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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KB캐피탈, 엇갈린 외화채 몸값…위상 바뀔까 [Rating & Price]글로벌 기관, 은행계 안정성 주목…흔들리는 지위, 국내도 격차 둔화 전망

피혜림 기자공개 2020-10-30 13:17:31

이 기사는 2020년 10월 29일 13:2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캐피탈사 중 최고 채권 몸값을 자랑했던 현대캐피탈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KB캐피탈이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캐피탈을 뛰어넘는 신용등급과 채권 가격을 형성하면서다. 기업계 현대캐피탈보다는 은행계 KB캐피탈의 안정성을 더욱 높게 평가하는 모습이다.

국내 시장은 여전히 업계 최고 위상을 보유 중인 현대캐피탈 쪽에 힘이 실려있다. 한때 최고 크레딧(AAA)을 보유했던 현대차의 위상과 계열 캡티브 물량을 기반으로 한 견고한 시장 지위 등이 주효했다. 하지만 후발주자 KB캐피탈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만큼 두 기업간 격차는 점차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KB캐피탈, 외화채 데뷔…현대캐피탈 '최고' 지위 위협

KB캐피탈의 한국물(Korean Paper) 데뷔로 현대캐피탈 중심의 업계 조달 판도가 흔들리고 있다. KB캐피탈이 국제 금융시장에서 현대캐피탈보다 낮은 금리로 안착하면서다. 국내 채권시장에서 현대캐피탈이 최고 몸값을 유지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KB캐피탈은 28일(납입일 기준) 3억달러 규모의 5년물 유로본드(Reg S)를 발행했다. 가산금리(스프레드)는 동일 만기 미국 국채(5T) 금리에 120bp를 가산한 수준이다. 지난달 현대캐피탈아메리카가 달러채(5년물) 발행 스프레드로 157bp를 형성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차이다. 국제 채권시장에서는 현대캐피탈과 현대캐피탈아메리카를 동일한 채권으로 간주한다.

현대캐피탈은 2018년 3월을 끝으로 공모 달러채 발행에 나서지 않고 있다. 자동차 관련 기업에 대한 글로벌 투심 위축 등의 여파로 적정 수준의 금리 형성이 쉽지 않아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글로벌본드 조달을 위한 프라이싱(pricing)에 나섰다 발행을 무산시키기도 했다. 달러채 조달 자체가 녹록치 않아진 현대피탈과 달리, KB캐피탈은 프라이싱에서 발행 금액의 4배에 달하는 12억달러의 주문을 모았다.

◇'계열 지원' 노칭업 차이, 국내외 신용등급 갈랐다

뒤바뀐 채권 몸값은 신용등급에서 기인했다. 무디스 기준 KB캐피탈과 현대캐피탈의 신용등급은 각각 A3, Baa3로 3 노치(notch) 차이가 난다.

국내 시장에서는 'AA0' 등급을 보유한 현대캐피탈이 업계 최고 크레딧을 자랑하고 있지만, 해외에서는 이같은 지위가 뒤바뀐 것이다. KB캐피탈의 국내 신용등급은 AA-다.

국내외 신평사별로 지원 가능성에 대한 노칭업(notching up) 수준이 다른 점이 주효했다. 국내 신용평가사는 통상적으로 계열 지원 가능성을 1~2 노치 수준 내에서 인정한다. 반면 국제 신용평가사는 지원 여력 등에 따라 신용등급 상향 수준을 더욱 끌어올릴 수 있다.

실제로 무디스는 KB캐피탈의 신용등급을 독자신용도(stand alone) 대비 4 노치 높은 등급으로 부여했다. KB금융그룹의 높은 지원 가능성을 인정한 결과다.

현대캐피탈이 그룹 지원 가능성으로 2노치 높은 등급을 받은 것과 대조적이다. 펀더멘탈을 기준으로 한 독자 신용등급 상으론 KB캐피탈(Ba1)과 현대캐피탈(Baa3) 간 격차가 비교적 크지 않았다.

◇국내, 현대캐피탈 지위 견고…후발주자 성장 속도, 격차 완화 전망

반면 국내 채권시장에서는 오랜 시장 '최고' 지위를 이어온 현대캐피탈의 위상이 여전히 견고하다. 28일 KIS채권평가 기준 현대캐피탈과 KB캐피탈의 2년물 민평금리는 각각 1.275%, 1.369% 수준이었다.

KIS채권평가 민평금리 기준

하지만 국제 신용등급과 외화채 가격 반전을 시작으로 두 기업간 조달 격차는 점차 줄어들 것이란 시각이 나온다. 두 기업의 사업 구조가 비슷해 지고 있는 데다, KB캐피탈 역시 사실상 캡티브사 역량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KB캐피탈은 쌍용자동차와 재규어 랜드로버 등의 캡티브사 역할을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채권시장에서도 KB캐피탈의 스프레드는 점차 낮아질 전망"이라며 "다만 자산 규모 등을 고려할 때 당장 신용등급이 뒤바뀌는 수준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두 기업간 민평금리 차이는 줄겠지만 등급에서 오는 차이는 여전히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캐피탈 산업 등급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국내의 경우 캐피탈 업종에 대한 산업 등급 기본치가 'AA-'로 형성된 탓에 해당 수준을 뛰어넘는 펀더멘탈을 기르고도 등급에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KB캐피탈은 국내에서도 정량적인 기준 상 신용등급을 1 노치 올릴 수 있는 펀더멘탈이 됐지만 평가방법론상 노칭업이 어려워 현대캐피탈과 등급 격차를 이어나가는 것으로 보인다"며 "캐피탈 업종에 대한 산업등급에 대한 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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