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희 사장, KB금융 '최장수 CEO' 타이틀 이어갈까 KB손보 내재가치 재고 전략 성공적 안착, 6년 임기 사례 '전무' 걸림돌
김현정 기자공개 2020-10-20 07:50:17
이 기사는 2020년 10월 19일 13: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사진)이 KB금융그룹 최장수 비은행 CEO 타이틀을 이어갈 지 관심을 끈다. 5년차 CEO인 양 사장의 연임이 결정되면 4연임·6년 임기의 신화를 새롭게 쓰는 셈이다.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을 제외한 KB금융 계열사들의 대표를 선임하는 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12월 18일경 열릴 전망이다. 양 사장을 비롯해 12명의 비은행 계열사 수장들의 임기가 올해 말 만료된다.
여러 계열사 대표들 가운데 양 사장의 임기에 유독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KB금융의 계열사 대표 연임 관례를 깨며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KB금융 안팎으로 ‘이번에도 될까’라는 의문이 따라붙고 있다.
양 사장은 2016년 3월 취임해 3연임에 성공하면서 4년 8개월간 KB손보 수장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해 말 3연임에 성공해 5년차 임기를 시작한 것도 기록을 갱신한 것이다. 당시 KB금융 최장수 비은행 CEO로는 2015년 3월부터 2018년 말까지 4년가량을 KB캐피탈 대표로 일한 박지우 전 KB캐피탈 사장 정도가 꼽혔다.
양 사장의 오랜 임기는 그의 향후 거취를 가늠하기 어렵게 하는 근거로 꼽히면서도 추가 연임을 기대하게 하는 요인이다. 3연임이 탄탄한 경영실적을 바탕으로 한 윤종규 회장의 신뢰 덕에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양 사장은 KB국민은행 서초역지점장을 맡다가 2008년 KB금융지주로 자리를 옮겨 이사회 사무국장, 2010년 전략기획부 부장 등을 거쳤다. 이후 2014년 전략기획담당 상무를 거쳐 2015년 부사장으로 근무했고 2015년 말에는 KB손보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
2010년 부장으로 승진한지 5년 만에 사장 자리에 오른 것이었던 만큼 그의 초고속 승진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2014년 LIG손해보험(현 KB손보) 인수 당시 전략기획 담당으로 인수과정 전체를 총괄하며 능력을 인정받았던 점이 주효했다.
당시 양 사장은 보험업 경험이 없다는 측면에서 세간의 우려를 사기도 했다. 하지만 단기간 우려를 완전히 불식시키며 주춤했던 KB손보를 ‘빅4’ 대열에 안착화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KB손보는 당시에도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등에 이어 손보업계 ‘빅4’로 분류되던 대형사였지만 LIG손해보험 말기 당시 5위권이던 메리츠화재가 급성장하며 KB손보 자리를 위협했다.
KB손보는 올 6월 말 기준 시장점유율 12.2%를 확보하며 삼성화재(21.8%)·현대해상(15.9%)·DB손보(15.4%)에 이어 네 번째로 높은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10% 정도다.
양 사장이 취임 이후 줄곧 강조한 내재가치(EV) 제고 전략이 빛을 발하면서 KB손보의 지속가능한 성장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양 사장은 ‘가치 경영’을 최우선 전략으로 삼고 장기보장성보험, 신계약가치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해왔다. 당장 투자이익은 줄었지만 올 6월 말 기준 EV가 7조537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조2000억원 가량 늘었다.
KB금융 관계자는 “‘잘하는 인재가 수장을 맡는다’라는 논리에 따르면 양 사장의 추가 연임이 이상할 게 없다”며 “최근 인사를 보면 정해진 임기 틀에 갇혀져 있지 않는 추세인 만큼 연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푸르덴셜생명의 인수 후 통합(PAI) 작업 관리 차원에서도 아직 양 사장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양 사장은 KB금융의 보험부문장으로서 보험 계열사들의 실적 관리 및 굵직한 의사결정 등에 역할을 맡고 있다. 아직 푸르덴셜생명에는 조직 안정화, KB금융그룹 속 내재화 등의 과제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한 번 더 그에게 기회가 부여될 수도 있다.
다만 지금까지의 5년 임기도 적지 않다는 점에서 윤 회장이 변화를 도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 역시 있다. CEO의 연임횟수에 대한 특별한 규정이 없다지만 인사 기조라는 게 있기 때문에 이를 과하게 거스르기란 쉽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양 사장이 차기 은행장 후보 이름에 오르내리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손보사는 KB금융 내 은행 다음으로 존재감이 높은 계열사 중 하나다. 이 때문에 양 사장이 KB손보에서 물러난다면 갈 곳은 사실상 은행뿐이다. 은행장 선임을 위한 대추위는 이번주에 열릴 예정이다.
다른 KB금융 관계자는 “양 사장은 통장 관리 등 사소한 개인적인 업무를 스스로 해결하는 등 소탈한 성품을 지녀 리더십 또한 탁월한 인물로 유명하다”며 “다만 양 사장의 거취는 행장 선임 결과가 나와봐야 그나마 갈피가 잡힐 듯”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김현정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유동성 풍향계]1.15조 SKB 지분 매입 'SKT', 현금창출력 '자신감'
- [백기사의 법칙]국책은행이 백기사, 한진칼에 잔존하는 잠재리스크
- 금융지주사 밸류업과 '적정의 가치'
- [백기사의 법칙]1,2위사 경영권 분쟁 '진정한 승자'였던 넷마블
- [2024 이사회 평가]대한해운, CEO가 틀어 쥔 사외이사…독립성 취약
- [2024 이사회 평가]사업형 지주사 '동원산업', 이사회 개선은 현재진행형
- [2024 이사회 평가]대상, 이사회 성실한 참여…평가 시스템 '미흡'
- [백기사의 법칙]남양유업 백기사 자처했던 대유위니아, 상처뿐인 결말
- [백기사의 법칙]SM 인수 속 혼재된 흑·백기사 ‘카카오·하이브’
- [2024 이사회 평가]LG전자, 매출 규모 못 미치는 성장성·주가 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