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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바이오 흥망사]LG생명과학 떼였다 붙였다…바이오 신성장동력 될까③2016년 재합병 후 R&D 투자 확대…퍼스트무버 자리 재탈환 의지

민경문 기자공개 2020-07-16 08:11:00

[편집자주]

바이오 산업은 하이리스크-하이리턴이다. 막대한 비용과 오랜 연구기간이 불확실성을 높인다. 내로라하는 대기업들도 섣불리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그럼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SK바이오팜처럼 성공사례가 하나 둘씩 등장하고 있다. 과거에 바이오 사업을 중단했거나 실패를 경험한 대기업으로선 시샘의 대상이다. 뒤늦게나마 사업을 재개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더벨은 국내 대기업 바이오의 현주소와 그들의 도전사를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7월 14일 14:1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의 바이오 사업을 이끄는 주 계열사인 LG생명과학은 시대에 따라 '뗐다 붙였다'를 반복했다. 그 사이 한때 한국을 대표하던 LG의 바이오 사업은 선두 자리와는 거리가 멀어졌다.

LGCI(현 ㈜LG)는 2002년 LG생명과학을 떼어낼 때 베인앤컴퍼니 등 글로벌 컨설팅 회사에 의견을 구했다. 그룹 입장에선 비용만 축내는 바이오사업을 분사해 ‘각자도생’시키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다. 연구개발에 장기간 소요되는 만큼 독자법인으로 사업적 마인드를 키워야 한다는 논리가 힘을 얻었다. 실제 당시 최대주주인 ㈜LG는 2004년 주주배정 증자를 마지막으로 LG생명과학에 자금을 지원하지 않았다.

일부에서는 2002년 분사부터 2016년 재합병까지 기간을 LG생명과학의 '암흑기'로 부르기도 한다. 바이오시밀러의 선두주자였지만 후발주자였던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이 앞서가는 걸 지켜보는 건 속쓰린 일이었다. 다수의 LG생명과학 출신이 설립한 바이오벤처의 시가총액 총합이 지금의 ㈜LG보다 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LG생명과학은 14년 만에 다시 ‘친정’으로 돌아가며 LG화학과 합병했다. 재밌는 부분은 2016년 LG화학과 재합병을 했을 때도 컨설팅을 활용했다는 점이다. 앞서 바이오 분사를 주창했던 컨설팅사가 이번에는 합병을 뒷받침하는 논리를 내세웠다.

LG화학의 그린(Green) 바이오와 LG생명과학의 레드(Red) 바이오 기술을 합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LG화학의 자금력과 글로벌 인프라가 그동안의 약점을 메워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물론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겪던 LG생명과학 입장에서 보면 ‘홀로서기’ 실패했다는 걸 자인하는 것이기도 했다.

LG화학의 바이오 오픈이노베이션 현황

LG화학 관계자는 “LG생명과학의 경우 고수익의 제품개발이 이어지며 지속해서 R&D 투자를 늘릴 수 있는 기반이 필요했지만 재무적인 부담이 있었다”며 “대규모 자금 지원이 필요한 바이오 비즈니스가 증자나 차입에 의존하게 되면 재무 건전성이 악화되기 때문에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합병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합병 후 4년이 지난 LG화학 내 생명과학 사업부는 어떤 모습일까. 2016년 9월 합병 추진 당시 LG생명과학 시가총액은 1조1000억원 정도였다. 2016년 매출액은 5117억원, 영업이익 466억원이었다.

LG화학의 올해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LG생명과학 사업부 매출은 1582억원 정도로 온기로 환산하면 6300억원 수준이다. 분기 영업이익의 경우 234억원을 달성했다.

외형상 수치는 개선된 추이를 보이고 있다. 합병 전 900억원대의 연구개발(R&D) 규모는 지난해 1600억원대로 늘었고, 올해는 190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회사 전체 매출 중 생명과학사업본부의 매출 비중은 2%에 불과하지만 R&D 비중은 전체규모 대비 15%"라며 "R&D 인원 또한 310여명 수준에서 450여명으로 확대됐다"고 말했다. R&D 과제 역시 10여개 수준에서 40여개까지 확대됐다고 강조했다.
LG화학 임상개발 단계 진입 파이프라인 현황

물론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2017년 손지웅 한미약품 최고의학책임자(CMO) 겸 신약개발본부장을 생명과학사업본부장(부사장)으로 영입한 이후 면역항암제와 CAR-T 치료제 연구를 다시 시작했지만 그동안의 기회비용이 적지 않아 보인다.

시장 관계자는 "2030년까지 글로벌 시장에 신약 2개 출시, 2025년 생명과학사업본부 매출 1조6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잡았지만 그동안 연구가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면 목표 달성 시점을 훨씬 앞당겼을 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LG화학은 미국 현지 임상개발과 오픈이노베이션 확대를 위해 지난해 6월 보스턴에 ‘글로벌 이노베이션 센터’를 개소한 상태다. LG생명과학 출신 바이오텍 대표는 "현지 인력을 고용해 M&A 기업 등도 물색하고 있지만 투입되는 비용 대비 성과는 좀 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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