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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U의 '아메리칸 드림' [thebell note]

체셔(미국)=허인혜 기자공개 2024-07-05 07:28:26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4일 07: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잘나가는 기업이나 연예인의 미국 진출 소식을 들으면 종종 '왜?'라는 의문이 들곤 했다. 안착한 시장에 쏟을 에너지를 분산해 미지의 땅으로 떠나다니. 톱스타였던 한 가수는 미국으로 건너가 다른 그룹의 콘서트 게스트로 따라다녀야 했고 또 다른 스타는 아침마당 격 쇼프로에 출연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요즘 같은 때엔 우물안 개구리같은 기우다.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톱티어 반열에 오른 지 오래다. 매출액 중 중요하게 따져보는 지표도 내수와 수출의 비중이다. 위험성을 고심하더라도 작은 시장에 만족하기보다 파이를 키우는 게 당연하다. 최근 찾았던 미국 코네티컷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미국법인(HAU)도 그런 경우다.

다만 소시민도 하는 고민을 기업으로서 하지 않을 리가 없다. 때문에 국내 기업들은 해외의 터로 눈을 돌릴 때 최대한 레이더를 뻗어 탐험한다. 세금과 금융, 인력까지 우호적인 땅을 찾기 위해서다. HAU는 2019년 이닥(EDAC)을 인수하기 한참 전부터 코네티컷 인근 기업들과 협업하며 기회를 봤다. 협력의 세월만 보면 30년이 훌쩍 넘는다.

장고 끝에 안착한 이유는 입지다. 91번 국도를 따라 이어진 항공앨리는 항공 기업에게는 강력한 매력포인트다. 항공업이 어업이나 농업은 아니니 땅의 가치를 만든 건 인위적 노력 덕분이다. 코네티컷의 기업 혜택은 앞선 기사로 갈음하겠지만 대표적인 지원은 보조금과 교육 사업이다. HAU 관계자들도 코네티컷을 고른 이유로 적극적인 지원책을 언급했다.

인상 깊었던 점은 주정부 관계자들의 태도다. 국내 기업들도 정치인들을 초청한 행사를 자주 연다. 국내 행사의 특징은 너른 장소에서 주로 식순에 따라 진행된다는 점. 모셔 온 인물들이 축사로 문을 연다.

코네티컷 주 관계자들은 HAU의 사업장을 찾아 작은 회의실에 모였다. 테이블간 거리가 가까우니 마이크 없이도 질의응답이 가능했다. 이들이 계속 강조한 건 주의 성과보다 공무원으로서의 태도다. 해왔던 일보다 해야할 일들에 초점을 맞추니 전망을 묻기도 수월했다. HAU의 사정도 면밀히 파악하고 있었다. 준비를 했으리라는 점을 감안해도 코네티컷 내 제조기업만 4640곳이다. 부정할 수 없는 노력의 결과다.

기업 유치가 곧 지역경제 활성화의 근간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다행인 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국판 항공앨리'도 꿈꾸고 있다는 것. 지방 소멸시대다. 미국 주와 국내 지역을 비교할 수는 없지만 소멸의 위기라면 물불 가릴 게 있을까. 미국을 부르는 또 다른 말은 기회의 땅. 코네티컷(Connecticut)은 이 기회를 기업과의 '연결(Connect)'에서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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