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⑧내부등급법이 우리·하나·외환銀 구세주 BIS비율 2.0%P 상승효과

김현동 기자공개 2009-09-17 14:56:02

이 기사는 2009년 09월 17일 14: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해 10월, 이변이 없는 한 최소한 3개 이상의 시중은행 BIS비율이 바젤II 기준 10% 아래로 떨어질 것이 확실시 됐다. KB금융지주 주식을 보유하게 된 특별한 사정이 있었던 국민은행을 제외하면 우리은행 하나은행 외환은행 등이 그 후보였다.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다. 정부가 일정을 앞당겨 내부등급법을 승인하고 이를 9월말 시점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해 준 것. 이로 인해 국민은행과 내부등급법을 신청하지 않은 씨티은행을 제외한 모든 시중은행은 BIS비율이 한자리 수로 떨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금융위기 이후 국내 은행 BIS비율 상승의 일등 공신은 '내부등급법'이라고 할 수 있다. 국내 시중은행들(한국씨티은행 제외)은 바젤II가 도입되면서 작년 초부터 내부등급법 승인을 받았다.

그 전까지는 보유 익스포져에 대해 외부 적격 신용평가기관에서 제시한 위험가중치를 일률적으로 적용했으나, 내부등급법 승인을 받으면서 자체적으로 산출한 위험가중치를 적용할 수 있게 됐다.

◇ SC제일銀 외엔 내부등급법 적용으로 BIS비율 2%p 이상 상승 효과

내부등급법 적용으로 국내 은행들의 BIS비율은 크게 올랐다. 외부 신용평가기관의 표준방법에 비해 은행 자체의 평가기준이나 실무가 다소 느슨해 위험가중자산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어느 편이 정확하다고 단정짓기는 어렵지만 내부등급법이 덜 보수적이라는 건 중론이다.

일부에서는 내부등급법 승인 과정에서 국가별 재량권이 과도하게 부여됐다는 지적도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내부등급법 승인 과정에서 200%의 위험가중치가 적용돼야 하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에 대해 가중치를 낮게 적용했다"면서 "부도율(PD)도 10년은 봐야 하는데 최소 5년 이상만 적용해 2001년 초나 외환위기 때의 부도율이 제외됐다"고 지적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내 은행들은 과거 위험가중자산을 계산할 때 표준등급법을 적용받았는데 작년 1분기부터 내부등급법을 승인받았다"면서 "내부등급법을 적용할 경우 자기자본비율이 100∼160bp 정도 올라가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간단한 방법으로 추정을 해 본 결과 국내 은행들이 내부등급법으로 덕을 본 정도는 올해 3분기를 기준으로 평균 2%포인트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 은행들이 내부등급법을 적용하기 전과 후 자산에 대한 위험가중치가 동일하다고 가정할 경우 신한은행은 2.5%포인트 이상, 국민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외환은행도 모두 최소 2%포인트 가까이 BIS비율이 상승하는 효과를 본 것으로 추산된다.

고급 내부등급법을 승인받은 SC제일은행만이 내부등급법 적용으로 BIS비율이 하락했다. 시중은행중 고급 내부등급법을 쓰는 은행은 SC제일은행이 유일하고 씨티은행은 미국 본사의 내부등급법 신청이 연기되면서 내년쯤에나 고급 내부등급법을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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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하나·외환銀, 금융위기에도 위험가중자산 감소

국내 시중은행의 위험가중자산은 내부등급법 적용이 시작하던 작년 1분기에 정점을 찍더니 우리, 하나, 외환은행이 동시에 승인을 받은 3분기 큰 폭으로 감소했다.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화되고 전세계적으로 신용위험이 가파르게 오르던 시점임을 감안하면 국내 시중은행의 위험가중자산 감소는 이례적이다.

당시 위험가중자산이 줄어든 은행은 우리·하나·외환은행 3곳이다. (왼쪽 '시중은행 위험가중자산 추이' 참고 ) 공교롭게도 이들 은행의 위험가중자산은 작년 2분기에 급증했다가 3분기에 급감했다. 위험가중자산이 줄어든 시점과 내부등급법 승인 시점이 절묘하게 일치했다.

감독당국 관계자는 "작년 2분기 신한은행 이후 시중은행들이 내부등급법 승인을 받으면서 (시중은행의) 위험가중자산이 많이 줄었다"고 말해, 내부등급법 승인과 위험가중자산 감소 간에 직접적인 관계가 있음을 확인했다.

작년 3분기 BIS비율이 상승한 은행도 우리·하나·외환은행 뿐이다. 만약 내부등급법 승인을 받지 못했다면 모두 8%대 후반이나 9%대 초반으로 큰 폭의 하락을 면치 못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반대로 이미 내부등급법 승인을 받았던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작년 3분기에 BIS비율이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했다. 내부등급법 승인이 우리·하나·외환은행의 BIS비율을 끌어올리는 데 결정적인 원인으로 작용했음을 알 수 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은행들이 덜 보수적인 내부등급법의 이익을 본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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