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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시장의 제행무상(諸行無常) [thebell desk]

김일문 자산관리부장공개 2024-03-11 08:20:23

이 기사는 2024년 03월 06일 07: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한해동안 운용사를 포함한 자산관리 시장을 되돌아 보고 그 성과를 공유하는 더벨의 '코리아 웰스 매니지먼트 어워즈'가 최근 끝났다. 이번 어워즈에서는 기존 터줏대감의 자리를 새로운 얼굴이 대체했다는 점을 특징으로 꼽을만 하다. 불교에서 쓰이는 용어인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는 제행무상(諸行無常)이 떠오른다.

그 중에서도 타깃데이트펀드(TDF)부문의 수상사인 신한자산운용은 가장 큰 이변 가운데 하나였다. 이 자리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텃밭이나 다름없었다. 막강한 퇴직연금 사업자인 미래에셋증권을 계열로 두고 있는 덕에 그 동안 선두 TDF 운용사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당연하게 여겨져 왔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선택은 역시나 수익률이었다. 신한자산운용은 탁월한 성과를 바탕으로 퇴직연금 자금을 빠르게 끌어들이며 최고 TDF 운용사로 등극했다. 장기 투자 상품인 TDF 특성상 지난 1년의 성과만으로 지형도가 바뀌었다고 단언할 수 없지만 헤게모니의 변화가 감지됐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NH아문디자산운용의 등장도 낯설지만 반갑다. '펀드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주식형 액티브 운용사로 선정된 NH아문디자산운용은 더벨 어워즈와의 인연이 없던 곳이다. 주로 대형사들이 차지하던 이 자리에 대표 상품인 '필승코리아'를 필두로 다수의 펀드들이 준수한 성과를 기록하면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특히 필승코리아는 일본의 수출규제에 맞서 국내 소부장업체에 투자하는 펀드로 문재인 전 대통령이 가입해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상품이다. 극에 달했던 반일 감정과 국제 정치적 이슈가 맞물려 탄생했다는 태생적 한계로 인해 반짝 테마에 그칠 수 있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뛰어난 수익률로 대형급 펀드로 꾸준히 성장하면서 이러한 편견을 무색케 만들었다.

VIP자산운용도 발군의 활약으로 공모펀드 부문에서 처음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VIP자산운용은 이미 일반사모 영역에서는 올곧은 가치투자 전략으로 호시우행, 내공이 상당한 헤지펀드 하우스였다. 라이선스 획득 후 내놓은 'VIP한국형가치투자'는 지난해 공모시장에 진출해 단기간에 2000억원에 가까운 돈을 끌어모으면서 화려한 신고식을 치렀다. 비슷한 시기 똑같은 일반사모 운용사였던 더제이자산운용과 DS자산운용이 각각 400억원대, 100억원대 공모펀드를 설정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낭중지추'로 평가할 만하다.

개인들의 직접투자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공모펀드가 과연 지속 가능한 투자 수단으로 남을지에 대한 의구심은 강해지고 있다. 그러나 우수한 상품은 금융소비자들이 먼저 알아보게 마련이다. 결국 아무리 시장이 어려워지더라도 시류에 맞는 독창적인 상품과 뛰어난 성과가 답이다. 내년에는 또 어떤 펀드와 운용사들이 새로운 스타로 등극할 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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