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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LC형 VC 톺아보기]위벤처스, 'Co-GP·멘토 매칭'으로 블루오션 공략했다③지방 콘테스트로 시작, 프로젝트펀드로 실력 입증…LP풀 확대로 펀드 대형화

최윤신 기자공개 2024-04-15 08:31:43

[편집자주]

2005년 LLC(Limited Liability Company·유한책임회사)형 벤처캐피탈(VC)의 등장은 변곡점이었다. 수십억원에 달하는 자본금이 없어도 회사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수많은 벤처캐피탈리스트가 독립을 꿈꾸는 계기가 됐다. 실제 프리미어파트너스를 시작으로 LLC형 하우스가 생겨났고, 2016년 모태펀드에서 마이크로 VC 계정을 신설하며 그 수가 크게 증가했다. 곳간이 넉넉하지 않는 LLC 특성상 필연적으로 펀딩에 어려움을 겪지만 내공을 쌓으며 수천억원 규모까지 AUM(운용자산)을 불린 곳들도 있다. 더벨은 업력 5년 이상, AUM 1000억원 이상의 LLC형 VC의 성장 과정을 짚어보고 미래 방향성과 전략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1일 16: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설립자본금이 적은 LLC형 VC는 대개 설립초기 펀딩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런 상황에서 위벤처스는 모태펀드 출자사업을 공략하는 한편 다른 운용사와 공동운용(Co-GP) 조합을 만들고 세컨더리 성격의 프로젝트 펀드를 조성하는 방식으로 지속적으로 펀드를 만들어냈다.

베테랑인 파트너 심사역이 모인 만큼 기회가 찾아오면 놓치지 않았다. 모태펀드의 멘토기업 매칭 출자 사업을 적극 활용해 AUM을 크게 늘렸다. 파트너들의 네트워크와 역량이 적극 발휘됐다는 평가다.

투자 포트폴리오의 회수사례가 쌓이기 시작하자 펀드 규모는 조금씩 더 커지는 추세다. 다수의 프로젝트 펀드를 성공적으로 조기청산하기도 했다. 이런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공제회를 비롯한 큰 손들의 출자가 가시화했다. 이를 기반으로 점차 펀드의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멘토기업 매칭펀드 3건 성사, AUM 대폭 늘려

한국에서 통상적으로 벤처캐피탈이 투자할 수 있는 비히클은 크게 2가지로 구분됐다. 한국벤처투자조합(KVF)과 창업투자조합이었다.

위벤처스가 설립됐던 2019년까지만 하더라도 LLC형 VC는 창업투자조합을 결성할 수 없었다. 두 조합에 적용되는 법적 근거가 달랐기 때문이다. 한국벤처투자조합(KVF)는 특정 조건(세컨더리 및 M&A펀드 결성 등)을 충족하지 못하면 모태펀드의 출자가 필수였다. 따라서 적극적으로 모태 출자를 노릴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위벤처스는 설립 직후 공고가 나온 모태 정시 출자사업에서 지방분야에 지원했다. 하태훈 대표이사는 위벤처스 설립을 구상하던 시점에 제주도테크노파크 등 여러 지역의 창업 및 스타트업 관련 센터에서 주관하는 행사의 심사위원으로 참여했고, 이 과정에서 지방 기업들의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보고 지방분야를 정조준했다.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지원한 6곳 중 4곳이 선정됐고, 위벤처스도 여기 포함됐다. 제주테크노파크,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제주은행, 메리츠종금증권, 대전시 등의 출자를 받아 160억원 규모의 ‘WE지방기업육성펀드1호’ 결성에 성공했다.

첫 펀드 결성 이후 모태펀드 콘테스트만을 기다리지 않고 공동운용(Co-GP) 조합 등을 이용해 차근차근 AUM을 키워나갔다. 신기술투자조합의 Co-GP참여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회사 설립 이후 이내 합류한 김소희 상무가 활약했다. 유진투자증권과 Co-GP로 유진-위벤처스신기술투자조합1호를 결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에는 부천중소·벤처 투자펀드 업무집행조합원(GP)으로 선정됐고, 세 번째 펀드인 ‘WE시그니처블랙펀드1호’를 만들었다. KVF이지만 세컨더리 성격의 프로젝트펀드이기 때문에 모태 출자 없이 결성이 가능했다. Co-GP펀드 운용사인 유진투자증권이 LP로 참여하기도 했다.

2020년 모태 1차 정시출자에서는 창업초기분야 루키리그에 도전해 큰 규모의 펀드 조성에 나섰다. 모태펀드로부터 300억원을 출자받아 3개월만에 패스트클로징으로 펀드를 결성하고 이후 멀티클로징을 통해 578억원으로 키웠다. 서울시·부천시 등 지자체 자금과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등 금융권 자금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2020년 8월 벤처투자 촉진에관한 법률(벤촉법)이 시행되며 KVF와 창업투자조합이 벤처투자조합으로 일원화됐다. 이에 따라 LLC형 VC도 모태 출자 없이 조합을 결성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위벤처스는 제도 변화에 발빠르게 움직여 모태출자가 없이 벤처펀드를 만들어냈다.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 은행권일자리 2차 루키리그의 GP로 낙점됐고, 성장금융을 앵커LP로 300억원 규모의 WE일자리펀드1호벤처투자조합 결성에 성공했다. 노란우산공제회, 과학기술인공제회, 교직원공제회 3곳의 공제회를 LP로 끌어오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이 펀드를 통해 설립 2년차에 AUM 1000억원을 돌파할 수 있게 됐다.

