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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벤펀드 일몰 리스크]공모주 우선배정 혜택 압도적…타 펀드로 대체 불가②정책 배려로 탄생…일몰시 중소기업 조달도 상실 위기

양정우 기자공개 2023-03-23 08:20:31

[편집자주]

4조원 규모로 성장한 코스닥벤처펀드의 공모주 우선배정 혜택이 올해 연말 일몰을 앞두고 있다. 운용업계는 연장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이지만 속단은 금물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일몰 현실화시 비시장성 자산을 담은 펀드의 환매 연기와 중소기업 조달 루트가 사라지는 이슈가 동시에 불거질 여지가 크다. 혜택 소멸은 아니더라도 우선배정 시스템엔 큰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더벨은 눈앞에 닥친 코벤펀드의 일몰 리스크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0일 15: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벤처펀드는 불과 5년여 만에 한국형 헤지펀드(일반 사모펀드) 시장에서 한 축을 담당하는 비히클로 성장했다. 그 배경엔 코스닥 시장에 도전하는 기업공개(IPO)에서 전체 공모 물량의 30%를 우선 배정하는 과감한 정책적 배려가 자리잡고 있다.

코벤펀드는 IPO의 공모 규모에 따라 많게는 일반 펀드의 10배를 넘는 물량을 배정받기도 한다. 공모주 자체가 할인된 주식을 파는 콘셉트인 만큼 코벤펀드는 일반 공모주펀드보다 평균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거두는 구조를 갖고 있다. 대체 펀드가 나오기 어려운 만큼 코벤펀드로 뒷받침하던 정책적 효과는 일몰과 함께 사라질 수밖에 없다.

◇전체 물량 30%, 투자 모수는 코벤펀드뿐…일반·기관 배정보다 압도적 유리

증권 인수업무 등에 관한 규정 제9조에 따르면 코벤펀드는 코스닥 시장에 입성하는 IPO 기업의 공모 물량에서 30%를 우선 배정받는다. 일반투자자(30%), 기관투자자(30%) 등과 함께 최대 비중을 차지한다. 우리사주조합과 하이일드펀드의 경우 각각 5%에 불과하다.

각 분류에 따른 투자자의 모수를 감안하면 코벤펀드라는 단일 비히클에 책정된 30%의 존재감은 훨씬 더 커진다. 일반투자자의 범위는 공모주에 투자하는 모든 개인이고 기관투자자는 국내만 10조원(일반 공모주펀드, 멀티스트래티지 펀드 등)을 훌쩍 넘는 것으로 업계는 추산한다. 반면 코벤펀드는 3조7000억원 대로 집계된다.

이런 구조적 여건 때문에 일반 공모 청약의 경우 '따상' 열풍이 불 때는 2000대 1의 경쟁률을 넘어서기도 했다. 코벤펀드 운용사 입장에서는 우선 배정을 받는 요건을 충족시키는 대신 공모주 투자에서 최대 혜택을 누리고 있는 셈이다.

IPO 딜에 따라 모수 차이에 따른 희비의 격차가 한층 더 확대된다. 예를 들어 100억원 규모의 공모를 추진하는 상장예비기업의 경우 기관투자자와 코벤펀드 모두 30억원을 놓고 별도로 경쟁을 벌인다. 코스닥에서도 종종 공모 규모가 1000억원 이상인 빅딜이 나온다. 이 경우 코벤펀드에만 300억원 규모의 물량을 할당된다. 우선배정을 신청해 대규모 물량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코벤펀드와 일반 공모주펀드를 모두 운용하는 입장에서 코벤펀드의 유리한 여건을 실감한다"며 "똑같은 IPO 딜에서 동등한 조건으로 신청해도 코벤펀드에 배당된 물량이 10배를 넘어설 때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공모주 투자가 손실을 입는 시점도 있으나 장기 흐름을 따져보면 코벤펀드의 수익률이 단연 높다"고 덧붙였다.


◇코벤펀드 연초 이후 수익률 '6.6%'…대체펀드 없어 정책 효과 '소멸 우려'

공모가는 제도적으로 적정 기업가치에 할인이 적용된 가격이다. 물론 이 적정 기업가치는 상장주관사인 증권사의 투자은행(IB) 파트에서 밸류에이션을 통해 산정한 잠정치다. 물론 IPO의 조력자인 주관사가 주도하는 터라 상장예비기업의 입맛에 맞춰 밸류를 높게 책정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실상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만일 시장의 눈높이와 크게 어긋나는 밸류에이션으로 몸값을 산정한다면 수요예측에서 참패를 면하기 어렵다. 이 경우 IPO 추진 기업은 창업 후 최대 이벤트가 흔들리면서 자금 스케줄이 꼬일 수밖에 없다. 한마디로 터무니없는 가격을 내놓기는 어려운 셈이다. 이 때문에 공모주가 안정적 투자처로 분류되고 물량 확보가 투자 성적을 좌우하는 키로 여겨진다.

코벤펀드의 성적표는 늘상 비교 우위를 점하는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1~2월 국내 코벤펀드(일반 사모펀드, 증권사 PBS 계약 기준)의 평균 누적 수익률은 6.6%로 집계됐다. 헤지펀드 전체 수익률 평균인 3.92%보다 3%포인트 가까이 높은 성적이다. 일반 공모주펀드(공모주 하이일드펀드 포함)의 3.98%와 비교해도 단연 높은 성과다.

연초 이후 두 달 새 수익률이 162%에 달하는 코벤펀드(쿼터백자산운용, QB V1 코스닥벤처 일반 사모투자신탁 제1호)도 나왔다. '아이리스 코스닥벤처일반사모투자신탁 제2호', '자비스 코스닥벤처일반사모증권투자신탁 제3호', '파인앤파트너스 상장벤처주식형 일반 사모투자신탁 제4호', '유경PSG 범블비코스닥벤처일반사모투자신탁 제4호', '두나미스 코스닥벤처 일반사모투자신탁' 등은 30%를 넘는 수익률을 달성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공모주 투자 영역에서 코벤펀드처럼 투자자에 매력적인 비히클은 없다"며 "이런 경쟁력은 모두 우선배정 혜택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당국이 우선배정 제도의 일몰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그간 코벤펀드가 감당해왔던 정책 효과도 단번에 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벤펀드는 정부의 코스닥 벤처기업 활성화 정책 추진에 맞춰 전체 투자금의 50% 이상을 의무적으로 코스닥과 벤처기업에 투자해야 한다. 신탁재산의 50% 이상을 이들 기업의 신주 내지 구주에 투자한다. 결과적으로 4조원에 가까운 코벤펀드의 절반 정도가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에 투입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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