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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12월 대추위도 '안정' 택하나 허인 행장 '2+1' 관행 깨, 카드·손보 등 CEO 인사에 영향 전망

이장준 기자공개 2020-10-21 07:43:56

이 기사는 2020년 10월 20일 15:0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허인 국민은행장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12월로 예정된 다른 계열사 대표이사들의 연임 여부에 눈길이 쏠린다. 허 행장이 통상 금융권 임기로 꼽히는 '2+1년' 공식을 깨고 추가 임기를 부여받은 만큼 '안정'을 택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특히 카드나 보험업계 등 업황 악화 속에서 수장을 바꾸는 게 부담이라는 점도 여기 힘을 싣는다.

20일 KB지주는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개최하고 차기 KB국민은행장 후보로 허인 현 행장을 선정했다. 다음 달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의 심층 인터뷰 등 최종 심사·추천을 거쳐 은행 주주총회에서 확정하는 과정은 남았으나 사실상 연임이 결정됐다.

허 행장은 앞서 2017년 11월부터 국민은행 수장을 맡아왔다. 지난해 1년 임기를 추가로 부여받으며 3년을 채운 데 이어 이번 연임으로 1년 임기를 추가로 확보했다.

통상 금융지주 임원과 계열사 사장 임기는 처음 2년 성과를 보고 1년 연임을 결정하는 '2+1' 체제를 따른다. 이보다 더 오래 재임할 경우 인사 적체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최근 3연임에 성공하면서 그룹 내 1등 계열사인 은행의 수장도 1년 더 자리를 지키게 됐다. 대추위도 허 행장을 선임하며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의 금융환경 변화에 민첩하고 유연한 대응을 위해서는 검증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항간에는 1963년생인 박정림 KB증권 사장이 세대교체 차원에서 허 행장의 대항마로 거론되기도 했으나 라임 사태에 발목이 잡힌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판매사 CEO들에게 중징계 조치를 사전 통지하면서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금융권에서는 오는 12월 열릴 대추위를 주목하고 있다. KB금융은 지주 회장과 국민은행장 연임을 11월에 확정 짓고 12월 20일 안팎에 대추위를 한 차례 더 개최해 다른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진행한다.

국민은행을 제외하고 연내 임기가 만료되는 KB금융 계열사 대표는 총 12명에 달한다. △KB손해보험 양종희 △KB국민카드 이동철 △KB증권 김성현·박정림 △KB자산운용 이현승·조재민 △KB캐피탈 황수남 △KB생명 허정수 △KB부동산신탁 김청겸 △KB저축은행 신홍섭 △KB인베스트먼트 김종필 △KB신용정보 김해경 사장 등이 여기 해당한다.

실적만 놓고 보면 연임 여부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KB금융 계열사 가운데 상반기 기준으로 1년 전보다 순이익이 늘어난 곳은 국민카드와 KB캐피탈, KB부동산신탁, KB저축은행뿐이다. 국민은행 역시 같은 기간 순이익이 4.47% 감소했지만 행장 연임을 결정했다는 걸 고려하면 업황 악화 속에서 안정을 택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장 연임은 연쇄적으로 다른 계열사 대표이사 인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금융그룹 전반적으로 안정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주요 계열사인 카드사와 손보사 사장 인선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허 행장과 동갑내기인 61년생인데다 재임 기간이 짧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 말로 이동철 사장과 양종희 사장은 각각 3년, 5년의 임기를 채운다.

은행과 마찬가지로 카드와 보험 업황이 만만치 않다는 점을 고려해 경영의 연속선을 중시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 사장과 양 사장은 그룹 내 중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카드사의 경우 최근 KB페이를 출범하는 등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의 주포로 활약하고 있다. 양 사장도 지주 보험부문장을 겸하며 새 식구로 맞은 푸르덴셜생명 인수후통합작업(PAI)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다만 세대교체 필요성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진다. 앞선 관계자는 "허 행장이 실적 방어에도 성공한 데다 안정성을 고려해 다시 한번 신뢰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연임이 지속되면 후배들에게 길을 터줄 기회도 그만큼 줄어든다는 점이 부담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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