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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은 지금]돈 쓸 곳 많은데, 추가적 현금유출 '부담'②순차입금 확대 '눈길'…신사업 투자에 배당, 차입금 관리까지

김위수 기자공개 2024-02-21 13:46:47

[편집자주]

삼성 지배구조 정점에 위치한 삼성물산이 행동주의 펀드의 타깃이 됐다. 지분 1.46%를 모은 시티오브런던 등 자산운용사들이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주주제안은 삼성물산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더벨이 삼성물산이 처한 상황을 짚어보고 앞으로의 모습을 전망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19일 16: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물산의 지분 1.46%를 보유 중인 시티오브런던 등 5개 행동주의 펀드 운용사들은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을 요구하고 있다. 보통주 기준 주당 4500원의 배당금과 올해 중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는 내용이다. 삼성물산 측은 이에 대해 '경영상 부담'이 된다며 난감해 하고 있다.

◇삼성물산 vs 행동주의, 재무적 부담 '세 배'

삼성물산의 지난해 배당안은 보통주 기준 주당 2550원, 우선주 기준 주당 2600원으로 책정돼있다. 현재 삼성물산이 보유한 자사주를 제외한 보통주는 1억6216만8982주, 우선주는 146만7590주다. 이를 토대로 계산하면 총 4173억원을 배당에 써야 한다.

올해 삼성물산이 소각하기로 한 자사주는 보통주 780만주, 우선주 16만주다. 시가 기준 1조원 이상이라는 것이 삼성물산의 설명이다. 단 자사주 소각으로 인한 자본유출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과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으로 발생한 자사주(보통주 188만8889주, 우선주 15만9835주)에 대해서만 액면가액 100원을 기준으로 감자가 이뤄지는데, 이로 인해 일어나는 자본금 감소는 2억원 규모에 불과하다. 이외의 자사주 소각은 자본총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행동주의 펀드가 요구하는 배당안에는 총 7365억원이 소요된다. 여기에 더해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요구했으니 1조2365억원의 현금유출이 예상된다. 마찬가지로 자사주 소각에 따른 자본변동은 거의 없다. 행동주의 펀드의 요구를 맞추려면 삼성물산 자체적으로 제안한 주주환원 예산의 세 배에 달하는 금액이 필요하다.

삼성물산 측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제외한 당사의 잉여현금흐름(FCF)의 100%를 초과하는 금액"이라고 말했다.

◇순차입금 양전환, 현금 나갈곳 많아졌다

삼성물산의 차입금은 2022년을 기점으로 크게 늘어났다. 2021년까지만해도 연결법인 기준 3조2643억원이던 총차입금은 이듬해인 2022년 말 6조3175억원으로 크게 확대됐다. 1년새 약 3조원에 달하는 차입금 증가가 있었다.

2022년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대규모 투자 계획이 발표된 해다.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찾아 2032년까지 7조5000억원을 들여 제2바이오캠퍼스를 조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분 43%를 보유한 삼성물산도 투자금을 지원했다. 유상증자를 통해 1조2168억원을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내려보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투자를 기점으로 삼성물산의 차입금이 크게 확대된 셈이다. 투자가 시작된 2022년에도 삼성물산의 순차입금은 마이너스(-)를 유지했다. 총차입금이 6조3175억원이었지만 현금성자산은 이를 상회하는 6조8291억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단 2023년들어 현금유출 속도가 급격하게 빨라지며 순차입금이 양전환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삼성물산의 순차입금은 6500억원이다.


자본적지출(CAPEX), 배당금 지급으로 인한 현금유출이 이어졌다. CAPEX의 경우 2022년을 기점으로 규모 자체가 커졌다. 2020년 3217억원, 2021년 5868억원이던 삼성물산의 연결 CAPEX는 2022년 1조2519억원으로 뛰었다. 지난해 1~3분기까지만 봐도 이미 CAPEX 규모가 1조원을 넘긴 상태다. 삼성물산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투자실적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제외해도 8000억원에 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3764억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하기도 했다.

삼성물산은 올해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제외한 사업부문에 1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8000억원의 투자가 이뤄진 것에 비해 규모가 늘어날 전망이다. 투입된 자금은 기존 상품·서비스 등을 고도화하고 친환경 에너지 사업 다각화 등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확보에 쓰인다. 또 올해도 최소 4000억원 이상의 배당이 이뤄진다. 이처럼 지출 계획이 늘어난 상황인 만큼 주주환원의 추가적인 확대가 재무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삼성물산 측의 입장으로 보인다.

돈 나갈 곳 많아지기는 했지만 지난해 3분기 기준 삼성물산의 부채비율은 69%, 차입금의존도는 9%로 재무상태가 안정된 상태다. 레버리지를 늘리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다. 다만 대외적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인 만큼 재무적 부담을 키우지 않으려는 모습이다. 지난해부터 차입금 규모 감축이 이뤄지고 있는 점도 이를 보여준다. 실제 삼성전자 및 계열사들의 재무 운용 기조는 보수적인 편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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