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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라세움, 8개월만에 심사 철회…FI 회수계획 차질 기술이전 성과에도 높았던 심사 벽… 대사질환치료제 2상서 효능 입증해 재도전 전망

최윤신 기자공개 2023-04-14 07:30:32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2일 15: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8월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신약개발회사 글라세움이 진행되던 예비심사 절차를 철회했다. 현재 진행중인 주력 파이프라인의 임상 단계를 더 진행한 뒤 다시 상장에 도전할 방침이다. 다만 계획했던 증시 입성 시점이 늦어지며 경영계획의 변동이 불가피하고 재무적투자자(FI)의 투자회수 계획에도 차질이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글라세움은 최근 한국거래소에 상장 심사 절차를 철회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앞서 지난해 8월 17일 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지 약 8개월만이다. 글라세움은 LG화학 출신의 유상구 대표이사가 2014년 설립한 신약개발 기업으로 비만·당뇨 등 대사질환 치료제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2018년부터 파이프라인의 가능성에 주목한 펀딩이 이뤄졌고, 수차례에 걸쳐 펀딩을 받았다. 예비심사 청구 전 마지막 투자유치였던 2021년 6월에는 약 120억원어치의 전환우선주(CPS)를 발행하며 기업가치를 약 2200억원으로 평가받았다.

글라세움은 이후 대표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과 상장을 준비해왔다. 지난해 5월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평가를 통과하고, 같은해 8월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심사 청구 직전에 주력 파이프라인인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제 후보물질 ‘HGR4112’의 라이선스 아웃이 이뤄지며 심사를 무난히 통과할 것이란 기대가 컸다. 국내 제약회사인 대원제약이 해당 물질을 사들여 임상 진행 및 상용화를 담당하기로 했다.

하지만 거래소의 심사는 장기간 이어졌고 결국 8개월여만에 글라세움이 심사를 자진 철회했다. 라이선스 아웃을 통해 시장에서 사업성을 인정받았지만 아직 임상 2상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거래소가 승인 여부를 판단하기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원제약에서 후보물질의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어느정도 약물의 효능이 입증되는 시점에 다시 예비심사를 청구하려는 계획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현재 바이오기업에 대한 시장의 투자심리가 그리 우호적이지 않은 만큼 보다 높은 기업가치로 증시에 입성하기 위해선 상장을 미루는 게 낫다는 판단도 더해졌다.

라이선스 아웃을 통해 대원제약이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현금 사정도 나쁘진 않기 때문에 당장 상장을 하지 못한다고 해서 경영상에 큰 문제가 되진 않는다는 게 회사 측의 입장이다. 글라세움이 지난해 말 기준 보유한 현금과 단기금융상품은 약 186억원 수준이다.

물론 경영계획상에는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번 공모를 통해 자금을 조달해 해외 임상을 자체적으로 수행할 계획이었는데, 이를 수행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다시 상장을 추진하는 시점은 빨라야 내년쯤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 막 임상 2상이 시작된 수준이기 때문에 임상 투약을 마치고 탑라인 분석결과가 나오기까지 적어도 6개월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상장 절차에도 적잖은 시간이 소요된다. 지난해 5월 획득한 기술성평가 등급의 유효기간이 만료됐기 때문에 기술성평가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회사 뿐 아니라 FI들의 엑시트 플랜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기업은행, 하나은행, 한국산업은행 등 은행권과 NH투자증권, 제이커브인베스트먼트 등이 CPS로 지분을 획득했다.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도 세 차례의 증자에 참여하며 약 1.5%가량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한편 이채원 전 한국투자밸류운용 대표가 세운 라이프자산운용이 첫 비상장 바이오기업 투자로 글라세움의 구주를 사들여 투자업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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