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투자활동 점검]'해외법인 출자' 부담 가중, 예고된 인도법인 IPO②관련 출자 규모 4년 새 0.7조→1.9조로 껑충
이호준 기자공개 2024-04-16 08:24:33
[편집자주]
현대차의 투자활동에 변화가 생겼다. 경기 침체 이후 돈 안 되는 신생 기업에 대한 관심을 뚝 끊었다. 대신 기존 해외 거점에 대한 투자는 강화하고 있다. 그간 뚝심 있게 지켜봐 온 투자자산에 대한 평가는 시작한 것처럼 보이니, 그간의 행보와는 반대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미래 모빌리티 전략을 가속화하는 데 있어 기존의 투자 방식을 고수하기엔 다소 문제가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현대차의 이러한 상황은 회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더벨이 수년 만에 찾아온 현대차 투자활동을 둘러싼 여러 변화를 분석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2일 16: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의 인도법인 상장 추진 배경엔 누적된 '해외법인 출자' 부담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는 중국에서의 미래가 불투명해지자 2021년 이후 꾸준히 중국법인에 대한 대규모 자금수혈과, 중국 시장 상실분을 상쇄하기 위한 다른 해외법인에 대한 출자를 병행해 왔다. 그 결과 최근 관련 지출이 2조원까지 늘어났고, 현대차로서는 조달 여력이 충분하다고 여겨지는 인도 증시에 자연스럽게 눈길이 갔다는 해석이 나온다.여러 번의 수혈 흔적이 도드라지는 곳은 현대차가 설 자리를 잃어버린 '중국'이다. 지난해만 해도 제네시스 중국법인(GMC)에 3983억원, 중국 상용차공장(HTBC)에 3824억원을 출자했다. 충칭 공장을 매각하며 쥔 현금(3000억원)의 두 배 넘는 돈이 빠져나갔다. 현대차는 중국 내 투자법인(HMGC)에도 30억원의 출자를 진행했다. 중국은 쉽게 버릴 수 없는 시장이라 올해도 부진이 계속된다면 다시 현금을 출자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출자 규모로만 보면 미국이다. 재작년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 이후 신설된 투자법인 HMG글로벌에 현대차는 지난해 7547억원을 출자했다. 전년(7430억원)에 이은 두 번째 '대규모 출자'다. 현재 HMG글로벌은 현대차의 북미 보조금 혜택 확보를 위해 현지 배터리 공장 설립을 주도하고 있고, '보스턴 다이내믹스' 등 현대차의 주력 투자자산들도 직접 관리하는 투자법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점유율 사수에 집중하고 있는 '유럽법인'도 아낌없이 지원했다. 지난해 현대차는 독일에 위치한 유럽기술연구소(HMETC)와 제네시스 독일법인(GME)에 각각 839억원, 813억원을 출자했다. '전기차 최대 격전지' 중 하나로 꼽히는 스웨덴에 법인을 설립하기 위해 7억원을 출자하기도 했다. 이러한 숫자들을 종합하면, 지난해 현대차는 해외법인 관련 출자로 약 1조8450억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난다.
2021년 이후 중국 시장 상실분을 상쇄하기 위한 수혈·투자 과정에서 해외법인 출자 규모를 크게 늘린 모습이다. 실제 현대차의 사업보고서 내 타법인 출자 현황 등으로 파악한 2019년 해외법인 관련 출자액은 약 5868억원이었다. 현대차가 인도네시아 유통·생산라인 확장을 위해 3502억원을 현지법인(HMMI)에 주고, 자본 수혈을 위해 중국법인(HTBC)에 2026억원을 증자한 2020년에도 해외법인 관련 출자액은 약 6830억원이었다.
변화는 이듬해 본격화했다. 현대차가 중국 재공략의 원년으로 삼은 2021년 해외법인 관련 출자액은 1조8504억원으로, 전년보다 세 배 가까이 늘었다. 북미권역본부 확대를 위해 멕시코 법인(HMM) 등에 대한 4168억원을 출자한 2022년에는 총액이 2조650억원에 달했다. 중국에서는 꾸준히 자본을 수혈하며 재도약을 준비했고 동시에 다른 해외 시장에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확장 전략을 추진하는 전략을 취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 때문에 현대차가 추진 중인 인도법인 상장은 누적된 '해외법인 출자'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카드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차 인도 법인이 수조원 규모의 자금을 본사에 의지하지 않고 현지에서 조달할 수 있다면 그만큼 현대차는 보유 현금을 다른 해외법인에 쓸 수 있게 된다. 특히 인도 증시는 현재 활황을 맞고 있다. 올초 로이터는 현대차 인도 법인이 최소 30억달러(약 4조원)를 IPO를 통해 조달할 계획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아울러 현대차의 지난해 말 별도 기준 현금성자산은 10조원이다. 현대차는 2020년까지 통상 13조~15조원 수준을 현금을 보유해 왔다. 아직 풍부한 수준이지만, 올해만 해도 12조4000억원 규모의 투자계획이 잡힌 현대차로서는 해외법인에 대한 추가 출자를 최대한 줄이는 게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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