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로 본 생보업 판도변화]GA 급성장에…'톱티어'도 설계사 수 변동 추이 '뚜렷'⑨삼성·교보생명 자체 양성 노력, 한화·미래에셋 자회사 설립 맞대응
김민영 기자공개 2021-11-24 08:01:14
[편집자주]
과거 고금리 시절, 생명보험사는 모기업에 현금을 공급하는 ‘캐시카우’ 역할을 했다. 그러나 저금리 시대에 접어든 현재, 보험사들은 주어진 대규모 자산을 운용하는 데 골치를 앓고 있다. 십 수년 간 유지돼 온 ‘빅3’ 중심의 경쟁 구도도 금융지주가 앞장선 M&A가 활발해지면서 변화가 감지된다. 더벨은 금융사들이 제공한 다양한 데이터를 정밀 분석해 보험업권의 판도 변화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11월 22일 15: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보험업계는 법인보험대리점(GA) 급성장이라는 지각변동을 겪고 있다. 이는 설계사 수 변동 추이에 드러난다. 생명보험사 소속 등록 설계사 수가 크게 줄어들고 있는 반면 GA 소속 설계사 수는 급격히 늘고 있다.GA의 성장에 생보사들이 다른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도 눈에 띈다.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은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등록 설계사 양성에 나서고 있고, 한화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은 직접 GA 자회사를 설립하며 GA 시장에 뛰어들었다.
◇생보업계, GA에 빼앗겨 설계사 ‘급감'
22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2개 생보사의 올해 6월 말 기준 등록 설계사 수는 8만7655명으로 집계됐다. 2016년 말 12만6868명에 달했던 등록 설계사 수가 약 5년 만에 30.9%나 급감했다.
등록 설계사 수는 특정 생보사에 소속돼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전속 설계사와 생보사에 소속돼 있으면서 지정된 손해보험사 1곳의 보험을 판매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교차모집 설계사 수를 포함한다.
반면 GA 소속 설계사 수는 늘고 있다.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가 공동 관리하는 GA 비교 공시에 따르면 2016년 말 12만2216명이었던 GA 소속 설계사 수(생·손보 합계)가 올 6월 말 18만1200명으로 늘었다. 약 5년 새 48.2%나 증가한 수준이다.
GA는 여러 금융회사와 제휴를 맺어 보험상품을 판매한다. 설계사들이 수수료 등 수입에 유리한 상품을 골라 팔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고객 입장에서도 여러 상품을 비교하고 계약할 수 있어 GA로부터 상품 가입을 선호하는 경향을 띤다.
◇삼성·교보 설계사 ‘묶어두기’, 한화·미래에셋 GA 설립
대형사들은 맞불을 놓고 있다. 삼성생명, 교보생명은 설계사 ‘묶어두기’ 전략을, 한화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은 제판 분리(제조와 판매 분리)를 통해 자회사형 GA를 설립했다.
수익이나 자산규모 업계 1위인 삼성생명이 역시 설계사 수에서도 독보적인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올 6월 말 기준 삼성생명의 설계사 수는 3만7686명에 달한다. 전체 등록 설계사 중 42.9%이 삼성생명 소속인 셈이다. 2016년 12월 말 3만4149명에 비해 오히려 설계사 수가 늘었다.
삼성생명은 2015년 일찌감치 자회사형 GA인 삼성생명금융서비스를 출범시켰지만 삼성생명이라는 브랜드 파워를 가진 설계사들이 보험 영업을 하는 게 더 낫다는 판단 아래 자회사형 GA의 규모를 크게 키우지는 않고 있다. 삼성생명금융서비스의 설계사 수는 1860명에 불과하다.
교보생명도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1만8120명에서 1만4466명으로 설계사 수는 줄었지만 본사 소속 설계사를 통한 보험상품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신한생명 7333명, 오렌지라이프 5435명, 메트라이프생명 3544명, DB생명 3244명, 동양생명 2302명, ABL생명 2162명 등 대형사와 외국계 생보사들이 등록 설계사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
반면 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 등은 올해 자회사형 GA를 설립하면서 등록 설계사 전체를 GA로 소속 변경을 단행했다. 한화생명 본사 소속 설계사 수는 1016명, 미래에셋생명은 18명에 불과하다.
대부분이 자회사로 이동했다. 6월 말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설계사 수는 1만8765명으로 GA 업계 1위 규모다. 미래에셋금융서비스 설계사 수는 3862명으로 GA 업계 14위 수준이다.
이들 두 GA가 등장하면서 작년 말 15만9176명였던 GA 소속 설계사 수가 6개월 새 2만2000여명 늘어 18만명을 넘어선 것이다. 이밖에 한화라이프랩, 신한금융플러스, DB금융서비스, 메트라이프금융서비스 등이 자회사형 GA를 두고 있다.
◇정착률에서도 GA가 생보사 ‘우위’
설계사 정착률에서도 생보사들이 GA에 밀리는 형국이다. 6월 말 단순 평균 설계사 등록 정착률은 33.8%에 불과하다. 설계사 등록 정착률은 설계사가 생보사에 신규 등록 후 1년 이상 정상적 보험 모집 활동에 종사하는 인원의 비율을 뜻한다. 설계사 10명 중 6명 이상은 1년 이내에 계약한 생보사를 떠난다는 얘기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삼성생명의 정착률이 30.02%로 하위권을 보였고, 교보생명은 43.48%로 평균을 상회하는 정착률을 기록했다.
그나마 ABL생명과 DB생명이 55.89%, 55.19%로 가장 높고, 이어 미래에셋생명 54.39%, 한화생명 50.04%로 뒤를 이었다. 다만 이들 회사는 원채 설계사 수가 적어 일반적인 정착률이라고 할 수는 없다.
반면 GA 정착률은 43.6%로 역시 50%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생보사 등록 정착률에 비해 9.4% 높다.
설계사 수 1000명 이상인 GA 중에선 사랑모아금융서비스(85.4%), 에이원금융판매(80.75%), 프리미엄에셋(72.39%) 등이 높은 정착률을 보였다. 1만명 이상 설계사를 보유한 지에이코리아(설계사 수 1만4253명)와 글로벌금융판매(1만2131명)도 각각 68.52%, 54.48%의 정착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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