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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향방, 산업은행의 '손익계산'에 달렸다 대우건설 새 오너 입장 vs 채권은행 입장 이해득실 달라

현상경 기자공개 2010-12-23 17:41:33

이 기사는 2010년 12월 23일 17: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통운 재매각은 산업은행의 입김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대우건설의 새 오너로서 뿐 아니라 아시아나항공의 최대 채권자이자 자율협약 체결을 주도한 은행으로서의 지위 때문이다.

당초 산업은행은 대우건설 인수를 검토하며 대한통운 지분평가와 소유권 등을 놓고 여타 채권은행 등과 민감한 신경전을 벌였다. 한때 금호석화와 금호산업간의 아시아나항공 '지분 돌리기' 등이 논란이 된 것도 모두 대한통운의 실소유주가 되기 위한 움직임 때문으로 평가된다.

대한통운이 재매각되지 않고 FI들의 대한통운 풋옵션이 실행될 경우, '아시아나항공-대우건설'로 나뉜 1대주주는 저절로 '대우건설' 단독 주주로 바뀐다. 대우건설이 받아줘야 할 풋옵션 지분율이 5%라 금호계열보다 많아지면서 균형이 깨지기 때문이다.

산은 입장에서는 당장 매각보다는 좀 더 여유를 두고 대한통운을 그대로 두는 게 '대우건설 기업가치'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 대한통운을 대우건설의 지배력 하에 두면서 재매각시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도 있다.

대한통운 재매각 작업을 산업은행이 먼저 나서서 추진하지 않고 금호그룹의 주도아래 채권단이 따라간 것도 이 같은 요인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채권은행으로서 산은의 득실을 따져보면 얘기는 또 달라진다.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채권자인 산업은행은 과거 1조원에 육박하는 신용공여를 제공했다. 이 돈도 제대로 돌려받지 못한 상황에서 새해부터 추가로 4000억원대 EB상환, 1500억원대 대한통운 풋옵션을 준비해야 한다. 산은과 무관한 신규채무가 발생하게 되는 셈이다.

채권회수 극대화를 위해서는 '파생상품평가손'으로 처리된 부채들이 현실화 되기 전에 미리 현금을 마련하도록 해야 한다. 이 점에서 보면 '산업은행-대우건설'과 '금호그룹-아시아나항공'의 이해관계가 일치한다는 의미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발빠르게 대한통운 재매각 방침을 정한 것도 이 같은 점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남은 과제는 EB 인수자 - 우정사업본부 등 풋옵션을 행사할 대한통운 FI - 태그얼롱을 가진 롯데쇼핑 등 대한통운 이해관계자들의 '권리관계'를 얼마나 잘 정리하느냐다. 이 과정에서 매각대상 지분율이 결정되고, 내년부터 도래할 대한통운 관련 채무들의 해결이 좌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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