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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프로파일/노앤파트너스]'다윈의 바다' 함께하는 동반자 '김사회 부문대표'산은 PF·기업금융부터 '스케일업 투자'까지 이력 풍부

남준우 기자공개 2024-06-10 08:06:12

이 기사는 2024년 05월 30일 10: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노앤파트너스는 최근 국내 M&A 시장에서 뿐만 아니라 VC 시장에서도 존재감이 커지고 있는 독립계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다. 다양한 분야의 투자를 통해 누적 운용자산(AUM)이 8000억원을 넘어섰다.

올 1월 합류한 김사회 스케일업 부문 대표(사진)은 노앤파트너스의 핵심인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22년 가까이 산업은행에서 근무하면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기업금융을 기반으로 스케일업 투자까지 다양한 경험을 한 것이 그의 최대 강점이다.

좋은 성과를 거두고 노앤파트너스로 넘어온 그는 현재 조성 중인 새 블라인드 펀드의 핵심 운용역을 맡을 예정이다. 그는 스타트업들이 필연적으로 겪는 고비인 '다윈의 바다(Darwin's Sea)'를 함께하는 동반자로 시장에서 활약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성장 스토리 : 산업은행 22년 근무, 희소성 높은 PF 출신 인력

김 부문대표는 PEF 하우스의 핵심 투자 운용역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독특한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산업은행으로 금융업계에 발을 들였고, 스케일업 부문을 맡기 이전까지 경력의 대부분을 인프라 PF, 기업금융 등에서 쌓았다.

그는 공군 중위로 전역한 이후 2002년 초 현대증권(현 KB증권)에 입사했다. 신입 사원 연수를 받던 중 산업은행이 국내 금융시장, 특히 자본시장에서 매우 큰 영향력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조금 더 큰 물에서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순간이었다. 운이 좋게도 신입사원 연수를 받던 중 열린 2002년 상반기 산업은행 공채에 지원을 했고, 8월에 입행할 수 있었다.

입행 직후에도 경쟁의 연속이었다. 당시 산업은행에서 가장 인기있던 부문은 SOC(Social Overhead Capital) 사업에 대한 PF였다. 당시 산업은행의 SOC PF 시장점유율이 85%에 달할 때였다. 해당 부서에 배치받기 위해 신입행원 연수 때 최상위권 성적을 받고 투자금융실로 배치됐다.

김 부문대표는 22년의 은행 생활 중 10년 가까이 PF 부서에서 일했다. 저연차였음에도 PM(Project Manager)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서울외곽순환도로, 인천공항철도 등 굵직한 인프라 자산에 대한 리파이낸싱 업무들을 맡았다.

이후 국내와 싱가포르 지점 등에서 순환근무를 하다가 2020년 1월 조직개편을 통해 스케일업 금융실에 배치되면서 본격적으로 투자 영역에 발을 담궜다. 당시 배민, 쿠팡 등 한국유니콘 기업들이 해외 자본에 의해 성장하고 그 성장 과실이 해외로 유출되는 상황이었다. 우수한 국내 기업들이 국내 자본으로 성장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 역할이었다.

그는 이곳에서 약 4년 가까이 36개사에 7645억원을 투자하며 좋은 성과를 냈다. 다만 산업은행 조직 특성상 순환 보직으로 진주 지점 기업금융팀장으로 이동했다. 이때 스케일업 업무 당시 투자 과정에서 연을 맺은 노광근 노앤파트너스 대표의 연락을 받았다.

노 대표와는 산업은행에서 근무 시기가 어느 정도 겹치긴 했으나 당시에는 일면식이 없었다. 스케일업 금융실이 AI 휴먼 전문기업 딥브레인에이아이에 노앤파트너스와 공동 투자를 집행하면서 연을 맺었다. 노앤파트너스가 독립계 PEF운용사로서 자리를 잡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 지난 1월 스케일업부문 대표로 취임했다.

◇투자스타일과 철학 : 밸류체인별 1등 기업 발굴하고 성장통 분담

김 부문대표는 스케일업 금융에 대해 'VC와 PE의 중간지대'라고 설명했다. 기업의 시장진입 초기에 높은 리스크를 감수하며 성장 가능성을 기대하는 초기 VC투자와는 결이 다르다. 더불어 하방 리스크를 막고 안정적인 수익을 기반으로 일정한 수익률을 추구하는 정통 PE의 투자 스타일과도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업규모, 업종과 무관하게 사업 모델을 증명하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기업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스케일업 투자는 이러한 기업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성장을 더욱 가속화하고, 시장 점유율 확보를 통한 이익을 추구하는 투자라고 말했다.

그는 "스케일업 투자는 어찌보면 초기 VC투자와 정통 PE투자의 중간 영역을 아우르는 투자라고 볼 수 있다"며 "빠르게 성장하는 산업의 밸류 체인별로 1등 기업을 남들보다 일찍 발견하고 성장을 가속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기업 성장 과정에서 겪게 되는 어려움의 유형으로 '악마의 강(시제품 개발)', '죽음의 계곡(제품 양산)', '다윈의 바다(시장 안착)'가 있다. 그는 스케일업 투자는 이 가운데 다윈의 바다를 기업과 함께 나선다는 생각으로 진행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그는 산업은행 스케일업 금융실 재직 시절에 리벨리온과 세미파이브에 투자를 집행한 적이 있다. 반도체 밸류체인 가운데 리벨리온은 팹리스(설계), 세미파이브는 디자인하우스(파운드리에 맞게 재설계) 부문에서 리딩 기업이었다. 다만 부족한 자금력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데 한계가 온 상황이었다.

