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카드發 여전채 시장 쇼크 현실로 이관 은행채, 내주 초 여전채 전환 결정…타 카드채 금리 속등, 펀드는 약관 위반 우려
이 기사는 2011년 04월 14일 17: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민은행이 KB국민카드로 이관된 은행채의 여전채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대규모 여전채의 등장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시장에서 갖가지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이날 오전 KB국민카드에 이관한 은행채의 여전채 전환 의사를 전달했다. 양사는 내주초 논의를 거쳐 여전채로 변경 여부를 확정할 계획이다.
8조7100억원에 달하는 AAA급 여전채의 등장으로 다른 카드사 채권은 '팔자'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가격이 속락(금리 급등)하고 있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여전채 편입이 금지돼 있는 MMF와 채권펀드의 경우 대규모 약관 위반 사태가 발생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AAA급 여전채 등장, 다른 카드채 금리 상승
국민은행 관계자는 "카드 쪽과 협의를 해야 하지만 시장에 (심리적으로) 미칠 파급을 고려해 다음 주 초 정도 논의를 마무리할 계획"이라며 "지금 시점에서 확답을 주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KB국민카드로 이관된 은행채가 여전채로 전환되면, 사상 최초의 AAA급 카드채가 탄생하게 된다. 이관된 채권에 대해 상호 연대보증이 돼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카드사 분사에 따른 이관 채권은 은행채로 분류해 매매가 이뤄졌다. 하나SK카드의 경우에도 설립 당시 1조1920억원의 은행채를 이관 받았다. 채권 거래나 신용등급 평정 때 사실상 하나은행을 대상으로 인식해 작업을 진행해 왔다.
KB카드 관련 소식이 전해지자 여전채 시장은 급격히 냉각되고 있다. 벌써부터 팔자 분위기가 형성돼 카드채 거래는 대부분 전일 대비 1~3bp 가량 높게 이뤄지고 있다.
자산운용업계는 더 큰 혼란에 빠졌다. 여전채·회사채 자산 편입을 제한하는 우량채펀드의 경우 약관 위반에 걸릴 소지가 크다. 은행채전용이나 시가채권형펀드 등에서 KB국민카드 이관 채권을 짧은 시간 내 해소해야 하는 부담도 발생할 수 있다.
◇여전채 편입 제한 펀드, 약관 위반 가능성
일부에서는 이같은 우려가 다소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고 본다. KB국민카드 설립 때부터 이미 공급 증가에 따른 약세장을 예견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관 채권의 만기가 속속 돌아오기 때문에 차환 발행에 따른 공급 우위를 예상할 수 있다.
또 여전채로 전환하더라도 등급 차별화를 형성해 타 카드사 채권의 수급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는 주장. 펀드 시장 역시 약관 변경 등을 통해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반론도 제기한다.
신평사 관계자 "등급이 AAA급으로 사실상 명칭만 바뀔 뿐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실제 시장 영향은 크지 않을 수 있다"며 "공급이 느는 것은 이미 예상한 것으로 다소 과도한 불안 심리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만기 차환에 따른 점진적 공급과 일순간 대량 물량의 유입은 시장에 미치는 파급이 다를 수밖에 없다.
운용사 관계자는 "등급이 다르더라도 9조원 가까운 물량이 쏟아지면 유동성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펀드 약관이라는 게 단시간 내 쉽게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선례가 없는 일이라 대책을 세우기도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논의의 이유로 "카드사 분사로 은행 자산은 감소했지만 대규모 채권을 계정에 남겨 두는 게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해석은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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