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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 구조조정]밥캣 없는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진정성은채권단에 의지 보여주되 밥캣 제외로 매각 가능성↓, 진성매각은 최후 보루될듯

이아경 기자공개 2020-07-27 15:30:55

이 기사는 2020년 07월 23일 08:1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중공업 정상화를 위해 두산인프라코어까지 매물로 나왔지만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그룹의 캐시카우를 팔아 채권단에게 진 빚을 더 빨리 갚을 수는 있겠지만, 추후 그룹을 지탱할 수익성 기반은 그만큼 약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두산그룹도 이를 인지하고 있는 만큼 이번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은 채권단에게 대출 상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주면서, 동시에 두산밥캣을 매각 대상에서 제외하며 최대한 매각을 늦추려고 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채권단과의 신뢰를 지키면서 그룹의 캐시카우도 지킬 수 있는 방안인 셈이다. 비핵심자산들의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위안거리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는 이달 말 원매자들을 대상으로 티저레터와 투자설명서를 배포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언급되고 있는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방식은 두산인프라코어를 사업회사와 두산밥캣을 지배하는 SPC(특수목적회사)로 인적분할한 뒤 사업회사만 매각하는 것이다. 두산밥캣은 매각 대상에서 제외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지난해 매출 규모는 약 8조원으로 40% 가량은 두산인프라코어에서, 나머지는 두산밥캣에서 벌고 있다.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60% 가량이 두산밥캣에서 창출된다. 지난해의 경우 두산인프라코어의 별도 영업이익은 1782억원이지만, 연결 기준으로 보면 영업이익은 8404억원으로 4배 이상이 증가한다.

핵심 캐시카우인 두산밥캣을 빼면 시장의 관심은 당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재무적 투자자(FI)와 두산인프라코어 중국법인 DICC(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 간 8000억원 규모의 소송은 인수 부담을 높이는 요인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도 두산밥캣 없는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성사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두산밥캣을 제외하더라도 두산인프라코어는 두산 계열사 중 수익 창출 규모가 가장 큰 편에 속하는 핵심 계열사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매년 3조원 수준의 매출과 1000억원을 훌쩍 넘는 이익을 내고 있는데, 앞서 매물로 나온 계열사들과 비교하면 영업이익 규모는 많게는 1000억원 가까이 벌어진다.

예컨대 지난해 기준으로 두산솔루스는 매출 699억원에 영업이익 101억원을 기록했고, 두산퓨어셀은 매출 2211억원, 영업이익은 194억원에 그쳤다. ㈜두산의 모트롤BG는 매출 5627억원, 영업이익 389억원이며, 매각 가능성이 점쳐지는 두산메카텍은 매출 3117억원에 영업이익 183억원에 불과하다. 성장성을 떠나 당장 현금을 창출할 수 있는 여력이 떨어지는 셈이다.

때문에 두산그룹 입장에서는 두산인프라코어를 매물로 내놓으며 채권단에는 진정성을 인정받고, 두산밥캣 없는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방식으로 그룹의 캐시카우를 지키는 것이 최선의 시나리오일 수 있다.

다행히 현재 매물로 나온 회사들의 매각 작업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비핵심 계열사들의 매각이 난항을 빚을 경우 두산인프라코어나 두산밥캣에 대한 매각 압박이 높아질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순항하고 있어 이들에 대한 매각은 시간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클럽모우CC 골프장이 모아건설 측에 1850억원에 팔렸고, 8000억원 안팎의 두산타워와 7000억원 규모의 두산솔루스 등이 매각 막바지 작업에 들어갔다. 두산㈜이 진행한 모트롤BG 사업부 매각 본입찰에도 국내 FI와 중국기업들이 인수제안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예상 인수가는 3500억~4000억원 수준으로 거론되고 있다. 두산건설 매각도 대우산업개발과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두산그룹이 채권단에 지원받은 금액은 총 3조6000억원 정도로 두산그룹은 당장 이들 매각을 통해 최소 2조원을 손에 쥘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작업은 진성보다는 채권단에 보여주기 식의 성격으로도 볼 수 있다"며 "자산 매각에 차질이 생길 경우 최후의 보루가 될 수 있겠지만, 현재로는 두산중공업이 정상화 궤도에 올라올 때까지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을 통해 현금을 쌓을 수 있는 시간을 벌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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