그는 리벨리온에 100억원, 세미파이브에는 두 차례에 걸쳐 400억원을 투자했다. 이를 발판삼아 리벨리온은 현재 IPO 가치가 무려 1조원이 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세미파이브도 작년에 7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2025년을 목표로 IPO를 준비 중이다.


◇트랙레코드 1 : 스케일업 '첫 투자' 파로스아이바이오

김 부문대표는 투자 경력이 약 4년으로 그리 길지는 않았으나 소기의 성과를 낸 포트폴리오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결과물로 파로스아이바이오를 꼽았다. 스케일업 금융실 부임 이후 진행한 첫 투자였다.

스케일업 금융실 부임 당시 가장 주목한 산업은 AI였다. 그는 AI 분야는 단순히 AI 알고리즘이나 엔진을 개발하는 것보다 다양한 산업에 응용하여 비즈니스 모델(BM)을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파로스아이바이오가 딱 들어맞았다. 투자 당시 파로스아이바이오는 AI 기반의 신약 후보 물질 발굴시스템인 ‘케미버스(Chemiverse)' 플랫폼으로 주목받았다. 실제로 파로스아이바이오는 케미버스를 활용해 신약 개발에 드는 비용과 시간을 각각 최대 80.2%, 63.6%씩 절감했다.

2020년 3월에 시리즈B에 참여했다. 파로스아이바이오는 이후 2023년 7월에 성공적으로 코스닥 시장에 안착했다. 당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303.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주당 1만4000원을 공모가로 결정했다. 산업은행은 상장 직후 보유 주식을 장내매각하며 내부수익률(IRR) 39.4%를 기록했다.

그는 "스케일업 투자에서 가장 주요한 것은 비즈니스 모델을 입증하는 것이라는 철학을 가지고 있는데 파로스아이바이오가 당시 가장 부합하다고 판단했다"며 "첫 투자였던 만큼 많은 고심을 했는데 지표상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트랙레코드 2 : 대형 플랫폼 성장 밑거름 된 '비바리퍼블리카' 투자

김 부문대표는 종합 금융 플랫폼 어플리케이션(APP, 앱)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를 오래 전부터 지켜봐왔다고 말했다. 특히 비바리퍼블리카가 2020년 LG유플러스의 PG 사업부문을 인수하면서 토스페이먼츠라는 든든한 주축이 생겼다고 판단했다.

처음에는 토스페이먼츠 설립과 관련한 인수금융에 참여해달라는 부탁을 받았으나 여러 여건상 바로 투자를 집행할 수는 없었다. 다만 높은 성장성을 예견하고 꾸준히 눈여겨 보고 있다가 2021년과 2022년 두 차례에 걸쳐 1000억원씩, 총 2000억원을 투자했다.

당시 스케일업 금융실이 투자했던 포트폴리오 중 규모가 가장 컸다. 2021년 첫 투자 당시에는 비바리퍼블리카가 금융위원회로부터 자회사 토스뱅크에 대한 은행업 본인가를 받을 때 였다. 다만 비바리퍼블리카는 2025년까지 증자 계획의 성실한 이행을 부대조건으로 부과받았다. 시장에서 유상증자에 대한 불확실성이 대두되던 시기기도 했다.

이 시기에 산업은행이 리드 투자자로서 1000억원을 투입하면서 비바리퍼블리카는 총 투자 규모를 4600억원까지 늘릴 수 있었다. 시장의 우려를 보기 좋게 이겨낼 수 있는 계기가 된 셈이다.

이후 2022년에도 1000억원 후속 투자를 진행하면서 물꼬를 터줬다. 산업은행을 시작으로 알토스벤처스, 광주은행, 다올인베스트먼트, 미래에셋증권 등이 투자를 이어가며 8조5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그는 "PG사업 인수 당시에는 검토 기간이 너무 짧았기에 바로 투자를 집행하지는 못했으나 토스페이먼츠를 필두로 높은 성장성이 담보되어 있다고 판단했다"며 "큰 규모였기에 산업은행 내에서도 망설이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끝까지 설득해 성장을 지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업계 평가와 향후 계획 : '기존 펀드 소진+새 블라인드펀드 결성' 집중

김 부문대표와 함께 일한 사람들은 그의 전문성과 꼼꼼함을 모두 높게 평가한다. PF, 기업금융 등 다양한 금융 경력을 갖춘 만큼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내놓는다.

김 부문대표를 영입한 노광근 노앤파트너스 대표는 그를 만난 것이 행운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딥브레인에이아이 공동 투자 건으로 처음 만난 후, 김 부문 대표의 꼼꼼함과 성실함에 반해 꾸준히 러브콜을 보냈었다고 전언했다.

노앤파트너스에 합류한 지 이제 네 달을 조금 넘긴 김 부문대표는 장단기적으로 이뤄야할 목표가 있다고 말했다. 일단 단기적으로는 현재 KB증권과 Co-GP로 운영 중인 블라인드 펀드(케이비-노앤 그린 ESG 신기조합)의 소진에 주력할 생각이다.

더불어 하반기부터는 신규 블라인드 펀드 조성을 위한 작업에 도움이 되고자 계획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노앤파트너스가 PE와 VC 두 부문에서 밸런스를 잘 갖추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스케일업 투자로 성장을 도와준 기업들이 노앤파트너스와 꾸준히 좋은 관계를 가져가며, 후속 투자도 함께할 수 있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는 "노앤파트너스가 한국의 대표 투자사로서 성장하는데 일조하는 것이 목표"라며 "스타트업들이 스케일업 직전에 맞닥뜨리는 ‘다윈의 바다’를 무사히 건널 수 있도록 돕는 든든한 동반자로 살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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