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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VC 대장주' 아주IB투자, '숨겨진' 야놀자 상승 모멘텀잔여 투자원금 200억 아닌 '350억', GP커밋도 상당…올해 실적 개선 기대감

구혜린 기자공개 2024-06-26 09:11:47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4일 07: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

아주IB투자의 최근 주가 흐름이 심상치 않습니다. 이달 들어 주당 거래가 3000원선을 돌파했는데요. 지난 10일에는 장중 3585원에 거래되면서 52주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습니다. 21일에는 전 거래일 대비 소폭 내린 3325원에 마감했으나, 안정적으로 3000원선에서 거래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연초 거래가와 비교하면 40%가량 상승한 수준입니다. 지난 3월29일 아주IB투자는 장중 2480원에 거래되면서 52주 최저가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지난해 10월에는 2000원선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었죠. 아주IB투자 주가가 3500원을 돌파한 건 2022년 초 이후 약 2년여 만입니다.




이에 '벤처캐피탈(VC) 대장주' 자리를 견고하게 지키게 됐습니다. 20일 종가 기준 아주IB투자의 시가총액은 4191억원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상장 VC 시가총액 평균(1362억원)과 비교하면 세 배 이상 높은 수준입니다. 2위인 미래에셋벤처투자(3293억원)를 너끈히 따돌리고 있습니다.


◇Industry & Event

주가 변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최근 주요 요인은 '야놀자 기업공개(IPO)'로 추정됩니다. 아주IB투자가 '특징주'로 분류될 만큼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인 건 지난해 12월과 이달 두 차례인데요. 모두 야놀자가 국내가 아닌 미국 증시 상장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부각됐던 때입니다.

특히 야놀자는 최근 구체적인 IPO 행보를 보이면서 주목을 받았는데요. 야놀자가 해외 상장을 겨냥한다는 건 소프트뱅크의 투자를 받으면서 어느 정도 예견됐던 시나리오였습니다. 그러다 최근엔 미국 델라웨어에 신규 법인(Yanolja US LLC.)을 설립하면서 IPO 시계가 빨라졌단 점이 이슈가 됐죠.

아주IB투자는 야놀자에 상당한 금액을 투자한 벤처캐피탈입니다. 외부에 익히 알려진 건 2017년 11월 시리즈C 라운드 당시 베팅한 금액 200억원이죠. 당시 아주IB투자 PE본부는 '아주좋은PEF 1호'를 통해 한화자산운용, SBI인베스트먼트 등과 함께 야놀자가 발행한 전환상환우선주(RCPS)를 매입했습니다.

숨겨진 투자 건이 더 있습니다. 2017년 신주 매입 뿐만 아니라 구주 매입도 단행했는데요.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하고 있던 180억원 규모 RCPS를 매입했죠. 약 1년 뒤인 2018년 8월에는 운용 중인 세컨더리펀드를 통해 150억 규모 기발행 전환사채(CB)를 추가로 인수했습니다.

즉 아주IB투자가 야놀자에 베팅한 총 금액은 530억원 규모입니다. 현재 남은 투자 원금은 350억원에 달합니다. 아주IB투자가 투자를 진행하고 4년 뒤인 2021년 10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는 야놀자에 무려 2조원을 투자했는데요. 당시 비전펀드는 아주IB투자가 보유하고 있던 180억원 규모 구주를 인수한 바 있습니다.


◇Market View

아주IB투자에 대해 최근 5년간 증권사가 발간한 종목 리포트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VC 상장사 주가는 대체로 저평가돼 있기 때문에 애널리스트의 주목을 끌기가 힘든 형편입니다. 이는 VC 대장주이자 더벨 리그테이블 기준 운용자산(AUM) 5위에 랭크된 아주IB투자도 예외가 아닌데요.

다만 최근 VC의 주요 회수 건을 실적과 결부해 주가 전망을 하는 종목 리포트가 종종 발간되고 있습니다. 미래에셋벤처투자가 1~2분기 '에이피알'을 고멀티플(약 8배)에 회수한 이후 연간 실적이 높은 수준으로 개선되고,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이 예상된다는 리포트가 대표적이죠.

사실 VC가 얼마만큼의 금액을 한 종목에 투자했느냐도 중요하지만, 자기 돈을 얼마나 투입했는지도 중요합니다. VC 실적은 크게 운용 수수료와 자기자본으로 투자한 자산의 평가 및 회수 수익으로 나뉘는데요. 전자는 펀드 운용을 담당하면서 수취하는 기본보수와 기준수익률을 초과할 경우 얻는 성과보수로 규모를 키우기엔 한계가 있습니다.

아주IB투자는 자본력을 바탕으로 위탁운용사(GP) 출자금(커밋)도 상당히 높게 책정하는 하우스 중 하나입니다. PE본부가 야놀자 투자를 위해 활용한 '아주좋은PEF'의 경우 GP 커밋은 결성총액 2500억원 중 225억원(지분율 9%)에 달합니다. 즉 잔여 투자원금 350억원의 32억원은 순수 아주IB투자의 자산으로 이뤄져 있단 말이 됩니다.

높은 수준의 회수 수익은 펀드 운용보수뿐만 아니라 지분법 이익에 반영될 예정입니다. 아주IB투자가 투자할 당시 야놀자의 밸류에이션은 약 5000억원 수준이었는데요. 최근 시장에서 예상하는 상장 몸값은 10조원이 거론됩니다. 보수적으로 계산해도 15배 이상의 회수 멀티플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2021년 수준의 실적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모입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야놀자는 오는 7월 나스닥 상장을 공식화할 예정인데요. 상장 및 투자원금 회수가 연내 이뤄진다면 아주IB투자의 연간 영업수익 증가로의 연결이 예상됩니다. 하우스는 지난해 177억원의 영억이익을 기록했으나, 2020년(631억원)과 2021년(520억원)에는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올해 야놀자를 포함해 10개 포트폴리오사 IPO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최근 '넥스틸' 잔여 지분을 44% 내부수익률(IRR)을 기록하며 회수 작업을 마쳤죠. 희토류 영구자석 제조 전문기업 '성림첨단산업', 2차전지 첨가제 업체 '이피캠텍'도 아주IB투자에 10배 이상 회수 수익을 안길 것으로 전망됩니다.

아주IB투자는 이익배당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 하우스이기도 하죠. 상장 후 쉬지 않고 주주배당을 해왔고 배당성향도 평균 20% 이상입니다. 시장 추정보다 큰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고 자기자본 투자 비율이 높단 점, 이익 증가에 따른 배당을 착실히 수행해왔단 점을 고려한다면 추가 주가 상승 모멘텀은 충분해 보입니다.


◇Keyman & Comments

하우스 측은 주가와 관련해 어떤 전망을 하고 있을까요. 아주IB투자는 야놀자에 많은 금액을 베팅했지만, 투자기업을 고려해 이를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았습니다. 포트폴리오사 투자 건 보다는 회사의 실적과 관련해서 꾸준히 시장과 소통하려 하는 상장사에 해당하는데요.

아주IB투자 공시책임자를 통해 주가 전망을 청취하려 시도해 봤습니다.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노영철 경영본부 본부장입니다. 그는 국제금융학과를 졸업하는 등 전문성을 갖추고 2015년 아주IB투자에 기획팀장으로 합류했습니다. 2022년 CFO 직책을 맡으며 현재까지 아주IB투자의 안살림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노 본부장은 향후 아주IB투자의 주가가 실적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는 "올해에도 우수한 포트폴리오들이 상장을 준비 중에 있고 성공적인 회수를 통해 양호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VC 대장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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