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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랩은 지금]흔들림 없는 현금창출력, 무차입경영 비결 '20년 흑자'③김기인 CFO의 철칙…작년 EBITDA 350억, 현금·유동자산 4000억 돌파

이상원 기자공개 2024-03-28 08:07:32

[편집자주]

안랩이 국내 최초 백신 프로그램 V3를 선보인 지도 어느덧 30년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동안 꾸준한 성장을 거듭하며 국내 보안업계 부동의 1위 기업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하지만 최근 보안 업계의 클라우드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외국계 기업이 호시탐탐 안랩의 자리를 위협하는 등 공고했던 점유율도 불안해지는 모양새다. 정치적 이슈에 따른 부침도 커 보이는 상황이다. 중대한 갈림길에 서있는 안랩의 과거 성장 과정과 생존을 위해 어떤 대비를 하고 있는 지 등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6일 16:1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안랩은 20년간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알짜기업이다. 2001년 국내 업계 최초로 매출 200억원을 돌파한 뒤 10배 넘는 외형 성장을 이뤄냈다. 꾸준한 성장세는 우수한 현금창출력으로 이어졌다. 안랩의 현금과 유동자산은 어느덧 4000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흑자를 오랫동안 이어온 덕분이다. 그 덕에 다져진 탄탄한 재무구조가 '무차입 경영'을 할 수 있는 뿌리가 됐다. 고금리 시대에 이자비용 부담 없이 안정적으로 회사 운영을 이어오고 있다.

그 중심에는 최고재무책임자(CFO) 김기인 부사장이 있다. 창업자 안철수 의원의 최측근으로 10년 넘게 등기이사로 재임하며 보수적인 재무전략을 펼쳐온 인물이다.

◇반복된 보안사고로 업황 부침, '나홀로' 흑자기조

작년 국내 보안업계는 유독 힘들었다. 크고 작은 사이버 보안 사고가 잇따라 터지면서 보안 기업들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최근 몇 년간 보안 기업들의 기업공개(IPO)가 줄을 이었지만 지난해엔 이마저도 뜸했다. 중소기업 위주로 형성된 보안업계에 큰 타격을 입혔다.

그럼에도 안랩은 흑자 기조와 함께 외형 성장을 이어갔다. 2021년 업계 최초 2000억원을 돌파한 매출이 지난해 연결 기준 2392억원까지 늘었다. 전년 대비 4.9%의 성장률이다. 영업이익은 소폭 감소했지만 안정적인 수준은 유지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264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11%에 달했다.

줄어든 영업이익은 자회사들이 지출을 늘린 결과였다. 안랩 자체로만 보면 지난해 역시 성장했다. 이 기간 안랩의 별도 기준 매출은 2298억원, 영업이익은 323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6%, 11% 늘어났다. 특히 순이익은 149% 급증한 348억원을 기록했다. 투자한 금융상품이 미국 증시 활황에 힘입어 대규모 평가이익으로 이어진 덕분이다.

안랩의 흑자는 20년이 넘었다. 2001년 상장 이후 본격적인 성장을 시작했고 2012년에는 업계 최초로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2017년 1500억원 고지를 밟더니 2022년에는 2000억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률도 10% 이상 수준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오고 있다.

실적 성장세는 우수한 현금창출력으로 이어졌다. 안랩의 작년 연결 기준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350억원이다. EBITDA는 기업의 실제 현금 창출력을 의미하는 지표다. 전년 보다는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 캐팩(CAPEX) 투자비를 제외한 잉여현금흐름(FCF)은 216억원으로 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현금과 자산도 그만큼 쌓여가고 있다. 지난해 말 연결 기준 유동자산은 1985억원이다. 유동자산은 1년 안에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을 의미한다. 이 가운데 현금성자산 329억원, 기타유동금융자산은 1149억원, 이익잉여금은 2298억원이다. 연구개발(R&D)를 제외한 CAPEX 비용이 크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양호한 수준이다.


◇별도 기준 차입금 '0', 고금리시대 안정적 경영 '부각'

우수한 현름흐름을 기반으로 안랩은 20년간 무차입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일부 자회사가 외부로부터 소규모 조달을 했지만 연결기준 차입금의존도도 0.1%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국내 보안기업들이 지난해 R&D 투자비를 확보하기 위해 외부자금 조달에 나섰지만 안랩은 전혀 달랐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차입금의존도가 4~17%대를 오르내렸다. 하지만 2004년부터 장·단기차입금, 사채, 유동성장기부채 등을 포함 총차입금이 '0'이 됐다.

지난해 말 별도기준 순차입금은 마이너스(-) 1426억원이다. 차입금은 없고 현금성자산만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이 기간 부채비율은 31.9%다. 3년간 30%대다. 차입금과는 상관없이 매입채무가 반영된 영향이다.

고금리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무차입 기조는 안랩의 재무 건전성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요소다. 저금리 시기 단행한 대규모 차입으로 이자 지급에 부담을 가진 기업이 최근 다수다. 보안업체들도 마찬가지다. 다수의 기업들이 부담을 느끼는 데 반해 안랩은 20년간 지급 이자가 0원이었다.

보수적인 재무전략 중심에는 CFO인 김기인 부사장이 있다. 김 부사장은 1962년생으로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전기 기획팀, 이랜드 재무팀에서 경력을 쌓았다. 1999년 안랩에 합류해 20년 넘게 회사의 재무 전반을 책임지며 무차입 경영을 고수하고 있다.

2012년 전무 승진과 함께 등기이사로 선임된 후 10년 넘게 재임할 정도로 핵심 경영진으로 통한다. 그동안 수 많은 임원들이 안랩을 떠났지만 김 부사장은 2018년 부사장 승진하며 승승장구했다.

창업자의 최측근으로서 안랩의 안정적으로 재무구조와 성장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안랩의 미국, 일본, 중국 법인에서 대표이사 등을 맡으면서 초기 해외사업을 주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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