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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D, 지분 희석 감수…주가 최저점 CB 발행 '왜' [Deal Story]자본 확충, 자금수요 대응 주력…투심 호응, 모집액 3배 이상

피혜림 기자공개 2019-08-01 15:39:09

이 기사는 2019년 07월 31일 15: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디스플레이가 6억 8780억달러 규모의 해외 전환사채(CB) 발행에 성공했다. LG디스플레이는 투자자 모집에서 모집액(6억달러)의 3배가 넘는 자금을 끌어모아 증액 발행을 결정했다. 풍부한 수요에도 전환 프리미엄(conversion premium)을 당초 제시 범위의 하단부로 결정해 재무구조 개선 여력을 높였다. 전환권 행사를 위한 각종 요건을 부여해 조달과 자본확충 효과를 동시에 겨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가 최저점에 CB 발행에 나선 점은 부담 요소로 지목된다. 주가가 낮을 때 전환사채를 발행할 경우 이를 기준으로 산정하는 전환가 역시 낮아져 지분 희석 효과가 커진다. LG디스플레이의 자금 여력이 한계에 다다른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LGD, CB 발행 성공…성장성 입증

LG디스플레이는 지난 30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6억달러 규모의 전환사채 발행을 위한 투자자 모집을 시작했다. 만기는 5년으로 3년뒤 풋옵션 행사가 가능하다. LG디스플레이는 표면 이자율은 1%~1.5%로, 전환 프리미엄은 25~30% 수준을 제시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 시설 확대 등을 위해 대규모 투자 자금이 필요해지자 조달 통로를 넓히는 모습이다.

청약 결과 모집액의 3배가 넘는 20억달러 이상의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전해진다. LG디스플레이는 프라이싱 당시 최대치로 제시한 전환주식수(4100만주)를 고려해 발행금액을 6억 8780만달러(원화 8134억 2556만원)로 확정했다. 한화 기준으로 당초 모집했던 금액(7095억 9000만원) 대비 1038억원 가량을 증액 발행했다. 발행금리는 1.5%로 결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차환 목적이 아닌 설비투자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CB를 발행하는 것은 시장 내에서도 긍정적 시그널로 작용한다"며 "성장을 통한 주가 개선 기대감과 더불어 한국물 CB 발행의 희소성 등이 흥행을 이끌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본확충 효과 겨냥…재무구조 개선 방점

LG디스플레이는 오버부킹에도 전환 프리미엄을 낮추는 방식을 택했다. LG디스플레이는 전환가격을 1만 9845원으로 결정했다. 이는 30일 종가(1만 5750원)에 당초 제시했던 전환 프리미엄 하단부인 26%를 적용한 수치다. 자본확충이라는 LG디스플레이의 조달 목적이 명확해지는 지점이다. 주식으로의 전환을 통한 부채비율 감소 효과를 겨냥한 탓에 전환가격에 대한 욕심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콜옵션을 통해 투자자의 전환권 행사 가능성을 끌어올리기도 했다. LG디스플레이는 2022년 8월 22일부터 주가(종가기준)가 20거래일 이상 2만 5798원 이상일 경우 조기상환을 요구할 수 있다. 주가 상승에도 투자자가 전환권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전환하도록 강제할 수 있는 요건이 되는 셈이다. 앞서 LG이노텍이 유사한 콜옵션을 부여한 원화 전환사채를 발행한 바 있다.

전환에 따라 발행되는 주식 수는 4098만 8998주다. 전체 LG디스플레이 주식의 10.28% 수준이다. 전환청구 기간은 2020년 8월 22일부터 2024년 8월 12일이다.

◇주가 부담에도 발행 단행…유동성 확보 총력

CB 발행 시기에 대한 아쉬움도 나온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연일 최저 주가를 갱신하고 있다. 지난 4월 2만원대를 맴돌았던 주가는 하향세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23일 올 2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적자 실적 폭이 커지자 주가는 지난 10년 내 최저수준을 찍기도 했다. 주가 최저점에서 CB를 발행할 경우 전환가 하락 등으로 기존 주주들의 지분 희석 효과가 커진다.

최저 주가를 갱신하는 시기에 발행에 나선 탓에 LG디스플레이가 유동성 확보에 시급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적자 실적 발표 등으로 주가 하락이 예상된 상황에 CB 발행을 추진해 전환가를 더욱 끌어내린 점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주가 부담이 LG디스플레이의 CB 발행을 이끌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8조원 가량의 대규모 설비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조단위 자금 중 일부를 자본 확충으로 마련하고자 나선 배경이다. 하지만 현재 수준의 주가로 유상증자를 진행할 경우 가격 부담이 커지는 점을 우려해 전환가격을 적정수준으로 맞춰 CB를 발행하는 방식을 택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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