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외환은 외환은행' 옛말 될라 10월 '외화이체공동망' 도입.."외환은행 집중도 줄어들 것"

김현동 기자공개 2010-08-23 07:03:29

이 기사는 2010년 08월 23일 07: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는 10월부터 '외화이체공동망'이 가동되면서, 외환은행의 외국환 독점은행으로서의 위상이 크게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에서는 외환은행의 인적·물적 기반을 감안할 때 당장은 독점적 지위에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외환은행에 집중됐던 해외송금이 여타 은행으로 분산될 전망이다.

외환은행이 외국환 업무에 관한 한 절대적인 인지도를 갖고 있는 가장 큰 이유가 해외송금에 있기 때문에 다른 은행으로 이 업무가 분산될 경우 외환은행의 위상 약화는 불가피하다.

◇ '외화이체공동망' 가동..외화이체=원화이체

19일 은행권에 따르면, 금융결제원은 오는 10월부터 국내 은행 간 외화이체서비스망인 '외화이체공동망'을 가동할 예정이다.

금융결제원 관계자는 "현재 전산 테스트 중인데, 10월에는 본격적으로 가동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서 달러를 송금하거나 계좌이체할 때에는 외환은행과 국민은행 등 두 은행이 중개(결제)를 해주고 있다. 가령 A기업이 수출대금으로 받은 달러를 B은행 계좌에 넣었다가 협력사에 하도급대금 지불을 위해 C은행으로 이체하려고 할 때, 대부분 은행은 외환은행의 외화자금결제 시스템인 'KEB 이체'를 거치고 있다.

외환은행은 외국환거래 전문 은행으로 설립된 1967년부터 이 같은 업무를 전담했으며, 국민은행은 2001년 외환은행과 별도의 외화자금 결제 시스템(KIPS)를 운용하고 있지만 가입 은행이 미미한 수준이다. 중개 시장 점유율은 외환은행이 95% 이상을 차지하고, 국민은행은 5%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외환은행의 독점 체제가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금융결제원을 통한 은행권 공동의 외화이체 시스템이 도입되면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 고객 입장에서 그 동안은 외환은행이나 국민은행에 외국환거래계좌를 개설해놔야 했지만, '외화이체공동망'이 도입되면 외환은행에 외국환거래계좌를 개설하지 않아도 외화자금 이체가 가능해진다.

img1.gif

은행권 관계자는 "'KEB 이체' 시스템 하에서는 외환은행에 외국환거래계좌가 없으면 마감시간 후 자금이체가 힘들다"면서 "10월부터는 외환은행에 계좌를 두지 않더라도 외화자금 이체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또 '외화이체공동망'은 'KEB 이체'와 달리 실시간 이체가 가능하고, 자금 수취 여부도 즉시 알 수 있다. 자금 이체 방식도 스위프트(SWIFT) 대신 실시간 전문으로 바뀐다. 사실상 원화 이체와 외화 이체 간에 차이가 없어지는 셈이다.

당초 '외화이체공동망' 참여에 반대하던 외환은행도 입장을 바꿔 참여키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 외환銀 해외네트워크로 송금업무 강점.."송금집중 분산 가능성"

'외화이체공동망'은 국내 은행 간의 외화자금이체로, 해외 송금이나 이체와는 관계가 없다.

img3.gif국내에서 외국으로 달러나 이종통화를 보낼 때에는 국내 은행이 외국의 외국환거래은행을 통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외환매매 거래시 국가간의 시차 때문에 발생하는 외환결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CLS은행을 이용하기도 한다. 현재 국내에서 CLS결제 서비스는 제공하는 은행은 국민·신한·외환은행 등 3곳이다.

6월말 현재 외환은행의 코레스은행 규모는 969개(본점기준)로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많다. 해외 점포 면에서도 21개국, 49개 점포망을 갖고 있어 신한은행 등 보다 고른 해외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 같은 네트워크의 차이로 인해 외환은행은 외환거래와 무역금융에서 독보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6월말 현재 외환은행의 외환거래 부문 시장점유율은 7개 시중은행 가운데 44.7%를 차지한다. 전체 국가 교역량에서 차지하는 수출업무의 30.3%, 수입업무의 27.8%가 외환은행을 통해 거래된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의 수출업무 점유율은 각각 22∼23%, 15∼16%로 추정된다.

시중은행 외환업무 담당자는 "무역금융에서 송금업무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라며 "송금은 해외 네트워크 싸움인데, 외국환전문은행으로서의 브랜드 가치와 해외 점포망이 합쳐지면서 외환은행이 해외 송금 업무를 지배하고 있다"고 말했다.

img2.gif

외환은행의 경우 무역금융 업무에서 송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78%에 이른다. 송금업무를 제외할 경우, 무역금융에서의 시장 점유율은 우리-외환-신한-하나-국민은행 순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내 외화자금이체에서 외환은행의 독점적 지위가 무너지면 해외송금에서 외환은행을 고집할 이유가 사라진다"면서 "외환은행에 집중됐던 해외송금도 여러 은행으로 분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외환은행이 론스타에 매각된 이후 외환관련 인프라 투자를 거의 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시스템에 대한 투자를 하지 않은 효과가 '외화이체공동망' 가동을 계기로 서서히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