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리빌딩]밀리의서재, 그룹사 시너지 기반 신사업 본격화⑤KT 색채 짙어진 이사회, 그룹 내 콘텐츠 생태계 연결성 '강화'
유나겸 기자공개 2025-05-13 11:16:08
[편집자주]
KT가 계열사 내실 다지기에 한창이다. 통신 본업의 성장 한계에 직면했던 KT는 한동안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계열사를 빠르게 늘렸다. 하지만 최근 전략을 바꿔 비핵심·저수익 사업을 정리하고 일부 사업은 계열사로 이관하는 등 효율성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동시에 주요 계열사 사명에 'KT'를 추가하는 등 그룹 차원의 정체성도 다듬는 중이다. 더벨은 변화의 중심에 놓인 KT 주요 계열사의 사업 현황과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09일 13시3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최초 전자책 플랫폼 기업인 KT밀리의서재는 한때 완전자본잠식에 빠질 정도로 적자에 시달렸다. 백기사로 나선 곳은 KT 손자회사 KT지니뮤직이다. KT밀리의서재는 KT에 인수된 이후 계열사들과 시너지 전략을 바탕으로 적자를 마침내 벗어났다.최근에는 KT와의 연결고리도 한층 강화되는 추세다. 사명을 ‘KT밀리의서재’로 변경한 데 이어 이사회에 KT 계열사 출신 인사를 합류시키며 그룹 색채를 뚜렷이 하고 있다. 여기에 웹소설·웹툰 등 신사업을 추진하며 그룹사 미디어 계열사와의 시너지 확대에도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KT와의 거래액, 전체 매출 30% 육박
KT밀리의서재는 서영택 전 웅진씽크빅 대표가 2016년 7월 설립한 국내 최초 전자책 플랫폼 기업이다. 약 20만권에 달하는 도서 인프라를 기반으로 개인과 기업을 대상으로 한 정액형 구독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KT밀리의서재는 디지털 도서 콘텐츠 시장을 선점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다만 플랫폼 사업 특성상 초기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했고 출범 이후 줄곧 적자를 이어왔다. 2020년에는 결손금 누적으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지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KT밀리의서재를 인수하겠다고 나선 곳이 KT였다. KT지니뮤직은 2021년 9월, 서 대표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하던 경영권 지분 39%를 464억원에 인수했다.
이를 통해 'KT→KT스튜디오지니(드라마 제작)→KT지니뮤직(음악 스트리밍)→KT밀리의서재(전자책)'로 이어지는 지분 구조가 형성됐다. 현재 KT밀리의서재의 최대주주는 지분 38.71%를 보유한 KT지니뮤직이다.
KT는 밀리의서재의 현금창출력은 다소 부족할 수 있지만 성장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밀리의서재는 2018년 16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이 2019년 110억원, 2020년 192억원으로 빠르게 증가하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KT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은 이후 밀리의서재는 수익성 개선에도 성공했다. 플랫폼 기업 특성상 일정 규모 이상이 돼야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인데 KT 그룹 내 미디어 계열사와의 연계를 통해 임계점을 넘겼다는 평가다.
실제 2021년 14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던 밀리의서재는 2022년 2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같은 기간 매출도 289억원에서 458억원으로 58.5% 늘었다. 지난해에도 KT밀리의서재의 매출은 726억원, 영업이익은 11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8.3%, 5.8% 증가했다.

수익성 개선의 배경에는 KT 계열사와의 시너지 전략이 있었다. 기존에는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전자책 월정액 구독이 주력 모델이었다. 다만 KT 인수 이후에는 그룹 계열사와 결합한 요금제형 구독 상품 등 다양한 형태의 B2BC(통신사 제휴 고객 대상) 상품이 출시됐다. 지난해 KT와의 거래액은 214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29.5%에 달한다.
◇향후 3년간 600억 투자, 웹툰·웹소설에 '집중'
이러한 가운데 최근 KT는 KT밀리의서재를 미디어 사업의 성장 동력으로 삼고 그룹 내 콘텐츠 생태계와의 연결성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사명을 '밀리의서재'에서 'KT밀리의서재'로 변경한 것도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분명히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최근 이사회 구성에도 KT의 색채가 짙어졌다. 올해 초 주주총회에서는 박현진 대표이사와 신용강 기타비상무이사를 각각 재선임 및 신규 선임했다. 박 대표는 지니뮤직 출신으로 지난해부터 밀리의서재를 이끌고 있다.
신 이사는 KT미디어전략본부 미디어전략담당으로 그룹 차원의 전략 조율과 계열사 간 시너지 강화를 위한 인사로 해석된다. 기타비상무이사는 직접적인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지만 모회사 관점에서 전략 방향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는다. 업계에서는 신 이사의 합류로 KT와 밀리의서재 간 연결고리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KT와의 연결고리가 한층 견고해진 가운데 최근 KT밀리의서재는 웹소설·웹툰 기반의 신사업 '밀리 스토리' 론칭을 앞두고 있다. 기존 전자책 중심의 구독 서비스에서 스토리 콘텐츠 영역으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밀리 스토리는 6월 웹소설, 9월 웹툰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KT밀리의서재는 밀리 스토리 론칭을 통해 웹툰·웹소설 등 스토리 IP의 확장도 본격 추진한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판타지 작품 '전지적 독자 시점'의 오디오북 제작과 로맨스 작품 '궁노'의 웹툰화가 있다. 전자책을 넘어 2차 콘텐츠 제작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KT밀리의서재는 향후 3년간 총 6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며 이 중 절반 이상을 웹툰·웹소설 분야에 집중 투입할 방침이다. 신규 플랫폼인 밀리 스토리를 통해 연내 10만명의 신규 구독자를 확보하고 2027년까지 매출을 2배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이렇듯 KT밀리의서재는 전자책 기반의 구독 서비스에서 출발해 오디오북, 웹소설, 웹툰 등으로 콘텐츠 범위를 확장하며 그룹사 미디어 자산과의 연계 가능성도 함께 높이고 있다.
오디오북, 오디오 예능, 오디오 드라마 등 다양한 콘텐츠풀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플랫폼을 구축했을 뿐만 아니라 원천 IP 확보에도 힘을 쏟고 있다. 확보한 IP는 성격에 따라 KT스튜디오지니를 통해 드라마로 제작될 수 있고 완성된 콘텐츠는 KT스카이라이프의 ENA 채널이나 OTT 플랫폼 티빙 등을 통해 송출이 가능하다.
KT밀리의서재를 중심으로 그룹사 내 미디어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박 대표는 최근 신사업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KT 그룹사와의 시너지 효과를 묻는 질문에 밀리의서재 오리지널 콘텐츠의 영상화와 OST 제작을 연계한 콘텐츠 사이클을 구축해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KT밀리의서재는 전자책 기반의 구독 서비스에서 시작해 오디오북, 웹소설, 웹툰 등으로 콘텐츠 범위를 넓히며 그룹사 미디어 자산과의 연계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며 "원천 IP를 확보해 이를 영상·음악 콘텐츠로 확장하는 구조는 KT 그룹의 콘텐츠 생태계에서 중요한 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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