위벤처스가 AUM을 빠르게 키울 수 있었던 또 다른 비결로는 ‘멘토매칭 출자’가 꼽힌다. 멘토기업 매칭출자는 이름 그대로 '멘토'로 나설 기업과 운용사가 하나의 팀을 꾸려 출자를 제안하는 형태다. 운용사가 멘토기업의 출자확약서를 받아오면 모태펀드가 1대 1로 매칭출자해주는 구조였다.


위벤처스의 파트너들은 투자 의사가 있는 기업들을 적극 설득해 출자를 이끌어냈다. 2020년 아모레퍼시픽을 멘토기업으로 삼아 결성한 273억원 규모의 스마트AP-WE언택트펀드1호 벤처투자조합이 시작이었다.

이후 2021년엔 모바일 게임 개발사 111퍼센트를 멘토로 매칭한 스마트SF-WE언택트펀드2호(530억원)와 한국타이어를 멘토로 매칭한 스마트STREAM-WE언택트펀드3호(125억원) 등을 차례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멘토기업 매칭 펀드 3개의 결성규모만 1000억원에 육박한다.

매칭할 멘토기업을 찾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3건이나 매칭 투자자를 확보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위벤처스 관계자는 “대기업과 CVC 등에서 근무한 경험을 가진 파트너심사역들이 많다보니 네트워크가 풍부하고 기업의 니즈를 정확히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은행·공제회 출자 늘어…과거 포트폴리오 기업의 출자 사례도

멘토기업 매칭 이후엔 펀드 대형화를 통해 AUM을 키우는 모습이다. 펀드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점은 위벤처스에 대한 LP들의 신뢰가 두터워지고 있음을 방증한다. 실제 2022년 만든 위청년메이트펀드는 규모가 753억원에 달한다. 위벤처스의 전략을 고려할 때 큰 규모다. 모태 정시출자사업에서 '청년창업' 계정 GP로 선정되며 150억원을 출자받았다.

교직원공제회 등 연기금과 우리은행 기업은행 등 은행권도 출자했다. 출자 문턱이 높은 기관이란 점을 고려할 때 높아진 위상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지속적으로 위벤처스에 출자하며 깊은 신뢰를 보이는 LP들이 늘어나고 있다. 청년메이트 펀드의 LP중 하나인 신한캐피탈은 다수의 펀드에 출자해왔다.

프로젝트 펀드와 블라인드 펀드의 높은 운용성과들이 트랙레코드가 돼 출자제안에 힘이 실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6년차가 되며 설립초기 투자한 포트폴리오의 회수가 본격화하는 시점이 됐다.

지난해 상장한 항공우주기업 컨텍은 첫 펀드인 WE지방기업육성펀드1호의 첫 투자포트폴리오다. 위벤처스는 펀드 결성 직후 컨텍에 투자를 단행했다. 컨텍은 지난해 코스닥 시장에 성공적으로 상장했고, 위벤처스는 올해 8배의 멀티플로 회수를 마무리지었다.

다수 프로젝트 펀드도 이른바 ‘대박’을 내며 청산했다. 제이시스메디칼에 투자한 WE시그니처블랙1호가 투자한 제이시스메디칼은 1년여만인 2021년 스팩합병으로 증시에 입성했다. 위벤처스는 투자금을 성공적으로 회수한 뒤 청산했다. IRR이 200%가 넘어서는 대박을 냈다.

2020년 DA밸류인베스트먼트와 함께 만든 WE-DA시스템반도체1호·2호신기술조합은 오픈엣지테크놀로지와 가온칩스 등에 투자했는데, 설립 3년만인 지난해 청산하며 각각 86.1%(1호), 93.6%(2호)의 IRR을 기록했다. 포티투닷에 투자한 WE-DA모빌리티신기술조합도 빠르게 회수해 청산했다.

위벤처스가 운용하는 펀드에만 출자하는 LP도 존재한다. 물류기업인 스타클러스터는 지난해 말 기준 위벤처스가 운용하는 조합 5곳에 38억5000만원을 출자하는 등 깊은 신뢰를 보내는 모습이다.


과거 투자 포트폴리오였던 기업이 LP로 출자한 사례도 나타났다. 청담글로벌은 지난 2022년 말 결성한 위LP지분유동화펀드에 출자했다. 위벤처스는 청담글로벌에 초기투자하며 인연을 맺었고 상장 이후인 2022년에는 성공적으로 엑시트도 마쳤다. 투자사로서 포트폴리오 기업에 준 신뢰가 출자로 이어진 것으로 여겨진다.

위벤처스의 최대규모 펀드 기록은 올해 바뀔 가능성도 있다. 최근 모태 1차 정시출자 사업에서 스케일업·중견도약 분야의 GP로 선정됐다. 모태펀드의 출자예정금액은 250억원으로 이번 정시출자 사업분야 중 가장 크다. 이를 앵커로 위벤처스는 최소 625억원 규모의 펀드를 결성할 예정이다. 해당펀드는 하태훈 대표가 대표펀드매니저를 맡는다.

펀드레이징의 영역도 넓히려는 모습이다. 모태 정시출자에서 처음으로 문화계정에 지원하기도 했다. IP(지적재산권) 분야에 지원해 서류심사를 통과한 상태다. GP에 선정되면 김소희 상무를 중심으로 펀드레이징에 나서고, 콘텐츠 IP 분야에 적극적인 투자를 단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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