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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저 모양인데"…한은, 기준금리 동결 예상 "물가 높지만, 유럽·미국 발 불안 상황에선 한은 신중한 행보 취할 것"

한희연 기자공개 2011-08-08 18:04:44

이 기사는 2011년 08월 08일 18: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관심권 밖으로 밀려났다. 금융시장의 눈은 온통 유럽의 재정위기와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에 쏠려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달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란 기대도 순식간에 자취를 감췄다. 80% 이상의 전문가들이 대외불안 확산으로 금통위가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내다봤다.

머니투데이더벨이 8일 국내 금융회사의 경제 및 채권 전문가 19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8월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을 전망한 응답자는 16명이었다. 금리인상을 예측했던 많은 전문가들이 최근 동결로 입장을 바꿨다.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치를 상회한 4.7%에 이르는 등 인플레이션 압력은 여전하다. 그러나 대외불확실성이 워낙 고조돼 있다. 태풍이 불고 있는데 배를 띄울 수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유럽의 재정위기에 이은 사상 초유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 그리고 예상보다 악화되고 있는 미국의 경기지표로 볼 때 한은의 금리인상은 이미 물건너간 것으로 치부되고 있다. 금융시장에도 '미국발 더블 딥이 진짜 오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엄습하고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8월에는) 한국은행이 강조하는 대외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달한 걸로 판단된다"며 "물론 거시 지표가 아직 완전히 더블딥을 의미하진 않지만, 선행 지수 격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극도로 커진 상황에서 금리 인상을 단행할 이유는 소멸된 셈"이라고 말했다.

정용택 KTB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대외 불확실성 확대로 인한 국내 경기 하방 리스크 및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가 동결의 배경이 될 것"이라며 "물가 부담이 크지만 최근 상승세가 지속된 배경에는 농산품 수급 불안 등 공급 요인에 의한 측면이 크고 이에 대한 대처 수단으로 금리 정책의 한계를 이미 상반기에 경험했다"고 분석했다.

사실 7월중순까지만 해도 전문가들은 지난번 금통위 동결 결정 이후 8월에는 인상할 것이란 의견도 상당수 갖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한주간 급박하게 돌아간 국내외 금융시장 불안 양상은 전문가들의 전망치 수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

박태근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고물가 추세와 경기 둔화 모멘텀의 공방 상황에서 대외 불안 여건 지속 정도가 단기적으로 관건이었다"며 "최근 예상보다 유럽과 미국의 신용위험과 위험자산 회피가 극대화되면서 심화되고 있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당초 인상 전망에서 동결로 전환했다"고 전했다.

물가안정을 강조하고는 있지만 미시적 대응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현 정책당국의 태도도 이번달 동결 전망의 근거로 제시됐다.

공동락 토러스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정책당국의 관심이 물가 안정에 맞춰졌으나 이는 상당부분 유통구조 개선 등 미시적 내용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며 "가계부채 문제 역시 소비 위축을 우려할 정도로 부담스럽다는 점도 금리 동결을 예상하는 논거"라고 설명했다.

한편 8월 금리 인상을 전망하는 전문가들은 대외불안보다는 고물가에 더 무게를 두는 입장이다. 시기상으로 하반기로 갈 수록 더욱 금리 인상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대외 불안요인에도 불구하고 8월에는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윤기 대신경제연구소 이코노미스트는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을 크게 상회한 가운데 향후에도 고물가 수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선제적인 통화정책 변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상훈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대외 불확실성이 있지만 국내 경기는 저점 확인했다"며 "정부와 한은이 물가 안정 의지가 있다면 9월 추석을 고려할 때 8월이 인상에 적기"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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