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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뛰는 통신소부장 기업들]와이어블, 기지국·엔터 날개? '힘 잃은 신사업'②3년전 사명 변경 후 다각화 추진…유아용 화장품 물거품, 연구소 폐쇄

최현서 기자공개 2024-06-03 10:02:16

[편집자주]

통신사와 소부장기업은 실과 바늘 같은 존재다. 매년 조단위 CAPEX 투자를 집행하는 통신 업계에서 소재, 부품, 장비를 제공하는 협력사들의 역할도 막중하다. 상용화 5년이 지난 5G는 이제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통신사들은 다가올 6G 시대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소부장 기업들이 얻을 낙수효과도 분명 존재할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더해 통신사들이 IT 분야로 미래 먹거리를 찾아 나서면서 소부장기업들도 발맞춰 신사업을 발굴하고 있다. 주요 통신 소부장 기업들의 사업 현황과 재도약을 위해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신사업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30일 15: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와이어블이 지금의 이름을 갖게 된 것은 2021년이다. 19년간 써오던 '한국전파기지국㈜' 간판을 내린 배경에는 기존 먹거리를 강화함과 동시에 신사업 확장을 본격적으로 하겠다는 의지가 있었다.

실제 와이어블은 5세대 이동통신(5G) 기지국 구축이 안정화되자 이를 활용한 부가 사업에 적극 나서는 모습을 최근 몇 년 동안 보여주고 있다. 동시에 비케이앤미디어로 대표되는 공연업을 새 사업으로 삼았다. 올해부터 관련 수익화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다만 모든 사업에 청신호가 켜진 것은 아니다. 유아용 화장품을 만들겠다는 목표는 시작도 전에 물거품됐다. 새 기술을 개발하는 연구소는 7년째 문을 닫고 있다.

◇'주력 엔진' 기지국 사업에 부스터 장착

와이어블의 매출은 기지국을 기본으로 한다. 통신3사와 계약으로 사업을 수주하고 기지국의 사용료를 받는다. 지난해 기지국 사용료로 346억원, 통신 시설 사용료 376억원을 벌었다. 기지국 기반 매출은 지난해 연결 기준 전체 매출 726억원의 99.4%에 달한다.

기지국 사업은 회사를 성장시킨 주력 엔진이다. 2011년 연결 기준 매출 1091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첫 연 매출 1000억원을 넘겼다. 4세대 이동통신(LTE)이 상용화되면서 기지국 설치 수요가 늘어서다. 통신3사와 계약으로 벌어들인 금액은 전체 매출의 50%가 넘는 596억원이었다.

문제는 기지국 매출이 외생변수에 취약하다는 점이다. 통신3사를 비롯해 한국도로공사 등 기지국 설치를 동반하는 기관이 통신망 구축을 마무리하게 되면 와이어블의 수익도 이에 비례하게 된다.

일례로 코로나19의 대유행과 5세대 이동통신(5G) 성숙기가 맞물린 2022년 연결 기준 매출은 643억원으로 내려앉았다.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던 2014년(1658억원)의 39% 수준까지 떨어졌다.

와이어블은 도심항공교통(UAM), 차세대 지능형 교통체계(C-ITS) 등 5G, 6세대 이동통신(6G)을 이용한 신사업이 떠오르면 매출도 반전을 이룰 것이란 기대를 하고 있다.

와이어블은 사업보고서를 통해 "사물인터넷(IoT), C-ITS 등과 연계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매출 감소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외에 기대를 걸고 있는 부분은 신사업이다. 와이어블은 사명을 바꾼 이듬해인 2022년 주주총회를 통해 정관을 개정하고 다수 신사업을 추가했다. 2022년 정관 제2조(사업 목적)에 '화학제품 제조업'을 추가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공연장 임대 및 공연시설 운영업', '식음료업' 등을 사업 목적에 더했다.

현재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공연장 임대 및 공연시설 운영업과 식음료업이다. 두 사업은 바늘과 실이다. 공연장 안에서 음식을 팔기 위해서는 식음료업을 추가해야 하기 때문에 동시에 넣게 된 사업군이다.

관련 사업을 주도하는 곳은 '비케이앤미디어'다. 와이어블은 지난해 1월 미디어콘텐츠사인 이곳을 설립했다. 와이어블이 100% 지분을 출자해 만든 자회사로 20억원 규모다.

지난해 10월 비케이앤미디어는 음원을 제작하고 녹음할 수 있는 스튜디오 'LATS'를 여는 것을 시작으로 공연장 신사업의 닻을 올렸다. 다만 발을 디딘 지 얼마 되지 않아 본격적인 수익화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매출 3억원, 당기순손실 3억원을 기록했다.

◇간판 바꾸고 먹거리 확장 의지 '성장세는 아직'

이외에도 다양한 신사업이 있지만 대부분 순항은 하지 못하고 있다. 정관에 따르면 와이어블의 사업 목적은 27개에 달한다.

대표적인 실패 부문이 화학제품 제조업이다. 와이어블은 유아 화장품을 출시하기 위해 화학제품 제조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해당 사업은 시작도 하기 전에 좌초됐다.

와이어블은 지난해 상반기 보고서를 통해 "추가적인 사업성 검토를 통해 기대 수익이 예측치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돼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또 태양광 사업 등과 연관된 '신·재생에너지'를 2008년 사업 목적에 추가했지만 현재까지도 뚜렷한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신사업의 동력이 되는 기술 연구도 사실상 멈췄다. 와이어블의 기업부설연구소는 2017년 11월 문을 닫았다. 기초연구진흥 및 기술개발지원에 관한 법률(기초연구법)에 따라 연구 활동이 멈추면 기업 부설 연구소는 회사 재량으로 폐쇄할 수 있다.

연구소 폐쇄와 함께 연구개발비의 지출도 저조한 상태를 이어오고 있다. 2009년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은 1%를 넘겼다. 당시 매출은 661억원, 연구개발비는 7억200만원이었다. 하지만 이후 연구소 폐쇄 직전인 2016년까지 단 한번도 1%를 넘겼던 적이 없다.

아울러 2017년~2023년까지 연구개발비용은 제자리에 멈춰 있다. 매년 인건비 1억3872만2000원, 기타 2525만4000원만 집행 중이다. 미래 성장 사업 투자가 그만큼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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