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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집단 톺아보기]얽히고설킨 DB그룹 출자…'아이엔씨'에 쏠리는 눈①2년만의 '지주사 전환' 통보…법적요건 유지·해소 향방 관심사

박동우 기자공개 2024-07-24 08:12:56

[편집자주]

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THE CFO는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7일 07:1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재계 35위 DB그룹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합금철 양산, 보험, 자산운용 등 제조와 금융을 주축으로 사업을 수행하는 기업집단이다. 그동안 지배구조 상단에 놓인 DB아이엔씨(DB Inc.)를 필두로 DB하이텍, DB메탈 등 주요 계열사들은 얽히고 설킨 출자 관계를 유지해 왔다.

올 들어 DB아이엔씨를 둘러싼 관심이 다시 집중되는 양상이다. 2022년에 이어 2년 만에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지주사 전환'을 통보받았기 때문이다. 작년 말 총자산이 9000억원에 육박한 데다 보유한 자회사 지분가치가 전체 자산의 65%를 웃돌았다. 앞으로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요건의 유지·해소를 놓고 DB그룹이 어떤 액션을 취할지가 주목된다.

◇'하이텍·메탈·FIS·커뮤니케이션즈' 지분소유

DB그룹은 25개 계열사로 구성된 기업집단으로 올 5월 기준 공정자산총액이 15조714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5월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당시 10조3930억원과 견줘보면 51.2%(5조3210억원) 불어났다. 자연스레 재계 순위가 48위에서 35위로 1년새 13계단 뛰어올랐다.

사업 부문은 '제조서비스'와 '금융'이라는 두 축으로 구성됐다. 제조서비스 영역에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에 특화된 DB하이텍을 필두로 디스플레이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DB글로벌칩, 합금철 제조사 DB메탈, 골프장 운영 업체 DB월드, 정보기술(IT) 용역을 제공하는 DB FIS, 광고대행사 DB커뮤니케이션즈 등이 포진했다. 금융 분야에는 △생명보험 △손해보험 △금융투자 △저축은행 △자산운용 △캐피탈 등 13개 계열사가 포진했다.


그룹에 속한 기업 중에서 단연 관심이 쏠리는 회사가 DB아이엔씨다. 지배구조 상단에 자리잡은 회사로 '오너 2세' 김남호 회장이 지분 16.8%(3385만6750주)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부친 김준기 창업회장(15.9%)과 장녀 김주원 부회장(9.9%) 등 일가 친족과 계열사 임원 등이 소유한 주식까지 감안한 지분율은 43.8%(8814만4690주)다.

DB아이엔씨는 DB하이텍 주식을 18.7%(829만3783주) 보유 중이다. 당초 12.4%를 소유했지만 작년 12월 행동주의 펀드 KCGI의 투자목적회사 캐로피홀딩스가 갖고 있던 250만주를 1650억원에 사들이면서 지분율이 상승했다.

손자회사인 DB메탈 지분 8.7%(1381만8530주)도 소유하고 있다. DB메탈은 2008년 동부하이텍(현 DB하이텍)의 금속재료 사업부를 물적분할하면서 설립한 회사로 최대주주는 지분 28.8%(4558만231주)를 가진 DB하이텍이다. 창업주 일가의 개인회사인 DB인베스트(26.1%)와 DB스탁인베스트(7.2%) 역시 DB메탈 주식을 보유 중이다.

◇'법적 지주사' 유지할 경우 막대한 자금소요 불가피

최근 몇년새 DB아이엔씨를 둘러싼 최대 이슈가 '지주사 전환 여부'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전환 요건은 두 가지로 나뉘는데 별도기준 자산총계가 5000억원을 웃돌아야 한다. 동시에 보유한 자회사 지분가액이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지주비율)이 50%를 초과해야 한다.


앞서 2022년 1월부로 지주사 요건을 충족했으나 1년 만에 지주사에서 제외됐다. 주가 하락 여파로 자회사 DB하이텍에 대한 소유 지분가치가 2021년 말 4008억원에서 2022년 말 2048억원으로 48.9%(1960억원) 줄어든 영향이 결정적이었다. 자연스레 DB아이엔씨의 총자산이 5000억원선 아래인 4287억원으로 1년새 29.8%(1817억원) 감소했다.

하지만 2024년 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올 5월 공정거래위는 DB아이엔씨에 통지서를 보내고 법적 요건에 부합해 지주사로 전환됐다고 통보했다. 지난해 말 DB아이엔씨의 총자산은 8909억원으로 나타났다. 당시 보유한 4개 자회사의 지분가치가 5814억원으로 전체 자산의 65.3% 규모였다. △DB하이텍 4695억원 △DB FIS 1004억원 △DB월드 113억원 △DB커뮤니케이션즈 2억원으로 구성됐다.


DB아이엔씨가 지주사 자격을 계속 유지한다면 막대한 자금 소요가 불가피하다. 공정거래법에 의거해 DB하이텍에 대한 지분율을 30%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달 15일 종가 5만2200원을 적용하면 DB하이텍 주식 11.3%를 매입하는데 2641억원이 필요하다. 올 1분기 말 DB아이엔씨의 가용 유동성은 별도기준 132억원, 연결기준 398억원에 불과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DB아이엔씨는 '재무구조 개선' 목적을 거론하면서 자회사 DB월드 지분 33.97%(548만5287주) 일체를 DB하이텍에 넘겼다. 보유 주식 처분을 계기로 DB아이엔씨는 494억원을 확보했고 DB월드의 최대주주는 DB하이텍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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