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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합종연횡]출발부터 '주춤' 롯데온, 독자 생존 성공할까⑤'점포 구조조정' 코로나 수혜 못 살려, '온오프 인프라' 재기 발판

전효점 기자공개 2021-02-17 08:36:40

[편집자주]

수년째 치킨게임을 지속해온 이커머스업계가 최근 공생과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최저가와 배송 경쟁에 막대한 지출을 감내하는 대신 플랫폼 기업과 파트너십, 기업간 제휴 및 합병 등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기업들은 왜 동맹을 선택했을까. 급변하는 시장에서 종착지는 어디이며 역학 관계는 어떻게 전개될까. 최근 이커머스 합종연횡의 배경과 흐름에 대해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1년 02월 17일 07:0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쇼핑은 이커머스 시장 발아기에 '롯데닷컴'을 앞세워 누구보다 먼저 온라인으로 진출했다. 하지만 10여년이나 뒤늦게 커머스 사업을 시작한 후발주자 네이버와 쿠팡, 이마트의 약진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했다.

롯데쇼핑은 산하 사업부를 통해 백화점, 마트, 슈퍼마켓, 편의점 등에 걸쳐 1만개가 훌쩍 넘는 점포를 아우를 정도로 규모가 크다. 롯데정보통신,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계열사의 인프라도 탄탄하다. 이 때문에 온라인 시장 점유율이 조금씩 밀리는 과정에서도 다른 기업과 손을 잡기보다 독자적으로 생존하는 쪽을 택했다.

◇'롯데온'으로 재기 꿈꾸는 롯데쇼핑, 옛 명성 되찾을까

독자노선을 택한 롯데쇼핑이 내놓은 첫 결과물은 지난해 4월 출범한 통합 플랫폼 '롯데온'이다. 수년 간의 준비 끝에 야심차게 출범한 롯데온을 구심점 삼아 롯데쇼핑은 오프라인 점포 자산과 온라인 플랫폼간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O4O(Online for Offline)' 전략을 추진했다.


출범 1년차를 맞는 롯데온의 성적표는 그다지 탐탁치않다. 당시 국내를 덮친 코로나19로 이커머스시장은 급성장했지만 롯데온은 이미 자리를 잡은 선발주자들에 밀려 수혜를 극대화하지 못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연초 열린 상반기 VCM(옛 사장단회의)에서 "업계에서 가장 먼저 (온라인 사업)을 시작했는데도 부진한 이유는 전략이 아닌 실행의 문제였다고 생각한다"고 질타했다. 시장은 이 발언을 롯데온의 부진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했다.

당초 O4O 전략은 온라인 사업과 오프라인 사업이 나란히 발맞춰 발전하는 게 전제가 돼야 했다. 온라인 플랫폼은 자체적으로 충성 소비자를 록인(lock-in)하기 위해 서비스와 인센티브를 늘려나가고 오프라인 점포도 소싱, MD, 물류, 배송 등 유통 전 과정에서 온라인 플랫폼을 지원하며 동반 성장하는 모델이 필수다.

하지만 지난해 롯데쇼핑의 경우 갓 출범한 롯데온은 아직 고객층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오프라인 계열사들이 일제히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양축이 흔들리면서 O4O 전략은 출발점부터 삐걱대기 시작했다.

다행인 것은 구조조정이 계획보다 속도감 있게 추진됐다는 점이다. 롯데쇼핑에 따르면 지난해 2월부터 올해 1월까지 통폐합한 점포 수는 백화점 1개, 마트 12개, 슈퍼 74개, 롭스 27개 등 총 114개 점포다. 롯데쇼핑은 당초 3년 이내에 전체 30%에 달하는 250여 개 점포를 정리하겠다고 선언했다. 만 1년 만에 목표 절반 정도를 달성한 셈이다.

