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1년 05월 19일 11: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위기 이후 국내 은행의 자산확대 경쟁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특히 대기업 대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 반면 중소기업 대출은 정체 양상이다.
◇ 대기업대출 100조 육박…"대기업여신 유치 경쟁 더 심화될 것"
19일 은행권에 따르면, 올 4월말 현재 국내 은행의 대기업대출금 잔액은 98조7945억원으로 작년 말에 비해 11조4488억원 늘어났다. 2010년 한해 동안의 대기업대출금 증가금액(11조8443억원)에 맞먹는 수준이다.
2006년 이전까지만 해도 대기업대출은 대기업의 무차입 경영 기조와 맞물려 정체 상태에 있었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의 유동성 확충 노력 영향으로 큰 폭으로 늘어났고, 최근 2∼3년간 두 자릿수의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2005∼2007년 간 대출 성장을 주도했던 중소기업 대출은 금융위기 영향으로 감소세로 돌아섰고, 작년에는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2000년 초반 10% 대의 성장세를 기록하던 주택담보대출은 주춤한 모습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가계부문은 이미 과포화 상태인데다 정부의 각종 규제로 인해 추가로 늘리기가 어렵다"면서 "중소기업도 우량기업 위주로 심사를 강화하고 있어 증가 요인이 적다"고 풀이했다.
이 관계자는 "대기업 그룹 3세대 CEO들이 사업을 확장하기보다는 정비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어 신규 자금수요가 많지 않은 상황"이라며 "부동산PF도 위축돼 있어 우량 대기업 여신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 하나은행, 대기업대출 증가속도 최고
최근 3년간 은행 별 대기업 대출 증가세를 보면, 하나은행의 증가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국민은행도 본격적으로 대기업대출을 늘리고 있다.
하나은행의 대기업대출은 작년 4분기 계절적 요인에 의한 감소(5.7%)를 제외하고는, 작년 1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매분기 10%가 넘는 성장세를 보였다.
총 여신에서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작년 1분기 8.4%(7조7560억원) 이후 4분기 연속 상승해 올 1분기 현재 12.7%(11조6940억원)로 올랐다. 대출 잔액 기준으로는 50% 이상 늘어난 규모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기업대출 확대를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의 대기업 대출 잔액 증가율도 작년 1분기 이후 지속되고 있다. 작년 3분기에는 전분기 대비 12.0% 증가하면서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했다.
4분기에도 21.4% 증가하면서 대기업 여신 비중이 높아지자 올해 들어서는 속도조절에 나서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전체 여신포트폴리오를 감안해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는 여신정책을 펴기 위해 완급을 조절하고 있다"며 "대기업 여신 비중을 10% 미만으로 가져가기 위해 급격한 확대는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계여신 비중이 높은 국민은행의 대기업 대출 잔액은 작년 1분기 이후 소폭 늘어나는 모양새였다. 그렇지만 올해 들어서는 본격적으로 늘리는 모습이다. 4월말 대기업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4.0% 증가했다. 잔액 기준으로는 14조6900억원으로, 우리은행(15조856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전체 여신 대비 대기업 여신비중은 8%대로, 가계여신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라며 "올해 1월 신설된 대기업·기관영업본부를 중심으로 대기업여신 확대를 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해외(무역)금융, 구조화여신 등과 같은 프로젝트성 여신을 강화해 우량대기업 여신을 유치할 계획"이라며 "산업별로도 내수보다는 자동차, 화학 등 수출기업이 중심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 대출은 정체 상태에 있거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4분기 외환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전분기 대비 7.6% 감소해 2009년 1분기 이후 감소폭이 가장 컸다. 국민, 하나, 우리, 신한은행 등도 같은 기간 각각 1%∼3% 정도 줄었다.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