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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리지 강화 통해 IB 명가 재건" ② 김용회 IB 1본부장

정준화 기자/ 이윤정 기자공개 2011-09-14 09:49:58

이 기사는 2011년 09월 14일 09: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990년대만해도 현대증권 IB는 타의추종을 불허했었죠."

올해로 25년째 현대증권에 몸담고 있는 김용회 IB1본부장은 과거 '잘 나갔던' 현대증권 IB의 모습을 기억한다.

현대그룹이 뿔뿔이 흩어지기 전인 90년대만해도 그룹 계열사들의 자금조달은 현대증권의 든든한 먹거리였다. 현대그룹이라는 막강한 백그라운드는 현대증권의 막강한 무기였다.

하지만 현대증권 IB는 2000년대 초반 그룹이 해체된 후 AIG로 매각될 위기에 처하면서 극심한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언제 팔릴 지 모르는 증권사에 중요한 딜을 맡기는 기업은 없었다.

결국 매각은 결렬됐지만 후유증은 오래 남았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현대증권 IB의 존재감은 미약한 수준이었다.

그런 현대증권 IB본부를 김 본부장이 맡게 된 것은 지난 2006년부터다. 손꼽히는 '영업통'이던 김 본부장은 2007년부터 인력을 확충하고 조직을 키우면서 차근차근 조직을 재정비해 나갔다.

'죽어있던' 현대증권 IB는 이 때부터 가시적인 실적을 내기 시작하며 조금씩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오랜 네트워크가 뒷받침 되야 하는 IPO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ABS 부문에서도 강점을 보였다.

그럼에도 여전히 리그테이블 등의 객관적인 실적을 놓고 보면 현대증권의 명성에는 못미치는 수준인 것도 사실이다.

그는 커버리지 강화를 위해 새로운 조직 개편을 구상하고 있다. 알음알음 친분을 통해 거래를 맡는 네트워크 영업이 아닌 실력으로 딜을 따내기 위해서는 업종 전문가를 키워야한다는 것이 그의 확고한 생각이다.

- 현대증권의 커버리지 구성은 어떻게 돼 있는지요.

▲ 저희는 기업금융 1부, 2부가 커버리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타사와 같이 업종이나 섹터별로 나눠져 있지 않고 그룹별로 나눠져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업종 전문가 양성해 업종별로 커버리지를 나누는 방안에 대해서도 연구하고 있습니다. 아직 조직 개편을 한 것은 아니지만 RM의 전문성을 높이려는 계획이 있습니다.

- 지금까지 그룹별로 커버리지를 나눈 까닭은 무엇인지요.

▲ 타사에 비해 IB인원이 적은 편입니다. 브로커리지 중심으로 영업을 해오다보니 IB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졌던 부분은 있습니다. 현재 IB본부의 인원은 모두 75명으로 다른 대형사의 60% 수준에 불과합니다. 업종별로 나눠서 하기에는 적은 인원이라 그룹별로 나눠 맡고 있습니다. 그룹별로 나눌 경우 적은 접근성은 높아지지만 업종에 대한 전문성은 떨어지게 되는 측면이 있었습니다.

- 그렇다면 인력 확충 계획도 있는 것인가요.

▲ 아직 확실히 커버리지를 산업별로 나누기로 정한 것은 아니라 스터디와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물론 기본적인 안은 업종 전문가를 키운다는 것이지만요. 추석 이후 조직개편 때 구체적인 방향이 결정될 것입니다.

- 앞으로 이뤄질 조직 개편의 방향은 어떤 증권사 모델과 비슷한지요.

▲ 커버리지와 프로덕트를 완전히 구분하는 대우증권과 유사한 형태가 될 것 같습니다. 각각의 전문성을 가지는 모양으로 보면 대우증권의 방식이 바람직할 수 있는데 저희들도 그런 방식으로 변화를 가져가려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어떤 것이 장점이 있을까는 고민을 계속 하고 있는 중입니다.

- 현대증권은 그동안 조직 개편이 잦았던 것 같습니다. 1, 2부로 나눴다가 다시 통합했다가 또 다시 1, 2부로 나누기도 했구요.

▲ 인력의 문제로 인한 변동이 잦았습니다. 지금도 인력이 적다보니 부문장 체제가 없는 형태가 돼 IB 1본부, 2본부 모두 CEO 바로 아래에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분리된 모습입니다. 하지만 IB라는게 서로 분리된다고 해서 효율적이라고는 할 수 없기 때문에 궁극적으로는 한 조직 밑으로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현재는 인력적인 측면에서 나눠져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 현대증권은 그룹별로 커버리지를 하고 있는데 어떤 그룹과 주로 친분이 있는지요.

▲ 대부분의 금융지주사와 대그룹은 증권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희들 입장에서는 증권사를 갖고 있지 않은 그룹들에 더욱 신경을 쓸 수 밖에 없습니다. 두산, STX, 이랜드그룹 등과 같은 그룹들에 집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물론 증권사를 낀 기업들에 대한 영업활동도 열심히 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한계가 있고, 증권사가 없는 기업이 저희의 역량을 발휘하기 좋습니다.

