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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재무 점검]LH 재무처, '민간지원'과 '건전성 확립' 균형 찾을까'PF부실사업장 인수' 공적책무 부상, 부채비율 관리계획 재설계 몰두

박동우 기자공개 2024-05-29 08:16:17

[편집자주]

공기업의 수익 악화, 부채 증가는 정부의 잠재적인 재정 부담 요소다. 손실이 누적됐을 땐 이를 보전하기 위해 결국 공기업의 대주주인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 공기업들은 각자 재무 위험 요인을 파악해 정부의 재정 부담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재무 관리 방안을 수립해 두고 있다. THE CFO는 주요 공기업들의 재무 현안과 이를 풀어갈 인물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2일 15:5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말부터 건설·부동산업계에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대두됨에 따라 위기를 타개할 주체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최대 3조원을 투입해 PF 부실 우려가 높은 사업장을 인수하는 중책을 맡았다.

공적기능 수행으로 부채비율 등 지표 변동에 대비할 필요성이 부각됐다. 재무처가 '시장 지원'과 '건전성 확립'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배경이다. 부채비율 상승 시나리오도 염두에 두는 만큼 중장기 지표관리 계획을 다시 설계하는데 몰두하는 상황이다.

◇11년 만에 영업현금 순유출, 총차입금 증가세 주시

현재 LH가 수행하는 최대 과업은 PF 부실 우려 사업장 인수다. 올해 3월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건설경기 회복 지원방안에는 건설사 등이 보유한 토지를 역경매 방식으로 사들이는 대책이 포함됐다. 공공주택 조성 사업으로 전환해 LH가 직접 시행자로 나서거나 다른 시행사나 건설사에 되파는 내용이 골자다.


사업장 인수 목표액은 최대 3조원이다. LH가 사업장을 직접 매입하는데 2조원까지 투입한다. LH가 먼저 신용을 보강해주고 건설사가 나중에 사업장 매수를 청구하면 확약일 시점 가격으로 사들이는 매입확약 방식(1조원 규모)을 병행하는 구상도 그렸다.

자금 소요가 필연적인 만큼 LH는 재무지표가 변화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할 숙제를 안게 됐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으로 보유한 유동성은 6조3823억원이다. △현금성자산 2조4091억원 △당기손익인식-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 3조3589억원 △단기금융상품 6143억원으로 구성됐다. 2021년 말 9조2583억원과 견줘보면 2년새 31.1%(2조8760억원) 감소했다.

여유자금을 소진하는 가운데 건설원가 부담이 급격히 늘며 신도시 조성, 공공 주택 분양·임대 등의 본업으로 현금을 창출하기도 어려워졌다. 2023년 영업활동현금흐름이 2조2797억원 순유출(-)을 시현했는데 2012년(-7851억원) 이래 11년 만의 마이너스다. 영업이익 역시 2022년 1조8128억원 대비 97.6%(1조7691억원) 줄어든 437억원으로 집계됐다.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외부에서 빌릴 수밖에 없었다. 작년 말 총차입금은 88조3362억원으로 2022년 말 81조6491억원과 비교하면 8.2%(6조6871억원) 불어났다. 다만 정부 지원이 확실한 만큼 'AAA' 신용등급을 토대로 장기 공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주력했다. 전체 차입잔액 구성에서 상환 만기가 1년 이상의 장기차입금 비중이 92.4%(81조6639억원)에 이른다.

장기채 중심으로 만기를 구성했지만 LH 경영진은 총차입금 증가세를 계속 주시하고 있다. 부채비율 등락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가 2022년 '재무위험기관 집중관리제도'를 도입한 이래 2년 연속으로 LH를 재무위험 공공기관으로 선정한 대목과도 맞닿아 있다.


◇부채비율 목표치 조정 불가피, 자산효율화는 지속

재무위험 공공기관 타이틀을 떼려면 부채비율을 200%선 아래로 끌어내려야 한다. 공사 출범 초기인 2011년 말 468%로 정점을 찍었으나 정부의 지속적 자본확충 노력에 힘입어 꾸준히 낮아졌다. 2019년 이래 지난해까지 5년간 정부가 유상증자에 참여해 15조6000억원을 납입했고 같은 기간 부채비율이 282.9%에서 218.3%로 64.6%포인트 하락했다.

하지만 부동산 PF 리스크에 개입해 적극 대응하는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부채비율 상승 시나리오를 염두에 둬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부채비율을 200%선 아래로 낮추는 구상 이행도 지연될 가능성이 거론됐다.


이러한 판단을 반영해 LH는 재무지표 관리목표 조정에 나섰다. 부동산 PF 시장 지원 등의 기능을 반영해 5개년 중장기 재무관리 계획을 새로 수립하고 있다. 당초 2023~2027년 계획에서는 부채비율 208% 달성 목표를 내걸었으나 이번에는 2030년까지 220% 이하로 통제하는 방향을 모색 중이다.

LH 관계자는 "공적역할 수행으로 일시적인 부채비율 상승이 예상된다"며 "하지만 취득 자산의 매각과 임대로 자금 회수가 가능한 점을 감안하면 장기적으로 재무건전성을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채비율 목표치를 조정하는 한편 유동성 확보 조치를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 자산효율화가 핵심 방안이다. 지난해 성남 분당 오리사옥을 입찰가 5801억원에 매물로 내놓고 서울 여의도 성모병원 인근 부지도 4024억원에 처분하는 방침을 세웠다. 이달에는 2004년 취득 이래 20년간 보유한 제주도 해안목장 필지를 880억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유동성 확보과 재무관리 계획 수립에 관여하는 핵심 조직이 재무처다. 올해 1월부터 이준호 처장이 재무처를 이끌고 있다. 이 처장은 1968년생으로 전남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경영전문대학원에서 석사를 받았다. 1996년 입사한 이래 LH에서 도시정비사업부장, 공공주택기획부장 등을 역임했다.

재무처 산하에는 △자금기획팀 △자금지원팀 △회계팀 △세무팀 등 4개 부서가 편제됐다. 자금기획팀은 현금을 운용하는 동시에 주간·월간·연간 단위로 집행 계획을 짜는데 초점을 맞췄다. 자금지원팀은 정부출자, 채권발행, 신용평가 등 조달에 방점을 찍었다. 이외에 회계팀은 재무제표 작성, 부단위 채권채무 점검 등의 업무를 맡았고 세무팀은 법인세, 지방세, 종합부동산세 등 각종 조세 실무를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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