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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뛰는 통신소부장 기업들]와이어블, 지분·경영 승계 모두 마무리 '2세 경영'③장병권 대표이사 선임, 올 1월 주식 대부분 증여

최현서 기자공개 2024-06-13 13:24:14

[편집자주]

통신사와 소부장기업은 실과 바늘 같은 존재다. 매년 조단위 CAPEX 투자를 집행하는 통신 업계에서 소재, 부품, 장비를 제공하는 협력사들의 역할도 막중하다. 상용화 5년이 지난 5G는 이제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통신사들은 다가올 6G 시대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소부장 기업들이 얻을 낙수효과도 분명 존재할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더해 통신사들이 IT 분야로 미래 먹거리를 찾아 나서면서 소부장기업들도 발맞춰 신사업을 발굴하고 있다. 주요 통신 소부장 기업들의 사업 현황과 재도약을 위해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신사업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05일 07: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와이어블은 올해 본격적인 경영진 세대교체를 알렸다. 87세의 고령인 장석하 와이어블 각자대표가 주주총회를 통해 경영진에서 물러났고 그의 아들인 장병권 신흥정보통신 회장이 신임 각자대표로 선출됐다.

장 전 대표는 올 들어 아들 장 대표에게 주식 증여도 마무리했다. 장 대표는 40% 넘는 지분을 확보한 와이어블의 독보적인 주주가 됐다. 승계 절차의 완전한 마무리가 올해 이뤄진 것이다.

◇56억원 들여 최대주주 된 장석하·장병권 부자

와이어블은 1996년 12월 '한국전파기지국관리'란 사명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한국전파기지국관리는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의 전신인 한국무선관리사업단(1999년 기준 지분율 18.3%)을 최대주주로 두고 SK텔레콤 한국통신프리텔(KTF) 등 13개의 기간통신사업자가 출자해 만들어진 회사다. 설립 자본금은 25억원이었다.

장 전 대표가 이끌던 신흥정보통신이 한국전파기지국관리 주주로 이름을 올린 시점은 2002년이다. 시작 당시 보유 지분은 2.6%. 신흥정보통신은 이후 2002년 7월 30일부터 꾸준히 한국전파기지국관리 주식을 장내 매수했다. 그 해 9월 주식 70만583주를 확보하며 한국무선국관리사업단(당시 66만주, 12.7%)을 제치고 최대주주(13.5%)로 올라섰다.

주식 매입에 쓴 금액은 56억원 가량이다. 이와 함께 장석하 전 대표와 그의 아들 장병권 대표도 한국전파기지국관리 특수관계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2002년 당시 장석하 전 대표는 9만7773주(1.9%), 장병권 대표는 4만1644주(0.8%)를 보유했다. 장 전 대표가 거느린 신흥정보통신을 비롯해 개인이 보유한 한국전파기지국관리 지배지분은 16%가 넘게 됐다.

신흥정보통신은 당초 한국무선국관리사업단과 우호주주로 분류됐다. 하지만 장 전 대표 부자는 적대적 인수·합병(M&A) 방식을 택했다. 명목은 '사업적 시너지 강화' 차원이었다.

1979년 창립 이후 유선통신선로사업 위주로 해오던 신흥정보통신은 1990년대 말 핸드폰 보급이 늘어나자 새 먹거리를 찾을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현금은 말라가고 있었다. 2001년 말 기준 55억원이던 유동자산은 2002년 말 24억원까지 확 줄었다.

이에 반해 한국전파기지국관리는 풍부한 현금을 갖고 있었다. 기지국 설치와 임대료를 통해 나오는 현금창출력이 우수했다. 2000년 말 기준 216억원이었던 유동자산은 2001년 말 343억, 2002년 말 391억까지 늘었다. 장 부자가 한국전파기지국관리 지배력 확보에 나선 배경이다.

당시 장병권 신흥정보통신 사장은 2002년 9월 당시 "신흥정보가 유·무선망 설비 시공자로써 부가통신사업자의 지위만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전파기지국의 기간통신사업자 지위도 매력으로 작용했다"며 "전파기지국이 보유한 지하철 등의 이동통신 망과 자사의 망 시공능력이 결합되면 상당한 시너지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장 부자는 최대주주로 올라선 뒤 지속해 지분을 사들였다. 경영권을 확실하게 확보하지 못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한국전파기지국관리 주요 주주로 KTF(7.5%), SK텔레콤(4.5%), LG텔레콤(3.6%), 기타 협력업체(26.0%) 등이 있었다. 이들의 지분을 다 합치면 54%가 넘었다. 반면 장 부자의 특수 관계자 지분까지 합친 지분은 16.2%로 경영권을 장악하기는 어려웠다.

신흥정보통신을 포함 장 부자의 한국전파기지국관리 지배 지분은 2003년 말 기준 25.3%까지 늘었다. 이후 2006년 37.8%, 2009년 47.7%까지 늘어났다. 반면 주요 주주였던 한국무선국관리사업단은 2005년 12%까지 지분을 줄였고 2006년 처음으로 한 자리수인 8.7%까지 지분율이 떨어졌다. 2008년 6월 남은 주식 33만주(6.24%)를 전량 매도했다. 그나마 장 부자에 대한 견제가 가능했던 KTF도 2016년 8월 7.4% 지분 전량을 매도하고 떠났다.

◇주가 뚝 떨어졌던 올 1월 증여 완료, 경영권도 이양

이후 수년이 흘러 사명을 교체한 와이어블은 올 들어 지배구조에 큰 변화가 생겼다. 기존 최대주주였던 장석하 전 대표가 아들 장병권 대표에게 대규모 주식을 올 1월 증여했다. 보유 중이던 주식 1490만주(28.19%) 중 1300만주를 물려주며 아들 장 대표가 2200만주, 지분 41.6%를 보유한 와이어블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또 새로운 특수관계자(27만7000주, 0.71%)로 조난영 씨가 등록됐다. 장 전 대표로부터 장외로 지분을 받은 조 씨는 장병권 대표의 배우자다. 장병권, 김문한 각자 대표를 포함한 최대주주 특수관계자의 지분은 45.4%다.

올해 1월 주식 증여를 선택한 이유는 상속세를 고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시기 주가의 약세가 이어졌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증법)에 따르면 증여 이전 2개월과 증여 후 2개월의 시세로 재산가액을 측정한다.

지난해 11월 와이어블의 평균가는 1754원이었고 그 해 12월은 1828원이었다. 주당 평균가가 2000원선인 점을 비춰보면 10% 가량 낮은 가격이 형성됐다. 특히 지난해 11월 1일에는 52주 최저가인 1634원을 기록할 정도였다. 결과적으로 재산가액이 낮게 책정되면서 증여세를 아낄 수 있는 시기가 됐다.

이런 가운데 올해 경영권도 아들에게 완전히 넘어갔다. 기존 장석하, 김문환 각자 대표 자리를 장병권 대표가 물려받았다. 장석하 전 대표가 와이어블 경영진에서 물러난 건 12년 만이다.

장 전 대표의 퇴진 이유는 '고령'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1937년생인 장 전 대표는 신흥정보통신이 와이어블의 최대주주로 올라 섰을 때 이미 65세였을 정도로 적지 않은 나이였다. 장병권 대표도 1969년생으로 적잖은 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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