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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F 지배구조 개편과 승계]지주·유통부문 vs 소재부문, 계열분리 가능성은④지주사 전환부터 시작한 승계구도, 차남은 소재부문 계열사에 사재출연

김선호 기자공개 2024-06-25 08:52:56

[편집자주]

BGF그룹의 지주사 BGF는 자회사 BGF네트웍스를 유통부문 주요 계열사 BGF리테일에 넘기고 이를 통해 유입한 자금을 BGF에코머티리얼즈 등 소재부문 투자재원으로 활용했다. 창업주의 장남이 지주사·유통부문, 차남이 소재부문을 경영하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작업이다. 이에 더벨은 오너 2세 경영이 본격화된 현 시점에서 BGF그룹의 지배구조와 승계과정을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0일 15: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BGF그룹의 지주사 BGF의 최대주주는 창업주 홍석조 회장이다. 이 가운데 장남 홍정국 부회장은 지주사 지분을 취득하면서 2대 주주로 등극했다. 그 다음으로 차남 홍정혁 사장이 3대 주주로 자리하고 있다. 다만 장·차남 간 10.27%포인트 격차가 있다.

주목할 건 홍 사장이 직접 대표를 맡아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BGF그룹의 소재부문 주요 계열사 BGF에코머티리얼즈의 지분을 직접하고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반면 그는 유통부문의 주력 계열사 BGF리테일 보유 주식을 2022년에 모두 매도해 정리했다.

향후 장남의 지주사·유통부문과 차남의 소재부문으로 BGF그룹이 계열 분리될 것이라는 업계의 시각에 힘이 실리는 배경이다. 승계 완료와 함께 계열분리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를 고려해 일찌감치 장·차남 간 담당하는 사업영역을 나눠 정리한 것으로 분석이다.

◇지주사 지분율 상승 중인 오너 2세

지주사 BGF는 2017년 BGF리테일의 인적분할 출범했다. 당시 BGF그룹은 BGF리테일(현 BGF)에서 투자사업부문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부문(분할대상 사업부문)을 분할해 단순 분할 신설회사를 설립하고 분할 존속회사는 투자사업부문을 영위한다고 공시했다.

이러한 분할을 완료한 후 2017년 말 기준 지주사 BGF의 최대주주는 31.8% 지분을 보유한 홍 회장이었다. 분할 직후 보유 주식이 156만8284주에서 102만1212주로 줄어들었지만 BGF가 신주를 발행하는 등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이전 수준의 지분율로 회복했다.

이후 2018년 BGF는 BGF리테일 주주를 대상으로 공개매수에 나섰다. 지주사 BGF가 BGF리테일 주주의 보유 주식을 공개매수하고 이에 따른 매입 대가로 현물출자 유상증자로 지주사 신주를 BGF리테일 기존 주주에게 지급하는 형태였다.

이러한 공개매수 등을 통해 지주사가 출범한지 1년 만에 사업회사 BGF리테일의 지분율을 0%에서 30%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특히 이때 홍 회장과 장남 홍 부회장도 공개매수에 참여해 지배력을 키웠다. 홍 회장의 지주사 지분율이 2018년 말 62.53%로 높아진 배경이다.

사실상 이러한 지주사 전환과 공개매수 등으로 승계를 위한 초석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2018년에는 장남 홍 부회장에 이어 차남 홍 사장도 지주사 BGF의 신사업개발실장으로 선임되는 등 경영에 참여하면서 신사업인 소재부문 사업구조를 구축해나갔다.

이를 토대로 지주사 BGF의 지분구조가 화하기 시작한 건 2019년이다. 이때 홍 부회장은 부친 홍 회장과 모친 양경희 BGF복지재단 이사장의 보유 지분을 넘겨 받았다. 이를 통해 홍 부회장은 지주사의 2대 주주로 등극했다.


구체적으로 홍 회장과 양 이사장은 보유한 BGF 주식 각각 857만9439주, 48만7578주를 시간외매매했고 이를 홍 부회장이 취득했다. 홍 부회장의 지분율은 이로써 0.8%에서 10.3%로 상승했다. 후계구도에서 홍 부회장과 차남 홍 사장과 격차가 벌어진 시기다.

2022년에 홍 회장은 또 다시 시간외매매로 지주사 지분을 장남 홍 부회장과 차남 홍 사장에게 매도했다. 홍 회장의 지분율은 53.34%에서 32.4%, 홍 부회장은 10.29%에서 20.77%, 홍 사장은 0.03%에서 10.5%로 상승했다. 이러한 지분구조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소재부문에 사비를 출자한 차남

차남 홍 사장으로서는 2022년 홍 회장으로부터 지주사 BGF 주식을 매입하면서 지분율이 상승하기는 했지만 장남 홍 부회장에 비하면 지배력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그는 BGF그룹에 대한 지배력보다는 소재부문 BGF에코머티리얼즈에 집중하고 있는 중이다.

BGF그룹이 소재부문에 발을 들이기 시작한 건 자회사 BGF에코바이오를 설립한 2019년이다. 이후 2022년 코프라는 BGF에코바이오를 흡수합병했고 현재 상호는 BGF에코머티리얼즈다. BGF에코머티리얼즈는 BGF그룹 소재부문을 이끄는 주요 계열사로 위치한다.

BGF에코머티리얼즈의 현 최대주주는 65.09% 지분을 보유한 BGF그룹 지주사 BGF다. 다만 특이한 것은 홍 사장이 직접 1.9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초기 BGF에코바이오를 설립할 때부터 홍 사장은 사비를 투입해 자본금 일부를 채우기도 했다.

BGF에코머티리얼즈에 흡수합병되기 이전인 2021년 말 기준 홍 사장은 BGF에코바이오의 지분 16.67%를 보유했다. 이후 BGF에코머티리얼즈에 흡수합병되면서 2.71%가 됐고 지주사로부터 자금을 출자받으면서 홍 사장의 지분율은 2024년 1분기 말 1.98%가 됐다.

홍 사장의 BGF에코머티리얼즈 지분율은 낮아지기는 했지만 사비를 출자할 만큼 소재부문 사업 초기에서부터 자신의 영역을 구축해온 것으로 평가받는다. 더군다나 사비를 지주사가 아닌 소재부문 계열사 지분을 확보하는데 투입했다는 점도 눈여겨 볼 지점이다.

이를 보면 차남 홍 사장은 확보한 지주사 지분을 통해 소재부문을 BGF그룹으로부터 분리하는데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 장남 홍 부회장이 지주사와 유통부문, 차남은 소재부문을 맡는 형태로 계열분리가 이뤄는 형태다.

다만 BGF그룹 관계자는 "최근 소재부문의 반도체소재 생산시설에 1500억원 가량의 투자를 계획했다"며 "그만큼 신사업에 대한 투자 의지는 분명하지만 승계를 염두한 사항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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