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태평양, 김앤장 아성 위협...M&A서 두각 ③한이봉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문병선 기자공개 2009-01-16 10:34:11

이 기사는 2009년 01월 16일 10: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법무법인 태평양의 요즘 위상 변화가 괄목할 만하다. 과거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평판이 한창 올라가던 때와 비교해 손색이 없다는 평이 나온다. 송무 분야는 물론 자문 부문은 매년 30% 가량 성장하고 있다.

2008년 더벨 M&A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법무법인 태평양은 지난해 대한통운, 홈에버, 수페리어에섹스 등 완료기준 24건, 총 12조8739억원 규모의 M&A 법률 자문을 맡으며 2위에 올랐다. 1위 김앤장의 자문 규모(14조2703억원)와 근소한 차이다.

최근엔 사법고시 수석 합격자(박정은)가 태평양을 선택했다. 사시·연수원 엘리트가 로펌 1위인 김앤장보다 태평양을 택한데 대해 법조계에 미묘한 반향을 주기도 했다.

그런 태평양의 얼굴을 꼽으라면 한이봉 변호사를 빼놓을 수 없다. 그도 역시 사법고시 수석(28회) 출신이다.

한미은행의 씨티뱅크(Citibank)로의 매각, 신한금융지주의 LG카드 인수를 자문했다.

지난해 C&M의 매각 자문과 삼성테스코(홈플러스)의 이랜드리테일(홈에버) 인수 작업을 주도했다. 이밖에 중소규모 딜은 끊이지 않는다.

홈에버 인수와 관련된 알려지지 않은 일화가 있다. 지난해 9월말 리먼브러더스 파산보호신청 및 전세계 신용경색 여파로 딜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삼성테스코 측의 자금은 충분했다. 문제는 금융위기로 피인수 대상인 이랜드리테일이 부대 조건으로 충족해야 할 채무 정리 등이 여의치 않게 된 것.

금융전문 변호사는 클로징 리스크가 부각되는 이런 때 막후에서 힘든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 때로는 직접 협상 테이블에 나가고 남모르게 상대방 정보도 취합한다. 한 변호사도 예외는 아니었다. 은행 및 피인수 측과 줄다리기 협상을 거쳐서야 딜을 마칠 수 있었다. 그는 “어려웠으나 인상 깊었던 딜로 기억된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이같은 ‘막후 조율’을 하기까지 18년 동안 한우물을 팠다. 1992년 공군 법무관을 제대하고 연수원 동기인 황보영 변호사와 선배들의 추천으로 곧바로 태평양에 둥지를 텄다. 사법고시 수석합격자가 판사로 임관하지 않고 로펌을 택한 건 지금도 이례적인 일.

92년부터 96년까지 자문 업무와 소송업무를 7대3 정도 비율로 하다가 해외연수를 다녀 온 뒤 본격적으로 금융 및 M&A 자문 부문에 주력했다. 하버드대학 로스쿨에서 비교법 석사과정(LLM)을 마쳤고, 97년 9월부터 스카덴 압스(SKADDEN, ARPS) 라는 미국 로펌에서 9개월간 일했다. 98년 6월부터 8월까지 일본 도쿄에 있는 아오키 크리스텐센(AOKI, CHRISTENSEN) 이라는 로펌에서도 일했다.

해외 로펌 근무는 당시 우리나라보다 앞서 있는 나라의 로펌에서 주력 분야를 체험하는 기회였다. 그는 “두 회사 모두 M&A와 금융에 주력했다”며 “이 분야는 우리나라에서 계속 발전할 분야고 자본주의 경제가 돌아가는 한 각광 받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의 선택과 집중은 입증됐다. 92년 그가 입사했을 때 변호사 수 50명이 안됐던 법무법인 태평양은 지금 국내 법률시장에서 톱 반열에 올랐다. 금융 및 M&A 자문분야는 외환위기를 거치며 수조원대 시장으로 급성장했고 한 변호사가 속한 태평양은 이 분야에서 자타가 인정하는 전문 로펌으로 명성을 쌓고 있다.

올해 전망에 대해서는 조심스럽다. 금융시장 위기와 자금시장 경색으로 일단 전망 자체가 어렵다.

“좋은 기업들도 성장이나 팽창으로 가기는 어려울 것이다. 재무적 문제가 있는 회사들은 구조조정을 한 후 스핀오프 등의 활동을 많이 할 것이다. 문제는 매물을 누가 흡수할 것인지에 있다. 그게 어려운 문제다.”

한 변호사는 그래서 시장 자체가 활성화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M&A 시장의 주력 인수자(buyer)인 사모투자회사(PEF)와 전략적투자자(SI) 모두의 문제다.

“PEF는 차입을 통해 인수에 나서는 사례가 많다. 자기자금을 모두 태우지 않는다. 그러나 차입 시장은 풀리지 않고 있다. 하반기 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 비율(BIS) 이슈나 부실 문제 등이 정리되면 은행들이 다시 인수금융시장에 나설 것 같은데 확실치 않다.

SI의 경우 수직적·수평적 확장 차원의 M&A가 상반기에 어려울 거 같다. 기업 구조조정을 한다고 하면 당분간 SI에서 받아줘야 하는데 쉽지 않다.”

<주요이력>

- 제28회 사법시험 수석 합격(1986)

-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졸업(1987)

- 제18기 사법연수원 수료(1989)

- 공군법무관(1989-1992)

-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1992~)

- 미국 Harvard Law School(LL.M., 1997)

- 미국 New York주 변호사 자격 취득(1998)

- 미국 New York 소재 Skadden, Arps, Slate, Meagher & Flom LLP 법률사무소 근무(1997-1998)

- 일본 동경 소재 Aoki, Christensen & Nomoto 법률사무소 근무(1998)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