- 그렇다면 타사에 비해 가진 강점이나 영업전략은 어떠한지요.

▲맨파워입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그룹의 지원을 받는 것이 없어졌기 때문에 직원들 각자의 능력과 실력을 겸비해 나가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동안 해외 MBA, 회계사 등의 전문인력을 뽑아 양성해오고 있습니다. 조직은 작지만 여전히 대형사로서의 면모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도 우수한 인력 때문입니다.

- 인력에만 의지하다 보면 직원들의 이동, 이직 등이 발생할 경우 공백이 커지는 단점이 있을텐데요.

▲ 커버리지 영업을 할 때 네트워크에만 의존하게 되면 그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직원이 바뀌면 새로운 인력을 처음부터 양성해야 하는 문제가 생깁니다. 지속적인 관계로만 영업을 했을 때 그런 한계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업종 전문가를 양성하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구요. 지금은 애널리스트가 전문가로서 기업들에게 대접을 받고 있습니다. 애널이 업종에 대한 시황이라던가 자기 기업 IR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위상이 높습니다.

커버리지 인력도 애널리스트 정도의 전문성은 아니더라도 비슷한 수준의 지식을 갖출 수 있도록 교육을 시킬 것입니다. 업종 전문가로서의 서비스를 제공해 줄 수 있을 때 기업 재무라인에서 먼저 커버리지를 찾을 수 있습니다. 업종 전문가를 양성할 때까지 애널리스트와 커버리지와의 동반 영업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 조직개편이나 전문인력 양성에 대한 회사측 지원은 어떠한가요.

▲ 최근 BNP파리바 대표를 역임하고 하나대투증권에서 IB전략 기획을 담당했던 분(이승국)을 부사장으로 새로 영입했습니다. IB 전문가인데다 향후 비전을 많이 가진 분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단계 성장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현대차나 현대중공업 그룹에 대한 영업이 쉽지는 않겠습니다.

▲현대차가 1년에 3조~4조원 가량 회사채를 찍어내지만 현대증권이 참여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현대중공업도 마찬가지구요. 가끔 공동의 목표가 생겼을 때 하이투자증권이나 HMC투자증권과 손을 잡기도 하지만 지속성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서로 주고 받을 것이 있을 때 공동거래가 이뤄지는 거죠. 현대건설 분들도 저희와 친분이 많았지만 이제는 다소 멀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이런 관계들이 기업 비즈니스 세계에는 남아있더라구요. 물론 경영진에서 이를 막는 것은 아니겠지만 실무진에서는 조심스러워 접근하는게 쉽지 않습니다.

- 기업들을 자주 만나는데, 이들의 요즘 고민은 어떠한가요.

▲내년에 발행할 회사채를 미리 발행할 지에 대한 고민이 많아보였습니다. 최근 미국이 2014년까지 제로금리를 선언했고 여러면에서 경쟁성장이 어렵습니다. 경제성장에 물가상승이 나타나야 금리가 올라갈텐데 경제성장이 흠들면 금리가 많이 오르지는 못합니다. 우리나라 역시 연말에 금리 인하 얘기까지 나옵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이 회사채를 통한 자금조달에 나설지를 고민하고 있는 것입니다.

- 커버리지 업무를 진행하는데 있어 애로사항은 무엇인지요.

▲ IB가 따로 운용할 수 있는 북(Book)이 없다는 점입니다. 기업에게 제공하는 솔루션이라는게 결국 자금을 넣는 것입이다. 그 솔루션이 IB에는 없습니다. 자본시장법상 차이니즈월 때문에 북이 없도록 돼 있습니다. A라는 회사가 100억원 규모의 BW를 발행하려고 한다고 가정하면 주관사가 누군가에게 다 팔지 못할 경우 직접 살 수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그럴 수 없습니다. 팔려고 하다 못 팔았을 경우 잠깐 보유할 수는 있지만 처음부터 투자를 위해 가져갈 수 있는 북이 없다는 것입니다. 1~2년 정도는 투자할 수 있는 북이 IB에도 따로 있어야 합니다.

- 마지막으로 한말씀 부탁합니다.

▲ 현대증권 IB가 지금은 타사보다 경쟁력이 약한 부분이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앞으로 조직 개편을 통해 한 단계 도약할 것입니다. 애정을 가지고 지켜봐주십시오.

<김용회 현대증권 IB1본부장>

- 전라북도 전주 출생(1959년)

- 남성고등학교 졸업(1978년)

- 전북대학교 경제학과 졸업(1985년)

- 현대증권 법인영업부(1986~1989년)

- 현대증권 전주지점장(1989~2002년)

- 현대증권 영업부장(2002~2003년)

- 현대증권 서부지역본부장(2004~2006년)

- 현대증권 IB본부장(2006~2010년)

- 현대증권 IB1본부장(2011년~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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