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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만에 부활' 일반세컨더리펀드, VC 숨통 틔우나 중기부 2차 출자 '중간 회수시장 활성화'…벤처세컨더리 사모펀드 '첫 시도'

이효범 기자공개 2023-03-10 07:59:49

이 기사는 2023년 03월 09일 08: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올해 모태펀드 2차 정시 출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벤처캐피탈(VC) 업계의 중간 회수시장 활성화에 팔을 걷어 부쳤다. 한동안 볼 수 없었던 일반세컨더리펀드를 부활시키고, 사모펀드 자금을 VC업계에 유입시킬 수 있도록 물꼬를 트는게 이번 계획에 포함된다. 이를 통해 '투자-회수-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 낼지 주목된다.

중기부는 교육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문화체육관광부, 보건복지부, 환경부, 고용노동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한국벤처투자와 함께 '모태펀드 2023년 2차 정시 출자공고'를 통해 약 7000억원을 출자해 1조4000억원 규모의 벤처펀드를 조성할 예정이라고 지난 8일 밝혔다.

총 1조4000억원 가운데 5000억원 규모를 중간 회수시장을 활성화 할 수 있는 세컨더리 펀드를 결성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피투자기업의 기존 구주를 인수하는 '일반세컨더리펀드'를 3000억원으로, 기존 벤처펀드의 출자자(LP) 지분을 인수하는 'LP지분유동화펀드'를 400억원 규모로 조성한다. 또 사모펀드시장 연계를 통해 벤처펀드의 중간회수를 돕는 '벤처세컨더리 사모펀드'도 올해 처음으로 출자해 1500억원 규모로 조성할 예정이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모태펀드 주도로 일반세컨더리펀드를 결성한다는 대목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벤처펀드 시장이 예전과 달리 커졌다"면서 "최근 기업가치가 떨어진 가운데 구주가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중간 회수 단계가 더욱 필요해 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같은 취지로 일반세컨더리를 거의 10년만에 다시 부활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세컨더리펀드는 정책적 목적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에 따라 주로 민간자금으로 조성돼 왔다. 세컨더리펀드의 특성상 구주를 인수해야 하기 때문에 벤처기업에 직접적으로 자금 유입이 이뤄지지 않는다. 이를 고려하면 중기부가 올해 2차 정시에서 일반세컨더리 펀드 결성 계획을 발표한 것은 그만큼 중간 회수 시장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중기부는 또 사모펀드 시장을 연계해 벤처펀드의 중간회수를 돕는 ‘벤처세컨더리 사모펀드’를 내놨다. 벤처세컨더리 사모펀드는 모태펀드가 출자해 조성된 사모펀드가 세컨더리 전략의 벤처펀드에 투자하거나 혹은 직접 벤처기업의 구주를 인수하는 형태다. '모태펀드-벤처세컨더리 사모펀드-벤처기업 구주 혹은 벤처펀드' 순으로 자금이 유입되는 구조로 새롭게 고안된 펀드다.

일반 사모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들이 상장 주식 뿐만 아니라 비상장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사례들이 점차 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사모펀드와 VC 사이를 자연스럽게 연결할 수 있는 창구로 활용할 수 있다. VC 입장에서는 사모펀드 시장 자금을 활용하는 것 뿐만 아니라 또다른 회수 시장이 생길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아직까지 구체화 해야 할 부분은 남아 있다. 벤처세컨더리 사모펀드를 조성하기 위해 모태펀드의 출자비율은 20~30% 수준으로 거론되지만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또 모태펀드 자금을 받은 벤처세컨더리 사모펀드가 벤처기업 구주를 직접 매입할지 아니면 벤처펀드에 재간접 투자할지에 대해서도 논의 중이다. 다만 사모펀드 자금을 최대한 유입할 수 있는 쪽으로 결론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VC업계에서는 중간 회수시장 활성화를 반기는 분위기다. 지난해 급격한 금리 인상 이후 VC들의 포트폴리오 기업 밸류에이션이 큰폭으로 하락했다. 이에 따라 엑시트를 하지 못해 만기를 연장하는 펀드들이 잇따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이같은 상황을 고려해 일부 발빠른 VC들은 구주에 투자할 수 있는 적기로 보고 세컨더리펀드 결성을 추진하고 있다.

문제는 출자자(LP) 모집이다. 구주를 인수한다는 점 때문에 정책자금을 비롯해 국민연금과 같은 대형LP들은 세컨더리 펀드 출자자로 나서지 않는 분위기다. 결국 민간자금을 보유한 은행, 증권사, 저축은행, 캐피탈 등이 세컨더리펀드의 주요 LP였다. 하지만 이같은 LP들 마저도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에 자금이 묶여 한동안 벤처펀드 출자자로 선뜻 나서지 못하는 양상이다.

VC업계 관계자는 "결국 최근과 같은 시장 상황에서 세컨더리펀드 결성의 최대 관건은 LP 모집"이라며 "모태펀드가 마중물 역할을 해줄 경우 LP모집이 한층 수월해 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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