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D, 주가 급락…꼬이는 조달 여건 CB 발행 후 지분 희석 효과, 증시 폭락 겹쳐
피혜림 기자공개 2019-08-08 13:38:05
이 기사는 2019년 08월 07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외화 전환사채(CB) 발행에 나섰던 LG디스플레이의 주가가 급전직하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황 둔화와 적자 실적 등으로 투심이 악화된 데 이어 대규모 CB 발행으로 인한 지분 희석 효과가 주가 하락에 불을 지폈다는 평가다.엎친데 덮친 격으로 코스피지수 급락까지 맞물려 주식 가치 회복은 더욱 요원해지는 모습이다. 해외 전환사채에 콜옵션을 부여하는 등 자신감을 드러냈던 LG디스플레이의 조달 여건이 부채자본시장(DCM)에 이어 주식자본시장(ECM)에서도 악화되는 양상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날 LG디스플레이의 주가(종가 기준)는 1만 2750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30일 해외 전환사채 발행 공시로 1만 3000원대로 떨어졌던 주가는 5일 한일·미중 경제전쟁 등으로 인한 증시 쇼크로 1만 2000원대로 떨어졌다. 나날이 최저 주가를 갱신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CB 발행 이후 기업의 주가는 떨어진다. 전환사채 투자자에게 부여된 전환권이 행사될 경우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가 희석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LG디스플레이는 지난달 23일 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영업적자를 밝힌 후 뒤이어 CB 발행에 나서 주식가치 하락세가 더욱 가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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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LG디스플레이의 조달 여력이 악화된 상황이라는 점이다. 최근 국내 신용등급이 AA0에서 AA-로 하향조정 되는 등 크레딧 이슈가 불거진 데 이어 적자 실적과 업황 둔화 등이 지속되자 LG디스플레이에 대한 투심은 악화되고 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 시설 확대 등을 위한 대규모 투자로 재무여력이 감소한 점 역시 부담 요소다. 국내 채권 시장 호황에도 주식을 활용해 해외 전환사채 발행에 나선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올해 신용등급이 떨어진 데다 등급 하향 트리거 등을 살펴봤을 때 A+등급으로 하락 가능성도 보이는 탓에 국내 채권시장에서의 대규모 자금 조달은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며 "국내에서 조달에 나섰을 경우 해외 CB 수준의 조건은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KDB산업은행의 보증으로 3억 달러 규모의 그린본드를 발행하기도 했으나 이 역시 KDB산업은행 크레딧물 금리 대비 30bp 가량 높은 조달비용을 감내한 것로 전해진다. 통상적으로 한국물 시장에서 달러 보증채 발행에 나설 경우 조달금리는 보증기업 금리보다 15bp정도 높게 결정된다.
반면 LG디스플레이는 외화 전환사채에 콜옵션을 넣는 등 주식을 활용한 조달에서는 상대적으로 우위에 놓여 있는 모습이다. LG디스플레이는 2022년 8월 22일 이후부터 주가(종가기준)가 20거래인 이상 2만 5798원 이상일 경우 조기상환을 요구할 수 있다. 주가 상승에도 투자자가 전환권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전환하도록 강제할 수 있는 요건을 부여한 셈이다.
하지만 주가 하락이 지속될 경우 향우 ECM 조달 여건에도 제약이 생길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이번 CB 발행 역시 주가 하락으로 인한 결과였다는 해석도 나온다. 현재 수준의 주가로 유상증자를 진행할 경우 가격부담이 커지는 점을 우려해 전환가격을 적정수준으로 맞춰 CB를 발행하는 방식을 택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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