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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차기 리더는]다음은 행장 인선, 허인 연임에 쏠린 눈10월 초·중순 절차 개시 전망…'조직안정 vs 변화' 고심

김현정 기자공개 2020-09-17 20:40:01

이 기사는 2020년 09월 17일 11: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이 확정되면서 이제 차기 행장 선임 절차에 관심이 모아진다. ‘2+1’년의 임기를 곧 마치는 허인 KB국민은행장(사진)이 한 번 더 임기를 이어갈지가 관전 포인트다.

경영실적, 디지털 대응 등 그간 높은 성과로 연임을 점치는 목소리가 높다. 다만 일각에선 윤 회장이 3기 체제를 시작하는 상황에서 변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KB금융 관계자는 17일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회장과 행장의 임기가 동시에 끝나는 만큼 행장 선임 절차를 작년보다 빨리 시작할 것”이라며 “이르면 9월 말, 늦어도 10월 중순쯤에는 결론이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KB금융은 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에서 계열사 대표들을 선임한다. 대추위는 윤 회장이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선우석호·김경호·권선주 등 3명의 사외이사와 허인 행장(비상임이사)으로 구성돼있다. 지난해 절차 때와 마찬가지로 허 행장이 후보에 오르면 대추위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지난해 허 행장의 연임이 확정된 것은 10월 25일 대추위에서였다. 다만 올해의 경우 이보다 결정이 빨라질 예정이다. 2017년에도 9월 14일 회장추천위원회에서 윤 회장을 단독 후보로 추천했고 10월11일 대추위(당시 확대지배구조위원회)에서 허 행장을 선임했다.

2017년과 올해에는 윤 회장과 허 행장이 동시에 임기가 만료되는 만큼 회장 선임 확정 절차와 발맞춰 행장 선임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KB금융은 은행장을 지주 비상임이사로 선임해 이사회에 참여토록 하고 있다. 이는 지주 주총 결의 사항이다. 올해 회장 최종 선임은 11월 20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확정된다.

KB금융 계열사 대표는 통상 기본 2년 임기 뒤에 1년 연임하는 구조다. 허 행장도 올해로 2+1년의 임기를 모두 채웠다. 하지만 한 번 더 임기를 이어갈 수 있다는 예상이 흘러나오고 있다.

KB금융 내 선례도 있다. 지난해 말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이 ‘2+1’년 임기 후 1년 더 임기를 부여받았다. 어려운 업황 속에서도 안정적인 경영 능력을 보여준 게 추가 연임의 배경으로 풀이됐다.

허 행장 역시 3년의 임기를 수행하는 동안 국민은행을 리딩뱅크 반열에 올려놓는 등 뚜렷한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그룹 전체 실적이 신한금융에 밀렸을 때 국민은행이 신한은행 순이익을 앞지르며 리딩뱅크 수식어를 탈환했다.

고객보호 측면에서도 평가가 좋다. 다른 시중은행들이 펀드 사태로 홍역을 치르고 있을 때 안정적으로 사업을 이어나갈 수 있었던 것은 국민은행이 그간 리스크관리 및 소비자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뒀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허 행장의 금융소비자 보호 철학과 연관지어 보는 시선도 많다.

이 밖에 국민은행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도 허 행장 역할이 컸다는 평이다. 허 행장은 디지털과 IT 업무를 중시하는 윤 회장과 긴밀한 호흡을 맞추며 은행의 디지털화를 이끌었다. 과거 국민·주택은행 합병 당시 전산통합 업무를 주도하며 쌓았던 IT분야 경험이 바탕이 됐다. 지주의 디지털혁신부문장을 맡고 있는 만큼 그룹 내 디지털 전문가로 꼽힌다.

현재 코로나19 사태로 앞날을 예측할 수 없는 금융환경이 펼쳐지고 있다는 점도 허 행장의 연임론에 불을 지핀다. 불확실성 속에서 그룹 내 최고계열사 수장을 바꾸기보다 유지를 택해 조직안정을 도모할 것이라는 말이다.

16일 회추위 위원들도 윤 회장의 3연임을 결정하며 "코로나19 시대에 KB금융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지속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윤 회장이 조직을 더 이끌어가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윤 회장이 3기 체제를 시작하는 현재 시점에서 변화를 도모할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다른 계열사 대표들 중에서 탄탄한 경력과 성과를 인정받는 인물들도 있다.

이번 회장 인선 과정에서 롱·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던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과 양종희 사장, 박정림 KB증권 사장 등이 거론된다. 이들 모두 올해 말 임기가 끝난다.

이 사장은 2018년 국민카드 대표로 취임한 뒤 안정적인 경영 실적을 올린 점이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최근 성과도 좋다. 코로나19 사태에도 올 상반기 순이익 1638억원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수치다. 지주, 은행, 보험, 카드업 등을 두루 경험한 점도 긍정적이다.

양 사장의 경우 그간 관행을 깨고 계열사 대표 2연임에 성공했을 정도로 윤 회장의 신임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보험계열사를 이끌면서는 가치경영을 통해 내실을 탄탄하게 다져왔다는 평을 받는다. 박 사장 역시 국민은행 재직 시절부터 윤 회장과의 호흡으로 신뢰를 쌓아왔다. 주로 리스크와 자산관리 분야에서 역량을 쌓은 만큼 여러모로 차기 행장으로도 손색이 없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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