직한 이슈들이 산재해 있다.
- 요즘 대기업의 고민거리라면 어떤 것이 있을까?
아마 디레버리지(차입축소)를 구상하는 과정에서 디플레이션(deflation)등이 과연 어떤 충격을 가져올 것인지 고민하지 않을까? 최악의 시나리오을 가정하고 있을 거다. 중요한 것은 각 회사마다 이익을 창출해야 하는데 호황기에는 레버리지를 통해 하이리턴(High-return)하면 되는데 디레버리지 상태에서는 얼마나 줄이느냐가 관건이다. 냉장고의 예처럼 얼마나 캐시를 확보할 수 있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
- 단기적인 목표가 있다면
해외 투자자들을 모집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그동안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PE의 자금을 거의 국내에서만 조달해 왔다. 하지만 최근 국내에서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면서 루트를 다변화할 필요성을 느꼈다. 원화가격이 떨어지면서 해외 기관들이 국내 투자를 늘리고 있다는 점도 호기라고 본다.
- 글로벌 투자은행(IB)으로 가기위해 국내 금융회사들이 변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국내 IB인력의 경우 책임감도 강하고 일을 시작하면 끝까지 하려는 자세가 돋보인다. 하지만 미식축구에서 알 수 있듯이 한 선수가 혼자서 골을 넣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서로 협업(協業)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400미터 개인 달리기보다 400미터 릴레이 기록이 더 좋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상하간의 대화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 점도 지적사항이다. 회의 때마다 나 혼자 떠드는 측면이 있다. 앞으로 회의 때 코멘트 없으면 무조건 동의하는 것으로 알겠다고 얘기한 후에는 조금 나아졌다.
<주요이력>
△1978 :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경제학과 졸업
△1981 : Anderson School of Management (UCLA) MBA(재무. 회계학 석사)
△1981 - 1990 : 미드랜드은행, 메릴린치, 뱅커스트러스트
△1990 - 1993 : 크레디트스위스 아시아 주식부문 대표
△1994 - 1997 : 크레디트스위스 한국대표
△1997 - 2000 : 골드만삭스 투자부문 (홍콩)-주식 및 채권 부문상무
△2000 - 2002 : 베어스턴스증권 서울사무소 소장
△2002 - 2005 : 피어리스그룹 설립
△2002 - 2005 : 미국 페퍼다인대학교 경영대학원 재무학, 회계학 겸임교수
△2005 - 2007 : 골드만삭스 한국대표
△2007 - 2008 : 동양종합금융증권 GIM본부 수석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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