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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프로파일]소수종목에 분산투자, MBTI식 접근법 한화운용 박성걸 매니저'글로벌언택트' 첫 책임운용, 퀀트 분석 중요성 강조

윤기쁨 기자공개 2023-05-23 08:21:00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7일 10: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식에도 'MBTI'가 있다. 개별 종목 각각의 스타일과 밸류에이션(가치), 성향이 있기 때문에 이를 제대로 파악하고 선별한다면 적절한 장세에서 알맞게 활용할 수 있다."

박성걸 한화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무엇보다 퀀트(정량+계량) 분석을 중요시 여긴다. 각 주식의 밸류에이션은 어느 정도인지, 어떤 카테고리에 들어가는 게 적절한지, 현금 흐름과 재무스타일 등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를 주식의 'MBTI'라고 설명한다.

지금은 퀀트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박 매니저는 "예를 들어 현금 흐름이 많고 성장 단계에 진입했지만 밸류에이션이 낮은 주식들이 있다”며 “현재 상황이 안 좋더라도 퀀트 분석을 하는 사람들은 이를 기회로 여기고 적극적으로 매수하는데 주식별 성향과 특성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성장스토리: 26개국 누빈 세계일주, 펀드매니저 꿈 찾다

20대 때 떠난 세계 일주는 박성걸 매니저가 증권가로 발을 들이는데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중국에서 대학교를 졸업한 그는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전세계 26개국을 누비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유학 생활을 하던 그는 룸메이트의 추천으로 독일 사립 경영대학으로 유명한 WHU(WHU Otto Bisheim School of Business)로 교환 학생을 떠난다. JP모간, 도이치뱅크 등 유수의 글로벌 금융투자사 출신 CEO(대표)와 현직들을 다수 배출한 학교다.

WHU에서 다수의 업계 사람들과 토론하고 소통하며 금융투자업을 간접적으로 체험했다. 특히 그가 활동했던 축구 동아리에서 만난 선배들로부터 IB(투자은행), M&A(인수합병), 트레이딩에 대해 알게 되고 조언도 받았다. 막연하게 생각하던 펀드매니저라는 직업은 이때 머릿속에 구체화됐다. 금융위기 직전까지 IB와 M&A 분야가 각광을 받았을 뿐 자금을 실시간으로 움직이는 트레이딩 직무는 비교적 알려지지 않았던 시기다.

박성걸 매니저는 “트레이딩을 하는 사람이 되라는 금융인 선배의 직언이 인생에 참신한 충격이 됐다”며 “한국으로 돌아온 후 원자재 등 선물 트레이딩, 해외 주식 등을 적극적으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결국 펀드매니저가 됐다”고 말했다.

교환학생을 마친 그는 미래에셋금융그룹 공채로 입사했다. 미래에셋증권 전략기획본부로 발령을 받은 박성걸 매니저는 해외법인(홍콩·브라질) 운영관리와 자기자본투자 관리 업무를 맡았다. 이후 펀드 운용을 하고 싶다는 일념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중국 기관투자자 마케팅팀에 배정받았다.

결국 그는 펀드매니저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키움투자자산운용으로의 이직을 결정한다. 글로벌인덱스펀드 등을 운용하다 로버스트자산운용 글로벌매크로운용(홍콩·중국·대만 주식 운용)을 거쳐 2018년 한화자산운용 해외주식1팀에 안착했다.


◇투자 철학: 소수 종목에 분산투자...좋은 기업 '옥석가리기'

그의 운용 철학은 △소수 종목 △분산 투자 △정확한(좋은) 기업으로 요약된다. 소수의 종목에 집중해서 투자하면서도 다양한 섹터에 나눠 변동성을 조정하고 위험을 분산하는 식이다. 각 종목의 비중이 높은 만큼 좋은 주식, 정확한 기업을 고르는 게 가장 중요하다.

박 매니저는 “좋은 기업을 선별하는 기준은 기본적으로 해당 종목이 속해 있는 산업 업사이드(규모)가 커야하는데 가령 엔비디아의 경우 전세계 반도체 AI(인공지능) 강자에 해당한다“며 ”기업 CEO(대표) 경영진들이 얼마나 인류를 바꾸려고 노력하는지가 가장 중요한데 이는 곧 혁신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가장 피해야 하는 투자는 싸다는 이유로 나쁜 주식을 고르는 것"이라며 "우선 투자하기 적합한 기업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적절한 밸류에이션에 따라 비중을 가져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돈의 흐름을 잘 파악하고 따라가야 하는데 특히 파생상품 시장의 경우 현물 주식시장보다 빠르게 돌아가기 때문에 운용역의 판단 능력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투자 아이디어는 ‘매트릭스’식 계획에서 얻는다. 주요 자산들의 지표 흐름 추이를 월·분기·반기·년 단위 매트릭스로 만들어 계산하고 계획을 짠다. 주식뿐만 아니라 유로, 달러, 유가, 금, 채권, 선물 등 다양한 자산을 대상으로 한다. 이 과정에서 변수가 발생하면 업데이트를 거듭해 시장 변화 흐름을 읽고 아이디어를 얻는 식이다.

