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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경평 리뷰]수자원공사 평가 좌우하는 키워드 '부동산·해외출자'[SOC]⑭3연속 A 종지부, B등급 조정…친수구역 분양사업 위축, 조지아·필리핀 업체 손상차손

박동우 기자공개 2024-07-18 09:32:29

[편집자주]

공기업은 공공 복리를 증진하는 사회적 책무에 부합하는 동시에 경영 효율화를 진척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 매년 정부는 공기업의 재무상태와 실적, 주요사업 성과를 점검한 뒤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를 발표한다. 경영평가 배점 100점 만점 가운데 20점이 '재무성과관리'에 배정돼 있는 만큼 공기업들의 재무지표 개선 노력은 평가결과를 달라지게 할 수 있다. THE CFO는 시장형·준시장형 공기업 경영평가의 근거가 되는 주요 재무지표를 분석하고 개별기업의 대응 노력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1일 16:0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수자원공사가 2023년도 경평 결과에서 '양호(B)' 등급을 받았다. 3년 연속 '우수(A)' 등급을 기록하다가 한단계 하락했다.

수자원공사의 평가를 좌우하는 키워드는 '부동산'과 '해외출자'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등 수익성 지표가 악화된 대목이 등급 하락에 영향을 끼쳤다. 하천유역 주변의 '친수구역' 토지를 분양하는 사업이 위축되면서 실적 저하로 이어졌다. 조지아와 필리핀 수력발전 업체에 대한 3000억원 규모 지분 손상차손을 인식하면서 해외기업에 대한 성과 관리 중요성도 부각되는 양상이다.

◇"부동산 경기침체 여파…수익성지표 성장 정체"

최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3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에 따르면 수자원공사는 '양호(B)' 등급을 받았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연속으로 '우수(A)' 등급이 책정됐으나 이번에는 한 단계 내려간 성적표를 받았다. 수자원공사에 B등급이 부여된 건 2019년 이래 4년 만이다.


등급이 하향 조정된 배경과 관련해 수자원공사 기획부문 관계자는 "자사는 광역상수도 등 수자원시설 운영에 국한하지 않고 친수구역을 개발하고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사업도 함께 수행해 왔다"며 "지난해 부동산 경기 침체를 계기로 매출과 당기순이익 등이 감소하는 등 수익성 지표의 성장이 정체된 영향이 평가에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수자원공사의 매출은 4조5710억원으로 나타났다. 2022년 4조7593억원과 견줘 3.9%(1883억원) 줄어든 금액이다. 특히 영업이익의 감소 수준이 두드러졌다. 2022년 5889억원 대비 46.9%(2760억원) 급감한 3129억원을 시현했다. 자연스레 영업이익률이 12.4%에서 6.8%로 5.6%포인트 하락했다. 영업이익률이 한 자릿수로 떨어진 건 2015년 이래 8년 만이다.

수자원공사가 수행하는 사업은 △수도 △지방 상·하수도 △댐 △단지 분양 △수도·댐시설 건설 등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단지 분양 부문의 실적 저하가 단연 극심했다. 2022년 1조1517억원에서 지난해 8178억원으로 1년새 28.9%(3339억원) 줄어든 대목이 방증한다. 단지 분양 사업으로 발생한 영업이익 역시 1036억원으로 2022년 2911억원과 견줘보면 64.4%(1875억원) 적은 규모다.


단지 분양 사업은 전국 하천 유역 인근에 자리잡은 토지나 간석지를 판매하고 임대하는데 방점을 찍었다. 작년 말 기준으로 수자원공사가 보유한 토지의 장부가액은 2696억원으로 나타났다. 보유한 부동산을 유휴 상태로 두지 않고 수익을 창출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취지가 반영됐다.

올해 수자원공사는 2023년 188만7000㎡ 대비 21.8%(41만1000㎡) 늘어난 229만8000㎡ 면적의 부지를 민간에 공급하는 계획을 세웠다. 부동산 경기 회복세가 점차 나타나는 점을 감안했는데 부산 에코델타시티(126만9500㎡), 경기도 화성 송산그린시티(36만3000㎡) 등의 사업지구가 포진했다. 토지 용도를 살피면 식당·편의점·병원 등의 입주가 가능한 지원시설용지가 137만8200㎡(59.9%)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수자원공사의 토지분양 온라인청약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11일 기준 전체 매물 138건 가운데 119건(86.2%)이 미분양 용지다. 분양 예정 총액 3599억원 가운데 3365억원(93.5%)이 분양이 이뤄지지 못했던 토지로 부동산 경기 침체를 받았던 영향이 드러난다. 나머지 234억원 규모 부지만 신규 등록된 매물이다.


◇누적 6000억 해외기업 지분취득, 성과관리 중요성 부각

수자원공사의 평가 위험 요인은 부동산 사업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해외기업 투자성과 관리 역시 중요한 변수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출자한 법인 30개사 가운데 외국 회사는 10곳으로 집계됐다. 이들 기업의 지분을 취득하는데 투입된 금액은 누적 5833억원이다.


출자액이 단연 많은 해외법인이 'JSC 넨스크라 하이드로(Nenskra Hydro)'다. 2015년에 처음 투자한 업체로 수자원공사는 누적 2345억원을 들여 지분 92.9%를 확보했다. 흑해 연안 국가 조지아 북서부 넨스크라강 유역에서 수력발전 시설을 운영하는데 주안점을 맞췄다.

하지만 넨스크라 하이드로의 사업은 순탄치 않았다. 설계·변경·시공(EPC) 용역이 해지되는가 하면 조지아 정부에서 발전 단가를 낮추라고 요구하면서 수력발전소 착공 시점은 2015년 8월에서 2024년 7월까지 계속 지연됐다. 실적 창출이 여의치 않으면서 2022년 수자원공사는 넨스크라 하이드로 장부금액 일체를 손상차손으로 처리하기도 했다.

필리핀에서 수력발전 사업을 수행하는 앙갓 하이드로파워(Angat Hydropower) 역시 장부가액 전액을 손상차손으로 인식했다. 2013년에 투자한 회사로 수자원공사는 1008억원을 들여 주식 40%를 취득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국회 예산정책처도 작년 9월 보고서를 내고 "향후 손실 규모가 확대되지 않도록 해외지분 투자사업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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