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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현대차 딥 커넥션]주식뿐 아닌 인재도 교환, 김영섭호도 영입 이어간다③윤경림·권오륭부터 오승필·윤경아까지…현차 넘어 현대카드 출신들 KT 포진

이민우 기자공개 2024-04-05 08:10:12

[편집자주]

KT와 현대차그룹은 지난 십수년간 협력 관계를 쌓아왔다. 국가대표 통신과 자동차 기업의 파트너십은 다양한 성과로 이어졌다. 문제는 이들의 깊은 관계가 최근 들어 사법 리스크란 어두운 면으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전격적인 지분 교환을 통한 혈맹 구축과 동시에 각 계열사가 얽힌 '보은 투자' 의혹이 불거졌다. 두 그룹은 과연 어떻게 인연을 맺고 또 그 관계를 이어왔는지 관심이 쏠리는 배경이다. 양사의 다양한 연결고리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3일 10: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는 장기간 파트너십을 맺어온 현대차그룹에서 실무자와 주요 임원을 영입한 사례가 많다. KT 대표이사가 바뀐 후에도 이 같은 경향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김영섭 KT 신임대표 체제 아래 새롭게 만들어진 최고기술책임자(CTO) 자리에 현대차그룹 출신이 임명된 게 대표적이다. 다만 이전과 다소 다른 점이 있다. 현대차 본사 대신 금융게열사인 현대카드 출신들이 영입되고 있다는 점이다.

윤경림·권오륭 등 양사 오간 핵심 임원, 경영·사업 연결고리

현대차그룹 출신으로 KT 주요 임원에 입성한 대표적인 인사는 윤경림 전 사장이다. 통신·미디어 전문가로 KT에만 세 차례 입사한 특이 이력을 지녔다. KT와 현대차 양사에서 모두 핵심 인력이자 첨단화의 기수로 꼽혔던 인물이다.

윤 전 사장은 KT에서 신사업추진본부장과 글로벌사업부문장, 그룹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 등을 맡았다. 현대차에서는 정의선 회장이 심혈을 기울인 서비스형수송(TaaS)사업부, 오픈에노베이션 조직을 이끌었다. 그 이력을 살려 지분 맞교환과 융합 경쟁력 전파 등 양사 사이 가교 역할을 했다.

더불어 당시 KT는 '디지코'를 표방하며 탈통신 강화를 외치고 있었다. 주목한 곳에는 UA 등 모빌리티, 로봇처럼 자율주행·자동차 분야와 깊은 관계를 지닌 영역도 존재했다. 현대차그룹에서 모빌리티 이해도를 쌓은 윤 전 사장은 복귀 후 KT의 관련 사업을 가속시켰다. 실제로 로봇 서비스 플랫폼 사업 등이 디지코의 핵심 전략으로 부상하기도 했다.


윤 전 사장을 보좌하며 KT 그룹제휴실을 이끌었던 권오륭 전 실장도 현대차그룹 출신이다. 윤 전 사장과 비슷하게 과거 KT에서 근무했다가 현대차로 이직 후 다시 복귀한 케이스다. 현대차에선 모빌리티 플랫폼사업전략실장을 맡았다. 해당 과정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KT의 디지코, 모빌리티 사업 등을 이끌었다.

권 전 실장은 지난해 실시된 KT 임원인사에서 자리를 떠났다. 그룹제휴실이 통폐합된 영향이다. 그는 현재 KT스포츠 이사회에만 이름을 올리고 있다.

사외이사 또는 금융계열사까지 범위를 넓히면 곽우영 사외이사, 우상현 비씨카드 신금융연구소장 부사장 등이 보인다. 곽 사외이사는 현대차 부사장 출신으로 2015년까지 차량IT개발센터장을 맡았던 인물이다. 지난해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 행사로 KT에서 신규 사외이사진을 구성하면서 주주 추천으로 이사회에 입성했다.

우 부사장은 현대캐피탈 부사장 출신으로 2022년 초 KT 자회사 비씨카드에 합류했다. 현대캐피탈은 현대차그룹의 할부금융 기업이자 현대차, 기아의 전속금융사다. 우 부사장은 2015년부터 활약하며 정책조정본부장 겸 현대금융연구소장, 정책담당 등을 지냈다.

현대카드·커머셜 거친 오승필·윤경아, KT 미래 기술 혁신 주도

김영섭 대표 체제가 시작되자 구현모 전 대표 체제에서 중용됐던 윤 전 사장, 권 전 실장 등은 모두 자리에서 물러났다. 곽 이사를 제외하면 현대차그룹 이력을 가진 KT 본사 임원 모두가 짐을 싼 모양새다.

다만 이번에도 현대차그룹 인사 중용이 이어지는 추세다. 대신 이전과 달리 현대차 본사 대신 계열사인 현대카드 출신의 진입이 두드러졌다. 특히 현대카드 출신이 KT 산하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에 다수 진입했던 적은 있었으나 본사 임원 진입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 현대차그룹에 통신·IT 인재를 뺏겼던 KT가 역으로 현대카드에서 인재를 들이는 모습이 주목된다.

김 대표 체제에서 영입된 현대카드 출신 KT 핵심 임원은 오승필 기술혁신부문장(CTO) 부사장과 윤경아 AI테크랩장 상무다. AI와 머신러닝 등 차세대 IT관련 전문가로 알려져 있는 인물들이다. AI테크랩은 기술혁신부문과 힘을 더해 KT AI 역량 고도화를 이끌 조직이다.


오 부사장은 마이크로소프트, 야후 등을 거쳐 현대차그룹에 입사했다. 2016년부터 7년간 현대카드, 현대커머셜의 디지털전환(DX), 금융 테크 기업 도약을 리드했다.

오 부사장이 김 대표 체제 출범 후 KT에 처음 만들어진 직책인 CTO로 임명됐다는 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앞서 현대카드에서 일궜던 DX 전략, 혁신 방식 등을 KT에 도입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KT 등 국내 통신사는 그동안 기존 텔코 중심 사업에 치중했다. 이에 빅테크 등에 DX, 모바일 등 첨단 사업 주도권을 내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현대카드는 2010년대 중반 부터 DX 혁신에 착수했던 바 있다. 오 부사장은 내부에서 이를 주도했던 만큼 지난 몇 년간 쌓인 관련 데이터와 노하우를 KT에 이식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윤 상무는 KT 경쟁사 SKT 출신으로 2021년 현대카드에 합류했던 인물이다. 약 3년간 플랫폼, 클라우드 개발 실장 등을 맡았다. 현대카드의 마이데이터 플랫폼 구축, 고객 모바일 서비스의 프라이빗 클라우드 전환 등을 주도했다.

KT에선 AI2X랩장인 배순민 상무와 함께 AI 개발 투톱 체제를 맡는다. KT는 이미 배 상무 등을 중심으로 초거대언어모델(LLM)인 '믿음'을 개발하는 등 내부 AI 조직을 단단히 구축한 바 있다. 그럼에도 내부 인원 승격 대신 현대카드에서 윤 상무를 데려오는 것을 택한 셈이다.

윤 상무 영입 배경은 현대차그룹과의 파트너십과 더불어 AI 관련 플랫폼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AI테크랩은 믿음 기반 서비스, 플랫폼 개발을 주도하는 조직이다. 윤 상무 재직 기간 동안 현대카드는 AI 기반 플랫폼 '유니버스'와 개인화 마케팅 솔루션 '트루 노스' 등 진일보한 기술력을 선보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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