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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트소프트는 지금]적자에도 재신임 얻은 정상원 대표, '글로벌 진출' 중책②해외공략 원년 선언, 신사업으로 흑자전환 도전

이상원 기자공개 2024-04-22 07:25:17

[편집자주]

'알집'으로 성공 신화를 그렸던 이스트소프트가 설립된 지 어느덧 30년이 흘렀다. 그동안 '알 시리즈'로 성공 가도를 달리며 국내 대표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어느덧 계열사 9개사를 거느린 그룹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반복된 보안 사고와 신사업 부진에 경영 전반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창업자 김장중 회장이 퇴진 8년 만에 돌아온 이유다. 이스트소프트는 생존 문제를 두고 그만큼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이스트소프트의 성장 스토리와 부활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등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8일 16: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스트소프트의 경영 사정은 최근 몇 년 새 불안정한 추세다. 2년 연속 영업적자를 냈다. 2010년대 상황을 떠올리게 한다. 매출의 꾸준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오랜 적자에 빠졌던 시기다.

다만 경영자 교체는 아직 염두에 없는 모양이다. 김장중 회장은 경영을 총괄하는 정상원 대표에게 새로운 3년의 임기를 부여했다. 그만큼 정 대표의 어깨도 무거워지게 됐다.

정 대표의 최대 미션은 '글로벌 진출'이다. 이스트소프트그룹은 올해를 글로벌 진출 원년으로 선포했다.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AI와 게임을 통 해외 시장 개척을 준비 중이다. 정 대표는 이를 기반으로 수익성을 강화하고 흑자전환에 도전하겠다는 계획이다.

◇'알 시리즈' 흥행 주역, 입사 17년만에 개발자에서 경영인으로

정 대표는 1975년생으로 서울대 수학과를 나와 1998년 이스트소프트에 개발자로 입사했다. 직원이 12명이던 이스트소프트에 병역특례로 합류하게 됐다. 전역 후에도 떠나지 않았다. 입사 17년 만에 일반 개발자에서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업계에서는 입지전적인 인물로 평가받는다.

이스트소프트의 핵심 제품 개발을 주도했던 민영환 전 부사장과 서울대 수학과 선후배 사이다. 그가 군 복무 후에도 이스트소프트에 잔류했던 이유 중 하나로 거론된다. 정 대표는 민 전 부사장과 함께 '알집'을 비롯해 '알툴즈'를 개발했다. 2007년 '알약' 개발에도 참여했다. '알 시리즈' 흥행의 중심에 늘 그가 있었다.

이스트소프트의 알툴즈 사업본부장을 거쳐, 줌인터넷(현 이스트에이드) 부사장으로 포털 사업을 추진했다. 그룹의 성공적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란 경영 능력을 인정받아 2015년 대표이사가 됐다. 김 회장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지난 8년여간 김 대표가 사실상 그룹 경영을 총괄해 왔다.

그동안 가장 큰 오점으로 거론되는 건 '보안 이슈'다. 이스트시큐리티 대표도 동시에 맡았는데 2022년 알약 오작동으로 인한 컴퓨터 먹통 사태 사건이 불거졌다. 이로 인해 이스트시큐리티에서는 물러났다. 지금은 이스트소프트에서 AI 등 신사업 추진에만 집중하고 있다.


◇지출 증가·자회사 경영악화에 적자, 글로벌 사업으로 반전 노린다

또 다른 오점은 '수익성'이다. 정 대표가 경영을 맡은 동안 이스트소프트의 수익성이 시원치 않았다. 이스트소프트의 작년말 연결기준 매출은 925억원으로 전년 대비 4.2%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손실 89억원, 순손실 116억원을 기록했다. 2년 연속 적자다. 연결 자회사인 줌인터넷의 손실 영향이 컸다. 줌인터넷은 작년 62억원의 적자를 냈다.

연결 자회사의 문제도 있지만 이스트소프트 자체 실적도 좋지는 않았다. 지주사격인 이스트소프트의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은 377억원으로 전년 보다 15.5% 늘어났다. 이 기간 영업손실과 순손실은 각각 15억원, 82억원이다.

신사업 추진으로 늘어난 영업비용 영향이 컸다.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비용이 1000억원을 넘어섰다. 매출보다 많은 지출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영업비용은 매출원가를 비롯해 판매비와 관리비를 합산한 금액이다. ICT 기업으로 일반적인 매출원가가 크지는 않다. 신사업 추진에 따른 프로모션 비용 몫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AI를 비롯한 신사업을 진행하면서 재작년부터 프로모션 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있다.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해외 박람회 등 참여로 지출이 발생했다"며 "이스트게임즈의 경우 남미 시장 진출로 해외 프로모션이 진행됐고 북미 진출도 앞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적자가 이어지고 있으나 김 회장은 정 대표를 다시 한번 신임했다.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정 대표는 3년의 임기를 재차 부여받았다. 그만큼 김 회장의 신임이 두텁다는 점을 보여준다. 정 대표만큼 사업을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는 인물도 드물다는 게 내부 평가다.

정 대표는 올해 글로벌 진출에 집중할 예정이다. 그동안 알툴즈, 알약 등 국내 시장에 집중해 왔지만 새로운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해외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AI 휴먼과 게임 사업을 통해 해외 공략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를 기반으로 흑자전환을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이스트소프트 관계자는 "회사가 올해를 글로벌 진출의 원년으로 삼았다. AI 서비스도 5월에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형태로 전환해 출시하려고 준비하고 있다"며 "모두 글로벌 진출을 염두에 두고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올해는 이러한 과제를 적극 추진하고 흑자전환을 큰 방향으로 정하고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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