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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스 해킹사태 그 후]책임경영 필요한데…두문불출 이대형 의장에 쏠린 눈④AMA 참여 고려, 투자자와 직접 소통할 가능성 ↑

노윤주 기자공개 2024-03-22 13:06:08

[편집자주]

가상자산 서비스 개발 기업 오지스는 6년여간 탈중앙화거래소(DEX)부터 탈중앙금융(디파이)까지 여러 사업을 시도하며 회사를 키워왔다. 그만큼 주목받는 신성이었다. 문제는 올해 초 1080억원 규모의 해킹을 당하면서 사업 지속 가능성에 빨간불이 커졌다는 점이다. 이런 가운데 오지스에 대한 기업 정보도 거의 공개된 게 없다. 그동안 오지스가 과연 어떤 활동을 해왔는지, 또 경영진과 지배구조는 어떤 상태인지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0일 15: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문분출하던 이대형 오지스 이사회 의장이 과연 회사를 살리기 위해 모습을 드러낼까. 오르빗브릿지 해킹 이후 업계의 이목이 쏠리는 지점이다.

해킹 사고 연장선에서 오르빗코인(ORC)이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서 상장폐지됐다. 상폐 공지 이후 오르빗코인 가격은 급락해 코인투자자들의 원성도 높아지고 있다. 누군가 나서서 오르빗브릿지 사용자, 코인 투자자의 마음을 달래야 한다.

오지스도 오너 등장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다. 내부서는 이 의장이 오르빗브릿지 사용자, 코인 투자자들에게 회사 사업 방향을 설명하는 '무엇이든 물어보세요(Ask Me Anything·AMA)' 자리 마련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장 입을 통해 새롭고 중요한 공지사항을 투자자들에게 전달할 시점을 저울질 중이다.

◇'외부 소통 의사 있다' 적절한 시점 기다리는 중

이 의장은 오지스 내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회사와 오르빗브릿지 해킹 복구 작업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책임을 회피할 수 있다는 업계 우려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해킹 발생 직후 일각에서 오지스가 책임소재를 해외 관계 법인으로 넘기고 국내서는 없던 일처럼 다른 사업을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 바 있다. 오르빗브릿지는 특정 운영 주체 없는 탈중앙화 서비스 형태로 개발했다. 사실상 "오지스는 운영사가 아닌 단순 개발사에 불과하다"며 책임을 회피할 수도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이번 해킹은 회사가 책임져야 한다는 결정을 확실히 내렸다.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이 의장이 직접 직원들에게 유례없이 강력한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오지스를 살려보겠다는 이 의장 의지는 그의 대외 활동 여부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오너의 책임경영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동시에 나온다. 특히 오르빗코인 상폐 이후 이 같은 목소리가 더욱 커진 모양새다. 코인 가격 급락에 투자자들의 불만이 폭발했다.


이달 초 70원대였던 오르빗코인 가격은 유의종목으로 지정되고 한 때 90원까지 올랐었다. 상폐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란 시장 기대감 떄문이었다. 하지만 결국 상폐가 확정되면서 현재 12원으로 가격이 폭락했다. 한달 전과 비교해 83.7% 하락한 수치다.

오지스는 이 의장도 전면에 나설 의사는 있지만 아직 때가 아닌 것 같아 조금 더 기다리고 있다는 입장이다. 과거에 공지했던 내용을 반복하며 원론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 보다는 투자자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중요 소식을 전달하는 게 보다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

오지스 관계자는 "지금으로서는 공유할 수 있는 이야기가 극히 적다"며 "L2 사업의 구체적인 로드맵 계획과 파트너사들을 연달아 공개해야 하는데 조율이 쉽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유가 불가능한 내용도 있다"며 "현재 오르빗브릿지 해킹 사건을 경찰서 수사 중인데 이 때문에 진척 사항을 외부에 공유할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AMA 등장 강수 두나

가장 가능성이 큰 등장 방법은 가상자산업계에서 흔히 차용하는 '무엇이든 물어보세요(Ask Me Anything·AMA)' 형태다. 기업 오너나 경영진이 회사 사업 방향을 설명하고 참여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소통 방법이다.

AMA에 오너를 내보낸다는 건 양날의 검이다. 특히 외부활동을 하지 않았던 인물이라면 더욱 그렇다. 투자자들의 빠르고 다양한 혹은 민감할 수 있는 질문에 오너가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달변가라도 실시간으로 대처하기 어려운 게 AMA다.

단점이 커보이지만 투자자 신뢰도를 회복할 수 있는 가장 빠르고 정확한 방법도 AMA다. 경영진이 AMA 나서면서 커뮤니티 지지도를 끌어올린 선례가 있다. 지난달 클레이튼과 합병 투표를 앞뒀던 핀시아는 설연휴 기간 마라톤 AMA를 진행했다. 초기부터 핀시아를 이끌어가던 김우석 이사는 7시간 동안 중단 없이 투자자 질문에 답변했다.


업계서는 핀시아 통합 투표가 '찬성'으로 끝날 수 있었던 배경에 AMA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경영진이 진심으로 소통에 나서는 모습이 합병에 부정적이던 핀시아 투자자 측 마음을 돌렸다는 것이다.

2022년 말 위믹스(WEMIX)가 주요 원화거래소에서 상폐된 후 장현국 위메이드 부회장(당시 대표이사)이 수차례 AMA에 직접 나섰던 사례도 있다. 거래소에서는 상폐됐지만 위믹스 프로젝트는 계속된다는 점을 투자자들에게 어필했다. 오너 박관호 의장도 사재 300억원을 투입해 위믹스를 매입하는 계획을 발표하며 장 부회장 행보에 힘을 실어줬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나서지 않던 이대형 의장이 투자자 앞에 선다면 그 파급력은 상당할 것 같다"며 "자주 얼굴을 비추지 않던 인물이라 행위에 상징성을 수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프로젝트 실패 후 해당 사업을 접고 새로운 회사를 차려 소위 '세탁'을 하는 사람들이 있어 투자자들도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이 의장은 오지스를 살리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조만간 행보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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