이 때문에 롯데온 실적도 성장세가 꺾이지는 않았다. 1월 기준 롯데온은 출범 당시인 작년 4월 대비 매출이 115% 성장했다. 같은 기간 입점 셀러도 2배가 됐다. 지난해 롯데온 거래액은 7억6000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7% 성장했다.

이 기간 쿠팡의 거래액이 약 22조원으로 전년 대비 41%, 에스에스지닷컴 거래액은 4조원으로 43% 성장했다. 롯데온의 관점에선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이 축소되는 것은 피하지 못했다. 그러나 전사적 구조조정에도 불구하고 역성장이라는 최악의 결과는 모면할 수 있었다.


◇롯데온 중심 계열사 인프라 '탄탄'…'반전드라마' 쓸까

지난해 부진으로 2023년까지 롯데온을 기반으로 온라인 매출 2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롯데쇼핑의 당초 목표는 적신호가 켜졌다. 하지만 구조조정 효과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반등의 가능성이 열려 있다.

실제로 구조조정 효과는 4분기부터 실적으로 조금씩 가시화됐다. 4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10% 감소했는데도 영업이익은 오히려 300% 이상 증가했다. 적자 점포를 정리하고 불필요한 인력을 정리한 데서 상당한 비용 감축이 이뤄졌다.

구조조정에서 살아남은 마트와 슈퍼 점포는 각각 스마트스토어와 세미다크스토어라는 신개념 매장으로 탈바꿈했다. 오프라인 매장은 기존과 동일하게 영업하되 후방 공간에 물류자동화 설비를 설치함으로써 롯데온 지원을 위한 물류센터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롯데온 자체적으로도 플랫폼 파워를 키워가기 위한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플랫폼으로서의 영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입점 판매자수를 늘리기 위해서도 다양한 인센티브를 병행하고 있다. 작년 말 기준 롯데온 등록된 판매자수는 약 2만명 이상, 전시상품수를 1000만개까지 늘리는데 성공했다. 40만명에 이르는 네이버쇼핑 입점 판매자수에는 턱없이 못 미치지만 롯데온 출범 1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소비자 측면에서는 기존 롯데쇼핑 오프라인 점포를 중심으로 구축해둔 3900만 롯데멤버스 회원을 온라인 예비 수요가 돼주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중부권 메가허브터미널 조감도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든든한 지원군으로 버팀목이 돼주고 있다는 점도 향후 롯데온의 잠재력을 눈여겨봐야 할 요인이다. 롯데쇼핑 산하 계열사 외에도 롯데정보통신, 롯데글로벌로지스, 롯데리츠 등이 IT 인프라와 물류 인프라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최근 롯데쇼핑과 공동으로 보유하던 김포 물류센터를 롯데리츠에 양도하면서 물류 투자를 추진을 위한 마중물을 마련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내년까지 충북 진천군에 구축 중인 중부권 메가허브터미널 공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메가허브터미널은 완공 시 하루 150만박스 가량의 배송 물량을 처리할 수 있는 초대형 물류센터다. 롯데온은 이같은 물류 인프라에 쿠팡과 같은 풀필먼트서비스를 접목시키면서 플랫폼 사업자로서 보폭을 빠르게 확대해갈 것으로 보인다.

롯데정보통신은 이미 편의점, 마트, 슈퍼마켓을 중심으로 온·오프라인 채널의 정보화 수준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기술 개발을 통해 롯데쇼핑과 협업을 이어오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롯데온이 올해 최대 9조원에 가까운 거래액을 달성할 수 있으리란 긍정적 전망도 나온다. 그룹 외부의 힘을 빌리지 않고서도 느리지만 꾸준히 이커머스 시대에 맞는 유통 기업으로 변신해 나가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의견 역시 존재한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온은 안정화 작업을 거친 만큼 올해부터 본격적인 성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며 "4000만명의 롯데 회원, 식품 중심의 온라인 쇼핑 성장, 기존 점포를 활용한 물류 확장성 등 성장 잠재력이 높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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