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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스퀘어는 어떻게 글로벌 스탠다드 환원정책 꺼냈나 투자 '풀 사이클' 성과 가시화, 자사주 매입·소각…배당 수입·하베스트 성과 공유

이장준 기자공개 2023-03-31 09:55:02

이 기사는 2023년 03월 30일 14: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ICT 투자전문회사 SK스퀘어가 글로벌 스탠다드 수준의 주주환원 정책을 꺼냈다. 경상배당수입의 30% 이상, 특별한 투자 성과를 낸 경우 그 일부를 나누는 게 골자다. 자사주를 매입하고 소각하거나 현금 배당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특히 최근 SK쉴더스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투자 '풀 사이클(Full-Cycle)'을 보여준 성과를 공유한다. 티맵모빌리티, 원스토어를 비롯한 주요 포트폴리오 역시 중장기적으로 유사한 과정을 거쳐 과실을 주주와 나눌 방침이다.

◇"주가 하락 죄송" SK스퀘어, 투자 성과 주주와 공유 시작

SK스퀘어는 30일 제2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박정호 부회장(사진)은 SK스퀘어 CEO로서 마지막으로 영업보고를 CEO 스피치 형태로 진행했다. 다만 그는 이번 주총에서 새로 선임된 박성하 대표와 함께 추후 투자심의위원회를 비롯해 경영 전반에 참여한다.

박 부회장은 지난해 SK스퀘어가 거둔 성과를 공유하고 첫 주주환원 정책을 예고했다. 그는 "올해가 주주환원을 하게 된 첫해인데 주가가 많이 하락해 주주 여러분께 항상 죄송한 마음"이라며 "그동안 공개 재무제표가 없어 자사주 매입도 못 해 안타까웠다"고 운을 뗐다.

이어 SK스퀘어가 올해부터 2025년까지 추진하는 주주환원 정책 내용을 공개했다. 박 부회장은 "투자전문회사인 만큼 포트폴리오 배당이 올라오면 그 수입의 30% 이상은 주주환원에 사용할 것"이라며 "아울러 SK쉴더스 딜처럼 스페셜 이벤트가 발생하면 그 몫을 주주들과 공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경상배당수입의 30% 이상, 투자 하베스트 성과의 일부를 환원할 방침이다. 방식은 자사주를 매입하고 소각하는 방식을 우선시하되 현금 배당 가능성도 열어뒀다. 즉각적인 주주환원 효과가 드러나지 않더라도 IR 미팅을 통해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방식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제가 자사주 소각을 가장 많이 한 CEO라고 하는데 자랑할 만한 건 아닌 것 같다"며 "요즘처럼 어려울 땐 자사주를 갖고 본드를 발행할 수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투자 재원이 충분히 마련된 상황이라 자사주를 보유하는 대신 소각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SK쉴더스의 경우 딜이 클로징되고 EQT 측으로부터 실제 돈이 납입되는 시기가 올해 9~10월께로 전망된다. 4000억원이 조금 넘는 금액이 들어오면 그중 상당 부분을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방식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SK쉴더스 딜은 SK스퀘어가 투자전문회사로서 역량을 한데 모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상당하다. 박 부회장이 SK텔레콤 CEO를 맡던 시절 칼라일로부터 인수해 SK인포섹과 합병하면서 밸류를 키웠다. 재무적투자자(FI) 엑시트 차원에서 추진했던 기업공개(IPO)가 무산됐지만 발빠르게 대처했다.

그는 "보안업에 대한 식견과 미래 가진 발렌베리 가문을 발굴해서 쉽지 않은 금융환경 속에서 딜을 만들어 완성시킨 케이스"라며 "32% 주주로 남아있지만 실제로는 대규모 투자 유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자부터 밸류업, 하베스트에 이르기까지 투자의 전 과정을 완성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그동안 SK스퀘어 연결 기준으로 1조8000억원가량 부채가 잡혔는데 주주 변경 이후에는 해당 자산이 SK스퀘어 북에서 사라지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추후 EQT 측으로 주인이 바뀐 후 SK스퀘어는 공동 경영을 통해 SK쉴더스를 3~5년 동안 현재 5조원의 기업가치를 7~8조원 수준으로 키울 계획이다.

SK스퀘어는 이처럼 투자 풀 사이클(Full-Cycle)을 실행하고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환원 정책을 통해 주주가치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를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소를 제거하겠다는 목표를 안고 있다.

이날 SK스퀘어가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면서 시장의 기대감도 되살아날지 주목된다. 그동안 내리막길을 걷던 주가는 30일 현재 장중 4% 넘게 오르며 4만원선을 향해 움직이고 있다.

*출처=네이버금융

◇티맵·원스토어 등 포트폴리오 자신감…박성하 신임 CEO "인앤아웃 전략 박차"

SK쉴더스 외에 다른 포트폴리오 관리 방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티맵모빌리티가 대표적이다.

티맵모빌리티는 지난해 KB국민은행으로부터 2000억원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2020년 12월 SK텔레콤에서 분사했을 때만 해도 1조원의 가치를 인정받아 우버로부터 투자를 받았는데 1년 반 만에 2배 이상 상승했다.

딜 클로징 후 KB국민은행은 SK스퀘어와 FI들에 이어 8.3% 지분을 보유한 4대 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국내 모빌리티 플랫폼에 대한 대형 금융사의 첫 투자라는 의미를 지닌다.

박 부회장은 "가장 꾸준하게 성장시켜온 회사인 티맵모빌리티는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인천공항으로 버스가 오가지 않으면서 파산 직전인 공항버스 회사를 어렵지 않게 살 수 있었다"며 "기업가치도 2배 이상 성장했고 사람뿐 아니라 사물의 이동까지 모든 걸 포함하는 올인원 플랫폼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SK쉴더스처럼 IPO 도전에 실패한 원스토어에도 애정을 드러냈다. 유럽 등에서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 대한 견제 움직임이 거센 만큼 이들의 독점 규제에 따른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한다. 도이치텔레콤을 비롯해 동남아시아에서도 원스토어의 비즈니스모델에 관심을 보인다는 설명이다.

그는 "대형 게임사를 잘 유치하면 큰 트래픽이 들어오는 만큼 게임에 정통한 전문가를 CEO로 교체해서 대작 게임 입점 노력에 힘쓰고 있다"며 "동시에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어 기대해도 되지 않을까"라고 밝혔다.


이날 SK스퀘어는 신임 이사 선임 안건도 통과시켰다. 박성하 사장(사진)은 SK스퀘어 사내이사로, 이성형 SK㈜ 최고재무책임자(CFO)는 SK스퀘어 기타비상무이사로 각각 선임됐다.

일부 주주는 온라인 질의를 통해 CEO 변화에 따른 SK스퀘어 전략에 변화가 나타날지 물었다.

이와 관련해 박 부회장은 "상장사 2개의 대표이사를 계속 존속하는 건 신의 충실 측면에서 어려운 점이 많다"며 "반도체 혹한기에 부족하지만 제 리더십이 좀 더 집중돼야 한다는 점에서 SK하이닉스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SK스퀘어 부회장으로서 같이 남아서 투자심의위원회도 하고 경영 참여도 해서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새로 부임한 박성하 사장 역시 주총에 참석해 "주주들이 우려하는 부분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기존 포트폴리오에 대해서도 인앤아웃 전략을 적극적으로 시행함으로써 주주가치 제고에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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