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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부자' 성창기업지주, 부동산 개발 사업 '개점휴업' '장승포 유원지' 투자 계획 해제 임박, 전체 자산 중 70% 차지…일부 토지 현금화 움직임

신상윤 기자공개 2024-07-29 08:00:47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6일 07: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합판 등 건설자재 전문기업 '성창기업지주'가 부동산 개발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부동산 자산 가치만 7000억원이 넘는 성창기업은 개발 사업을 위해 전담 기업도 설립했지만 최근 경기 침체 등과 맞물려 진척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10여년 전부터 추진한 장승포 유원지 개발 사업은 연말까지 시행자로 선정되지 않으면 무산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성창기업지주가 2013년 5월 경남 거제시와 '장승포 유원지 조성 실시 협약'을 체결한 지 올해로 만 11년을 넘겼다. 경상남도 거제시 능포동 산 61-1번지 일원을 용도 변경해 유원지로 개발하는 내용이 거제시와 체결한 협약의 골자다. 성창기업지주 계열사가 보유한 땅이 포함된 데다 700억원 상당을 투자할 계획도 세웠지만 답보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도시계획시설 관련 사업 시행자 지정 및 실시계획 인가가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성창기업지주와 거제시는 2016년과 2018년, 그리고 2022년 등 세 차례에 걸쳐 투자 계획도 연장했다. 이 가운데 마지막 합의문엔 성창기업지주가 올해 12월 29일까지 도시계획시설 사업 시행자 지정 및 실시계획 인가를 얻지 못할 경우 거제시가 해제할 수 있다는 조건도 포함됐다.

성창기업지주는 2013년 8월 부동산 개발 사업을 전담할 성창디벨로퍼스도 설립했다. 다만 최근까지 부동산 개발 사업의 진척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성창디벨로퍼스는 사명을 지씨글로벌로 바꾸고 현재는 해외에서 목재류를 수입해 국내에 판매하는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이후 동명의 부동산 개발 법인(성창디벨로퍼스)을 다시 설립했지만 현재는 별다른 사업을 진행하고 있진 않다.

사실상 부동산을 개발하는 디벨로퍼 사업이 '개점휴업'인 셈이다. 5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사업 시행자 지정 및 실시계획 인가마저 불발될 경우 성창기업지주가 10년 넘게 추진한 부동산 개발 사업은 무산될 수 있는 상황에 처했다. 최근 부동산 개발 시장이 경색된 데다 고금리 기조와 원자잿값 인상 등으로 사업성도 높지 않아 성창기업지주가 적극성을 보이지도 않는 영향으로도 풀이된다.

성창기업지주는 합판 등 건설자재 전문기업 '성창기업'을 지배하는 지주회사다. 1916년 11월 설립된 성창기업은 국내 목재산업의 역사와 궤를 같이하면서 성장한 곳이다. 현재는 고(故) 정태성 창업주의 아들 정해린 회장이 경영을 총괄하고 있으며, 그의 아들인 정연승 전무도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성창기업지주는 합판 등 목재사업을 기반으로 110년 가까운 세월을 버텨냈다. 하지만 목재사업과 더불어 성창기업지주를 지탱한 원동력 중 하나는 대규모로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자산이다. 성창기업지주의 올해 1분기 말 연결 기준 자산총액은 7700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토지 및 임야, 투자 목적용 등의 부동산 자산만 5600억원에 이른다. 전체 자산의 70% 이상이 부동산이다.


부산과 울산을 포함해 전국에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면적만 8157만㎡(2467만평)이 넘는다. 이 중에는 성창기업지주가 조성한 부산 금강식물원 등 임야도 포함된다. 여기에 정 회장 등이 100% 지배력을 가진 부산 베이사이드 골프장을 포함하면 규모는 더 증가한다. 베이사이드 골프장 토지와 코스의 장부가액만 1570억원 이상이다.

베이사이드 골프장과 금강식물원 등을 제외하면 정 회장이 지배하는 성창기업지주의 부동산 자산은 활용도가 높진 않다는 평가다. 사업 진행 여부가 불투명한 장승포 유원지 조성 사업을 비롯해 부동산 개발에선 이렇다 할 성과가 없는 상황이다. 계열사인 성창기업이 보유한 부산 다대동 일대가 부산시에서 추진하는 '다대 뉴드림 플랜'과 연계될 수도 있지만 구체적인 안은 수립되지 않았다.

이 가운데 성창기업지주는 보유한 부동산을 매각해 자산 유동화에도 나섰다. 이달 말 계열사 지씨글로벌이 보유한 인천 서구 원창동 일원의 토지 및 건물을 팔아 395억원을 현금화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1년 내 상환해야 할 유동성 차입금 규모가 930억원 상당인 가운데 현금성 자산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성창기업지주는 부동산을 종종 활용했다. 2012년에도 성창기업은 부산 강서구 명지동 33개 필지를 매각해 1700억원을 현금화했다.

성창기업지주 관계자는 "장승포 유원지 사업은 관련 부서에서 계속 검토 등을 하고 있으나 기한 내 사업자 지정 및 실시계획을 인가받지 못하면 해제될 수 있다"며 "인천 원창동 토지 및 건물은 재무구조 개선과 현금 유동성 확보를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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