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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VC 로드맵]김지원 아주IB 대표 "실리콘밸리서 펀드 결성 목표""해외 투자 늘려야 국내 선회" 피력, 올해 '최대 4000억' 펀딩 힘준다

구혜린 기자공개 2024-01-24 08:41:40

[편집자주]

금리 인상 여파가 계속되면서 지난해 벤처캐피탈은 혹한기를 보냈다.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펀딩, 투자, 회수 등 모든 지표가 최근 몇 년 새 크게 하락했다. 올해 전망도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서바이벌에 성공한 곳과 실패한 하우스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전망이다. 더벨은 주요 VC 수장들의 올해 목표와 비전을 조명하고 각 하우스 별 펀딩, 투자, 회수 전략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9일 15: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주IB투자는 해외 투자에 열심인 벤처캐피탈(VC)로 손꼽힌다. 2013년 미국 현지에 사무소를 설립해 펀드 운용을 시작했다. 2019년 솔라스타벤처스를 법인으로 전환한 뒤 보스톤 법인은 바이오·헬스케어, 실리콘밸리 지점은 딥테크 분야 기업 발굴에 집중하는 '투트랙' 전략을 실행 중이다. 올해는 실리콘밸리 지점이 첫 단독 펀드를 만들어 운신의 폭을 넓힐 예정이다.

◇전체 20% 규모 해외 베팅..."VC를 연어로"


김지원 아주IB투자 대표(사진)는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본사에서 더벨과 만나 "올해는 솔라스타벤처스 실리콘밸리 지점에서도 독자적으로 펀드를 결성하겠단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주IB투자의 해외 투자 비중은 20%에 육박한다. 지난해 전체 투자금액(1951억원) 중 345억원을 해외 기업 투자에 썼다. 더벨이 집계한 '2023년 리그테이블' 기준 투자 규모 1~10위 VC의 해외 투자 비중이 평균 10%대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솔라스타벤처스가 딜 소싱·투자를 활발히 진행했단 방증이다. 2022년 1130억원 규모로 결성한 '아주-솔라스타 Life Science 4.0 펀드'를 착착 소진해왔다. 김 대표는 "300억원 이상은 매년 투자를 해왔고 펀드 사이즈가 커지면 투자 규모도 더 커질 것"이라며 "실리콘밸리 쪽에서 인공지능(AI) 관련 엔터프라이즈AI 기업에 투자를 하려고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앞으로 국내 VC의 생사가 해외 투자에 달려있다고 보고 있다. 창업투자사, 신기술금융사 등 플레이어 증가로 업권 내 경쟁은 치열해졌다. 이 가운데 투자·회수 면에서 위축된 상황이 지속되면서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되는 해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해 대형 VC 대부분이 싱가포르 법인을 설립하며 현지 사업을 키운 것도 신규 먹거리 발굴과 연결돼 있다.

정부 및 기관의 지원도 필요하단 설명이다. 김 대표는 "VC를 '연어'로 만들어야 한다"며 "VC 고유의 비즈니스를 해외 시장에 진출해 진행하면 자본력이 커질 것이고 그 돈으로 한국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늘릴 것이므로 결과적으로 수혜는 국내가 받게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VC의 해외 진출을 우호적인 시선으로 지원해주는 환경이 조성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해 '선택과 집중' 덕 회수 '톱 3' 랭크

지난해 아주IB투자는 '2023 더벨 리그테이블' 집계 기준 국내 VC 중 펀딩(902억원) 18위, 투자(1951억원) 6위, 회수(2761억원) 3위 기록을 세웠다. 운용자산(AUM)은 2조3384억원을 기록하며 프리미어파트너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등 대비 앞선 5위에 랭크됐다.

특히 회수 측면의 성과가 빛났다. 나노팀을 비롯해 시지트로닉스, 큐라티스, 지아이이노베이션, 큐로셀, 그린리소스, 코어라인소프트, 케이웨더, 레이저옵텍, 넥스틸 등 10개사를 코스닥 및 코스피 시장에 상장시키면서 회수를 활발히 실행했다. 2022년(1190억원) 대비 82% 증가한 규모다.

다만 김 대표는 계획대로 진행한 데 의의가 있는 해였다며 겸손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실적이 많다 적다, 회수가 대단하다 그렇지 않다는 평가를 넘어서 예상된 시장환경에 따라 계획된 투자와 회수를 한 만큼 의미있는 성과가 있었다고 판단하고 그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회수 성과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친 덕이다. 아주IB투자의 투자 포트폴리오는 바이오·헬스케어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섹터에 집중돼 있다. IT플랫폼 산업 '붐'이 일었을 때도 해당 섹터에 대한 투자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으로 진행해왔다. 지난해 기업공개(IPO) 시장은 바이오텍, 소부장 섹터엔 우호적인 편이었으나, IT플랫폼의 경우 밸류에이션 조정을 받았다.

솔라스타벤처스가 투자한 건을 포함하면 아주IB투자의 포트폴리오는 바이오가 36%, 소부장이 30%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김 대표는 "기업에 성장 기회가 주어진다면 충분히 이익을 낼 수 있다고 판단할 수 있는 예측가능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라며 "IT플랫폼은 지표만 가지고 투자하기엔 국내는 과열 경쟁 상태이므로 보수적인 평가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최소 2000억, 최대 4000억 펀딩 목표"

올해는 펀딩과 투자에 좀 더 힘을 실을 계획이다. 김지원 대표는 "2024년 중 신규 펀딩은 PE 부문과 VC 부문을 포함해 최소 2000억원에서 최대 4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메인 출자자(LP) 어떻게 할지는 고민 중이며 펀드레이징을 위해 다양하게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투자와 관련해선 "전반적으로 AI, 반도체, 엣지컴퓨팅, 로봇, 소부장, 바이오텍 등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액셀러레이터(AC) 시장에도 꾸준히 온기를 더하고 있다. 과거 아주IB투자는 AC 라이선스를 반납했지만, AC 사업단을 통해 스타트업 육성 및 시드 투자를 꾸준히 진행 중이다. 지난해 말 600억원 규모로 1차 클로징한 '아주 좋은 초격차 스케일업 펀드'는 기업 발굴 및 투자를 AC 사업단이 주도한다. AC 사업단을 보유하고 있는 건 대형 하우스 중에선 KB인베스트먼트와 아주IB투자가 유일하다.

김지원 대표는 "좋은 회사에 선제적으로 투자해서 성장시키는 투자 구조를 만들고 싶은 것"이라며 "우리가 리드 투자자가 돼서 기업과 같이 성장하는 모델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조직을 가동한다는 건 한 투자당 10년을 가지고 간다는 것이므로 소형 VC는 추진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굉장히 손이 많이 가는 비즈니스이지만, 소수의 성공한 기업이 모든 손해를 커버하고도 남을 거란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역 투자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김지원 대표는 "이달 중 1000억원으로 세컨클로징 되는 '아주 좋은 초격차 스케일업 펀드'에 경기도 과학진흥원과 수원시, 서울시가 LP로 참여하고 있다"며 "해당 지역 소재기업에 일정액 이상을 투자하도록 돼있어 하우스의 지역 투자 기여도가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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