그는 “매트릭스 계획에 맞춰 차근히 투자를 진행하다 보면 지금 선택할 수 있는 섹터들이 보이는데 이중 잘될 것 같은 분야만 핵심적으로 몇 개만 추린다”며 “어떤 주식을 많이 보유할지 재무 상황 등을 고려해 한 달, 반 년 단위로 수정하다 보면 한쪽으로 쏠리지 않고 포트폴리오 균형을 맞춰갈 수 있다”고 밝혔다.

◇트랙레코드: 첫 책임운용 '글로벌언택트', 코로나19와 함께 고공행진

가장 애착이 가는 펀드는 '글로벌언택트'다. 부책임 운용을 겸임하다 2020년 자신의 이름을 처음 전면에 내세워 책임 운용을 맡게 된 상품이다. 글로벌 증시에 상장된 언택트(비대면) 테마 선두기업, 공급체인 우량기업 등에 투자한다. 산업별 정책과 기술 트랜드를 분석해 성장 잠재력이 높은 유망 기업들을 추출했다.

이 펀드는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유행할 당시 출시됐다. 4차 산업혁명과 비대면 문화가 본격화 되면서 수혜를 입은 기업에 주목했다. 사회 변화에 선도적인 역할을 하는 우량주를 선별해 담은 것이 특징이다. 올초 이후 누적수익률은 28.58%(지난달 중순 기준)로 양호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전자상거래 결제 △클라우드 컴퓨팅 △온라인 헬스케어 △백신·치료제 △반도체 소재 부품 △5G 장비 관련 종목들에 집중한다. 모두 비대면 산업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한 우량주들에 해당한다. △투자 국가의 재정 건전성·언택트 산업별 정책 △밸류에이션 점검 △기업별 비즈니스 모델·서비스 경쟁력 분석 등의 과정을 거친다.

박성걸 매니저는 "매트릭스 방식으로 투자하다 보면 특정 섹터에 전문성 보다는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된다"며 "해당 펀드도 하향식(탑다운) 및 상향식(바텀업) 분석을 병행하는데 현재 우리 스타일과 상황에 맞는 종목들을 적극적으로 탐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향후 펀드명 변경도 추진 중이다. 출시 당시(2020년 6월)에는 '글로벌언택트'라는 명칭이 국내 한 개밖에 없어 희소성이 있었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일반화 됐기 때문이다. 또 포스트 코로나로 넘어가면서 보다 적절한 이름을 찾기 위해 회사 내부적으로 검토 단계에 있다. 기본적인 투자 전략이나 책임 매니저, 구성 종목 등은 그대로 가져갈 예정이다.

박성걸 매니저는 '글로벌언택트' 이외에도 '한화천연자원'(연초 이후 4월 중순 기준 누적수익률 7.48%), '한화차이나고배당'(3.19%), '한화꿈에그린차이나'(2.66%) 등도 함께 운용 중이다.


◇향후 계획 : ETF와 경쟁하는 공모펀드, 결국 수익률로 승부

현재 그의 고민은 ETF(상장지수펀드)와 경쟁할 수 있는 공모펀드를 만드는 것이다. 최근 공모펀드와 펀드매니저 위상이 낮아지면서 경쟁력도 점차 떨어지고 있다. 결국 많은 투자자들이 찾는 ETF와 경쟁할 수 있는 상품을 출시해야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박성걸 매니저는 “펀드도 변해야 되는데 현재 투자 패턴 흐름상 △직접 투자 △ETF △펀드 세 개가 경쟁하는 구도가 만들어지고 있다”며 “운용사 입장에서는 개인이 직접 투자한 포트폴리오 효과를 내면서도 펀드매니저가 관리해주고 ETF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셈”이라고 짚었다.

또 “상승장일 때는 테마형 ETF의 성과가 더 우수할 수 있지만 한화운용에서 출시하는 펀드들은 산업의 변화를 이끌고 반영하는 상품들”이라며 “액티브 ETF보다 수익률이 더 좋으려면 개인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좋은 기업을 많이 담아야하는데 섹터를 적당한 비중으로 분산해 담아 매력적인 상품으로 승부를 보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펀드를 직접 운용하는 책임 운용역이 된지 생각보다 오래되지 않았는데 계속해서 좋은 성과를 내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며 “한화운용에서 처음으로 이름을 건 펀드를 맡게 된 만큼 ‘글로벌언택트’ 등의 투자 성과를 꾸준히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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