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모니터]'따상' 마녀공장...'후속타자' 달바, 몸값 고민 깊어졌다마녀 PER 적용시 3600억~4000억…성장세 폭발적, 공격적 스탠스 무게
양정우 기자공개 2023-09-21 07:38:17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0일 07: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화장품 기업 마녀공장이 상장 첫날 '따상' 기록을 남긴 덕에 'K뷰티 브랜드' 달바(d'Alba)를 보유한 비모뉴먼트의 몸값도 껑충 뛰고 있다. 내달 초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서를 접수하는 가운데 증권사의 밸류에이션 고민도 커지고 있다.마녀공장과 비모뉴먼트는 세부 판매 상품과 마케팅 전략이 동일하지 않으나 화장품 섹터라는 큰 틀에서 유사 기업으로 분류할 수 있다. 마녀공장의 경우 주가수익비율(PER) 21배를 적용한 밸류로 상장한 뒤 공모가를 훌쩍 넘어 시가총액이 5000억원 대에 다가서고 있다.
◇마녀공장 주가 급등, 높아진 눈높이…순익 급증 추세 '20억→126억'
IB업계에 따르면 비모뉴먼트는 최근 국내외 증권사에 상장주관사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RFP를 건네받은 하우스를 상대로 내달 초까지 입찰제안서를 접수할 계획이다.
제안서 작성에 한창인 증권업계에서는 단연 밸류에이션 산정이 가장 큰 숙제로 남아있다. 무엇보다 마녀공장이 IPO 흥행을 거둔 뒤여서 자칫 낮은 몸값을 제시했다가 비모뉴먼트의 오너와 경영진의 기대에 못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터무니없는 밸류로 프레젠테이션(PT)에 나서는 것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지난 6월 증시에 입성한 마녀공장은 상장 첫날 따상(시초가가 공모가 2배 형성된 후 상한가)을 기록한 데 이어 이틀째도 급등했다. 실적 성장세가 워낙 가파른 데다 글로벌 시장으로 매출 확대가 본격화된 덕에 투자자의 이목이 쏠렸다. 물론 그 뒤 물량 출회 탓에 주가가 하락했으나 현재 3만원 대에서 안정적으로 거래되고 있다. 공모가(1만6000원)의 2배 수준이다.
마녀공장의 현재 주가로 환산한 PER은 28.5배다. 비모뉴먼트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에 이 PER을 적용할 경우 기업가치로 3600억원 가량이 산출된다. 마녀공장은 지난해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1018억원, 173억원이었다. 비모뉴먼트의 경우 각각 1453억원, 126억원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비모뉴먼트의 상장 시점과 성장 속도를 감안해야 한다. 지난해 매출 볼륨은 전년(692억원)보다 109.8%나 급증한 수치다. 당기순이익의 경우 한 해만에 20억원에서 126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마녀공장의 경우 순이익 증가 추세가 이미 완만하게 꺾였던 만큼 비모뉴먼트는 좀더 후한 점수를 받을 여지가 크다. 여기에 내년부터 상장 작업에 시동을 거는 스케줄을 고려하면 실적 볼륨이 훨씬 커진 여건에서 IPO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IB업계 관계자는 "달바의 '핫'한 인기를 이미 인지하고 있었기에 공격적 스탠스로 밸류에이션에 나설 예정"이라며 "아직 1조원 이상의 몸값은 현실감이 떨어지지만 올해도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고수하면 조 단위 IPO로 부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화장품 섹터가 기나긴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도 제안서 작성 과정에서 고려하고 있는 대목이다. 화장품 기업마다 중국향 매출 침체에 오랜 기간 타격을 받았으나 근래 들어 K-뷰티의 영역이 미국을 비롯한 세계 무대로 확대되고 있다.
클리오, 아이패밀리에스씨 등 브랜드사가 호실적을 기록한 데다 이들에 생산 제품을 공급하는 제조 기업도 덩달아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두 업체와 함께 애경산업, 코리아나 등이 마녀공장의 밸류에이션 피어그룹에 포함됐다. 이들의 당시 평균 PER인 21배를 기준으로 밸류 산정이 마무리됐다. 현재 주가는 이 때보다 대부분 상승한 상태다.
비모뉴먼트의 밸류에이션 비교기업도 마녀공장의 피어그룹과 유사할 가능성이 높다. 화장품 제조업을 기준으로 삼은 뒤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 등 매출액 1조원 이상인 대기업을 제외했다. 몇몇 개별 업체는 변경될 수 있지만 같은 섹터 내에서 실적, 재무 조건이 유사한 기업은 한정될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이런 시장 여건도 비모뉴먼트의 IPO 눈높이를 끌어올릴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달바가 불티나게 팔리면서 현금을 창출하고 있기에 당장 상장을 통한 자금 조달이 시급한 기업은 아니다"며 "현실감이 없는 몸값을 내세우면 오히려 신뢰를 잃을 수 있기에 적정 밸류를 찾는 데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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