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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리테일·GS홈쇼핑 합병 1년 점검]왕성한 투자 벌써 끝물? 곳간 줄어든다②5년간 1조 실탄 활용 비전, 1년새 현금성자산 '7800억→1500억' 급감

이효범 기자공개 2022-07-25 08:00:59

[편집자주]

GS리테일은 2021년 7월 GS홈쇼핑을 흡수합병하면서 'No.1 통합 커머스 플랫폼'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GS홈쇼핑의 인적자원과 디지털 인프라 그리고 풍부한 현금을 활용한 실행 계획은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핵심 과제로 꼽힌다. 지난 1년간 이같은 비전에 어느정도 다가섰을까. 또 양사간 화학적 결합은 어떻게 이뤄졌을까. 통합 GS리테일 출범 후 1년간 성과를 점검하고 남은 과제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21일 15: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GS리테일이 GS홈쇼핑을 흡수합병해 수천억원 규모의 현금을 거머쥐었다. 편의점 등 유형자산에 자금이 묶여 있던 GS리테일과 달리 GS홈쇼핑은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으로 내부에 막대한 실탄을 쌓아뒀다.

성장동력이 떨어진 GS리테일은 GS홈쇼핑 합병이라는 돌파구를 찾았다. 합병에 앞서 향후 5년간 1조원을 투자하겠다는 비전도 GS홈쇼핑의 현금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계획이었다.

문제는 합병을 전후해 왕성한 투자를 실시해온 가운데 곳간이 점차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디지털커머스 강화 등에 적잖은 비용이 투입되면서 현금창출력이 떨어지고 있는 만큼 당분간 투자가 위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GS홈쇼핑 실탄 7000억 흡수, 1조 투자 기반 마련

GS리테일은 2021~2015년까지 5년간 총 1조원의 투자 계획을 수립했다. 단순 계산하면 2021년 7월 1일 합병법인 출범 이후 매년 2000억원의 투자를 집행하는 셈이다. 세부적으로 디지털커머스 2700억원, 인프라 등에 5700억원, 신규사업에 1800억원을 투자한다는 밑그림을 그렸다.

디지털커머스에 배정된 금액은 GS리테일과 GS홈쇼핑의 고객 및 데이터를 통합하는데 들어가는 투자금이다. 간편결제, 통합멤버십 구축 등이다. 또 디지털커머스 채널을 통해 유통할 수 있는 식품 신사업에 대한 M&A 등도 포함돼 있다. 1조원의 투자금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인프라 투자의 핵심은 물류시설 구축이다. GS리테일과 GS홈쇼핑의 물류시설을 통합하고 신규 물류센터를 확보해 믈류 인프라 경쟁력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GS리테일은 GS홈쇼핑과의 합병으로 이에 투입할 재원을 확보했다. 양사 합병 전이었던 2021년 3월말 기준 당시 현금성자산(현금및현금성자산, 금융기관 예치금 등 단순합산)은 8000억원에 육박했다. 1000억원 가량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GS홈쇼핑이 가진 돈이었다.


GS리테일은 당시 별도기준 자산 5조원을 웃돌았지만 현금을 거의 갖고 있지 않았다. 자산 대부분이 영업활동에 필요한 자산들로 현금화가 쉽지 않은 구조다. 비유동자산은 4조7000억원으로 매출채권, 공동기업 및 관계기업투자자산을 비롯해 유형자산과 사용권자산 등이 대부분이었다.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투자가 필요했고 GS홈쇼핑 합병으로 돌파구를 모색한 배경이다.

업계 관계자는 "GS리테일의 자산이 풍부하지만 현금이 많지 않은 편으로 GS홈쇼핑을 인수하면서 안정적인 캐시카우를 확보하게 된 것"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디지털 전환을 비롯해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투자재원을 마련 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합병을 통해 확보한 현금으로 5년간 1조원 투자 계획을 수립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합병을 통해 내부적으로 보유한 현금이 6000억~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며 "이 외에도 합병 이후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 만큼 1조원 투자 재원을 마련하는데는 무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실탄 대거 소진…실적은 뒷걸음질

GS리테일은 그러나 이미 막대한 투자금을 소진했다. 합병에 앞선 지난해 4월 메쉬코리아에 508억원을 투입했다. 합병 이후에는 요기요를 비롯해 펫프렌즈, 팀프레시, 카카오모빌리티 등에 잇따라 투자를 단행했다. 사실상 지난해 7월 1일 합병 법인 출범 이후 지난해 소진한 투자금만 5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왕성한 투자의 결과로 작년말 기준 합병법인 GS리테일의 보유현금은 3000억원 수준으로 감소했다. 그리고 올해 1월 쿠캣에 550억원을 투자한 이후 대규모 투자가 주춤하는 양상이다. 쿠캣 투자를 제외하면 이렇다할 투자가 없었지만 현금성자산이 올해 3월말 기준 1500억원 규모로 줄었다. 물론 기업에 대한 직접 투자를 제외하더라도 물류센터 통합 및 확충, 합병법인의 IT시스템 통합작업 등에 꾸준히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눈에 띄는 대목은 운전자본 부담을 줄이고 있다는 점이다. 2021년 1분기 별도기준 양사 합산 운전자본(매출채권+재고자산-매입채무)은 238억원으로 플러스(+) 수치였으나, 올해 1분기 마이너스(-) 453억원이다. 매입채무 규모를 늘리면서 현금 유출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외부 조달도 확대하고 있다. 올들어 2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기도 했다. 오는 29일 만기 도래하는 사채 1500억원 상환 자금과 운영자금 마련을 위한 목적이었다. 특히 운영자금은 직접 투자와 달리 가맹점주, 협력사에 대한 상생지원을 위한 목적이다. 이와 함께 자산 매각도 실시했다. 비유동자산으로 분류해왔던 GS파크24 지분을 장부상 매각예정자산으로 분류, 올해 상반기 지분을 처분해 카카오모빌리티에 재투자했다.

이에 따라 GS리테일의 부채가 늘고 있다. 합병 이후인 지난해 9월말 별도기준 3조5967억원에 머물렀으나 3조7686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89.3%에서 93.5%로 상승했다.

합병 이후 채 1년도 되지 않아 GS홈쇼핑이 갖고 있던 현금을 상당부분 소진했다는 점이 향후 투자 계획의 불확실성도 키우고 있다. 특히 GS리테일은 합병 이후 자체적인 이익창출력이 큰폭으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투자금 유출을 자체적인 현금 창출력으로 상쇄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향후 영업실적 회복을 통해 자체적으로 창출하는 현금으로 투자비를 감당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올해 1분기 별도기준 GS리테일은 매출액 2조4513억원, 영업이익 352억원을 달성했다. 반면 합병전 2021년 1분기 GS리테일과 GS홈쇼핑의 단순 합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3126억원, 727억원이다. 합병을 통한 시너지 효과가 영업실적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신사업과 관련된 투자가 지난해 집중적으로 이뤄졌다"며 "특히 작년 하반기에 매물들이 몰렸는데 작년에만 5500억원에 달하는 신규투자를 집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합병 당시 제시했던 1조원 투자 중 상당부분이 집행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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