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09(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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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F 대책 후폭풍]'오리무중' ELT 잔액 기준, 흐지부지되나DLF 제재심·라임사태 영향, 최종 기준마련 '지연'…투자자 효용 감소 '우려'

최필우 기자공개 2020-02-10 08:10:45

이 기사는 2020년 02월 06일 16:1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 당국이 올해 은행권 주가연계신탁(ELT) 판매 잔고를 제한하기로 했지만 한달이 지나도록 구체적인 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올들어 파생결합펀드(DLF) 제재심이 이어지고 있고 라임자산운용 사태 파장이 끊이지 않으면서 ELT 판매잔고 관리는 뒷전이 됐다. 은행 신탁부는 전년과 다름 없는 영업 관행을 이어가고 있어 규제안이 뒤늦게 마련될 경우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월 원금비보장 ELS 판매, 오히려 증가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고난도 투자상품 투자자 보호 대책을 확정지으면서 은행의 ELT 판매잔고를 제한하기로 했다. 당초 은행에서 ELT 판매 자체가 원천 금지되는 안이 나왔으나 은행권의 강한 반발로 잔고를 지난해 11월말 수준으로 제한한다는 절충안이 확정됐다. 다만 판매 잔고 기준을 어떻게 확정할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다. 시장 전체 잔고와 행별 잔고 중 어떤 지표를 기준으로 삼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그사이 지난달 원금비보장형 ELS 발행량은 전년 동기에 비해 늘었다. 지난 1월 원금비보장형 ELS 발행량은 6조7608억원이다. 2019년 1월 4조3184억원에 비해 2조4424억원(56%) 증가했다. 지난해 7월 DLF 대량 손실 사태가 불거진 이후 6개월 만에 월발행량이 반등한 것이다. 작년 한해 은행신탁에서 인수한 ELS 비중이 50~60%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들어 은행권 판매가 활발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시중은행 판매 동향을 살펴보면 전년과 유사한 행태를 이어가고 있다. 판매량에 허들을 두면서 잔고를 관리하는 곳은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ELT 판매에 드라이브를 거는 곳은 없지만 미중 무역분쟁을 비롯한 불확실정이 어느정도 해소되면서 투자심리가 회복되자 판매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단 금융 당국이 허가한 5개 지수(△홍콩H지수 △유로스톡스 50 △닛케이225 △S&P500 △코스피200)를 기초자산으로 활용한 ELS를 특정금전신탁에 편입하는 것 정도가 달라진 점이다.

은행 신탁부 관계자들은 판매잔고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없는 상태에서 무작정 판매량을 제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ELT의 은행 비이자수익 기여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고객 사이에서 인기가 꾸준해 재투자 중단을 권유하는 게 사실상 어렵다. 이에 판매 잔고에 대한 명확한 지침이 내려올 때까지 기존 판매 관행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시중은행 신탁부 관계자는 "DLF 제재심 파장이 남아 있는 데다 라임자산운용 사태가 겹치면서 금융 당국에서도 ELT를 신경쓸 겨를이 없는 것 같다"며 "애꿎은 ELT 판매에만 제동이 걸리게 됐는데 판매잔고에 대한 명확한 지침이 있었던 것도 아니어서 기존 영업 관행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ELS 투자 적기에 잔고 줄여야할 수도

은행은 ELT 판매잔고 기준이 자산관리 효율성을 떨어트리는 규제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뒤늦게 판매잔고를 제한하는 기준이 마련되면 은행은 이에 맞춰 ELT 판매량을 제한하는 게 불가피하다. 주단위로 고객 자금을 모집할 때 선착순으로 한도를 두는 안이 유력하다. 불확실성 확대로 기초자산 가격 하락이 점쳐질 때는 자연스럽게 수요가 줄어들겠지만, 투자 적기에 재투자를 원해도 하지 못하는 고객이 나올 수 있다.

ELS 수요에 비해 공급이 줄면 투자자 효용이 줄어들 것이란 우려도 있다. ELS 비즈니스를 유지해야하는 판매사나 발행사 차원에서 선취수수료와 발행 비용을 높여 잡을 수 있다. 이는 투자자가 실질적으로 취할 수 있는 수익이 줄어드는 결과를 낳는다.

증권사 관계자는 "ELS 판매가 제한되면 판매사와 증권사 뿐만 아니라 고객이 취할 수 있는 이익이 줄어들 수 있다"며 "은행권 판매 잔고 기준이 마련돼야 이에 맞춰 대책을 수립할 수 있는데 지금은 이도저도 아닌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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