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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한솔그룹 갈등 고조..여신회수 들어가나 은행권 "대주주 모럴해저드, 유사사례 우려"..한솔 "지배구조펀드 반대"

문병선 기자공개 2010-11-11 17:01:01

이 기사는 2010년 11월 11일 17: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은행과 기업이 갈등하는 사례가 또 등장했다.

현대그룹과 외환은행의 갈등, 일부 건설사와 채권단의 갈등에 뒤이어 이번에는 한솔그룹과 우리은행이다. 한솔건설 워크아웃을 놓고서다. 겉으로는 해결이 가능하다는 반응이지만 비공식적 자리에서는 비난이 오고간다.

11일 은행권 및 한솔그룹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한솔건설 워크아웃을 결정한 한솔제지측에 '수용 불가' 입장을 전달하면서 한솔건설 자금 지원을 다시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측의 논리는 "한솔건설 워크아웃을 수용하게 되면 유사한 상황에 처한 일부 대기업 건설사 마저 대주주 지원에 의존하지 않고 '워크아웃'에 의존해 회생을 모색하려 할 것이고 이는 경제적 폐해를 낳게 된다"(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것이다.

같은 관계자는 "한솔건설은 대주주의 지원으로 충분히 정상화가 가능한데도 대주주가 '지배구조펀드' 뒤에 숨어 부실자회사의 정상화를 외면하고 있다"며 "이는 모럴해저드(도덕적해이)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반면 한솔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한솔그룹이 한솔건설 정상화를 위해 여러 노력을 했고 다양한 방식으로 자금을 지원했는데 모럴해저드일 수는 없다"며 "오히려 그룹 지원에도 불구 정상화되지 못한 한솔건설에 또 다시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 모럴해저드"라고 말했다.

한솔그룹측은 '워크아웃'은 부실회사 정상화를 위한 합법적이고 정당한 절차이고, 현실적으로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해 온 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장하성 펀드)가 버티는 상황에서 한솔제지 주주가치를 훼손하면서까지 건설사 지원에 나설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솔건설 지원에 나섰다가 자칫 배임 혐의가 씌워질 수 있다"며 "다른 대기업과 달리 한솔제지는 한솔건설과 '보증'으로 엮이지 않았고 그래서 자금지원을 해야 할 근거가 약하다"고 말했다.

양측의 팽팽한 논리 싸움은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오고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솔그룹이 한솔건설 워크아웃을 결정하기 전까지만하더라도 우리은행이나 한솔그룹측의 관계는 비교적 우호적이었다. 그러나 '워크아웃 결정'이 있은 후부터 과거와 다른 이상 기류가 흐르고 있다는 게 은행권 시각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은행이 한솔건설에 자금을 빌려준 이유는 한솔건설 재무상황만 본 게 아니라 뒤에 있는 '한솔그룹'을 보고 결정한 측면도 있다"며 "전형적인 모럴해저드로 판단하고 있고 만일 한솔건설 워크아웃이 강행되면 은행측이 한솔그룹 전체 계열사 여신회수 압박을 예상해볼 정도로 관계가 틀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과 한솔그룹은 서로 상대방이 전향적인 자세로 바뀌길 기다리는 상황이다. 해결이 되기까지 약 2~3개월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전망도 나온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그룹에서 구체적인게 아직 나오지 않았고 여러 안을 두고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솔그룹 관계자는 "은행측의 요청이 있었으나 결정은 채권단이 해야할 것"이라며 "지배구조펀드의 반대로 (한솔건설을) 지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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