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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텍 상장 재도전기]글라세움, 새 기전 '비만치료제' 인체서 반려견 '확장'①기존 주력물질 임상은 대원제약 담당, 3년 버틸 재무 체력 자신감

최은수 기자공개 2024-04-23 08:20:17

[편집자주]

국내 바이오텍의 코스닥 입성 허들이 높아졌다. 유망기업으로 꼽힌 '루키 바이오텍'도 급변한 금융당국과 시장의 눈높이를 맞추기 쉽지 않은 실정이다. M&A가 활성화되지 않은 국내 시장에서 비상장 바이오텍이 원활한 자금조달을 할 수 있는 창구는 상장밖에 없다. 당국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재도전에 나선 바이오텍을 더벨이 들여다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9일 08: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작년 상장 예비심사를 철회한 지 1년. 글라세움의 와신상담은 '자체 성과 창출' 역량 강화로 요약된다. 후기임상에 들어선 비만 프로그램을 대원제약에 기술이전한 성과도 냈지만 이는 글라세움의 손을 떠난 부차적인 요인이다.

글라세움은 이제 '반려견 비만 치료제'를 꺼내들었다. 인체를 대상으로 한 치료제 결과를 얻기까진 하세월. 상장 이후 자립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새로운 전략이 필요했다.

◇과감한 '피보팅' 반려견 비만 후기임상까지 진척

글라세움은 2022년 8월 한국거래소에 신청했던 상장 예심청구를 약 1년만인 작년 4월 철회했다. 주력 파이프라인인 'DW-4222'의 임상 2a상 데이터가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점이 발목을 잡았다.

해당 파이프라인은 대원제약에 기술이전한 건으로 전임상과 초기 임상에선 상당히 의미있는 안전성 및 유효성 데이터를 확보했다. 그러나 이젠 기술이전 계약에 따라 대원제약의 임상 타임라인에 따라 움직인다. 후기임상에 다다른 상황에서 디자인 재설계 및 수행 등의 이슈도 대원제약의 소관이다.


예심 철회 당시의 이슈는 이제 글라세움 손을 떠났다. 파트너사를 믿는 것 그리고 다른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일이 필요하다. 상장을 위해선 새로운 파이프라인이 필요했다.

이 같은 과제는 글라세움 입장에선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빠른 시기에 전열을 추스려야 하고 성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감, 자금사정도 고려해야 한다는 현실적 이슈 등이 과제로 떠올랐다.

이 고민 속에서 글라세움은 '비만견 타깃 치료제 개발'을 넥스트로 낙점했다. 상장을 철회한 지 한 달만에 기민하게 움직였다. 2023년 5월 한국안전성평가연구소 반려동물사업단과 반려동물 임상개발 기술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1년이 채 되지 않아 임상 단계을 후기로 끌어올렸다.

글라세움이 보유한 임상 파이프라인 중 단숨에 개발 단계 기준 가장 빠른 순번으로 자리잡았다. 타임라인 상으로만 보면 2022년 후기 임상에 진입한 비만치료제 DW-4222과도 같다.


동물치료제는 국내에선 생소하다. 인체를 대상으로 한 치료제보다 규모와 허들이 낮지만 가야할 길은 멀다. 그러나 해외 시장은 상황이 다르다. 미국은 개화를 너머 상당한 시장 진척이 이뤄졌다.

이에 따라 국내와 해외서 함께 시장 진입과 성장 가능성을 짚을 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 글라세움은 올해 3월 반려견 비만 파일럿 임상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확보했다. 이르면 내달 본임상을 위한 IND를 제출할 예정이다.

본임상과 관련한 일련의 작업을 거쳐 허가가 이뤄지기까지 1년 정도 윤곽이 나올 전망이다. 내부적으로 전망하는 반려견 비만치료제 인허가 타임라인은 2025년이다. 보수적으로는 2026년에 이르면 허가 당해부터 매출을 인식할 것으로 전망한다.

올해 IND 승인을 노리는 2차 파일럿 등 임상 스케일을 두루 고려한 예상치다. 앞서 1차 파일럿에서 확보한 데이터는 10마리 수준에 불과하다. 2차 파일럿 임상에선 실험 반려견 모수를 40명으로 늘렸다.

글라세움 관계자는 "반려견 비만 치료제 시장은 국내에서도 조금씩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는데 해외에서 이미 시장이 형성된 상황"이라며 "오는 바이오USA 등 글로벌 파트너링이 이뤄지는 자리에서 해외 시장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성과를 창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00억여원 '재무체력', 비만 후속은 '파킨슨·황반변성'

글라세움이 작년 빠른 IPO 철회 후 동물치료제 개발에 나선 배경은 사업 변신을 지탱할 자금 여력이 충분했던 것도 한몫한다. 작년 말 글라세움의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성자산은 약 135억원이다. 2022년 185억원에서 약 50억원가량이 축소됐다. 산술적으로는 2~3년 정도 버틸 재무 체력이 있다.

창업주 유상구 대표가 사세 확장에 치중하지 않는 성향인 점도 눈길을 끈다. 본사는 경기도 광교 외곽으로 거점을 잡았다. 설립 10년이지만 재직 인원은 대표 포함 19명으로 타이트하게 비용 관리를 하고 있다. 주목할 만한 재무적투자자(FI)도 3곳에 불과하다. 주요 투자자 가운데 FI 명목으로 지분을 보유한 곳은 KDB산업은행, 쿼드자산운용, 알앤비컨설팅 정도다.

동물의약품인 반려견의 성과가 구체화되면 후속 파이프라인을 다시 끌어올릴 기반이 마련된다. 인체 대상 임상을 위해 동물 임상 성과를 더하는 투트랙 작업이 구체화된다. 반려동물 비만 치료와 관련한 임상 가이드라인이 확충되기 시작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1차 파일럿 임상 결과에 글로벌 빅파마들도 관심을 갖는 점도 긍정 요인으로 꼽힌다.

인체를 대상으로 한 파이프라인은 파킨슨병 및 황반변성 등 퇴행성 질환 임상으로 채우고 있다. 파킨슨병 치료제 HSG4112S는 올해 초 후기 임상인 2a상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받았다.

글라세움 관계자는 "올해 설립 10주년을 맞았고 상장에서 한 번 고배를 마신 경험도 있으니 더욱 세밀하게 전열을 가다듬는데 노력하고 있다"며 "세포기능 정상화를 통해 비만을 치료하는 기전을 극대화하기 위한 다양한 제형 변경 전략도 구체화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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