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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의 부재, AI 길 찾는 카카오]'카톡' 버린 AI 서비스, 글로벌 기업 도약 승부수 띄웠다⑤연내 출시 재차 강조…신규 전략으로 해외 공략 시도

노윤주 기자공개 2024-08-14 09:24:49

[편집자주]

카카오가 AI 전환을 위해 전사 역량을 쏟고 있는 와중에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구속됐다. AI 전환은 김 위원장이 진두지휘하던 핵심 전략이다. AI 개발 속도를 더 이상 늦추는 건 위험하다. 글로벌 테크기업들과 비교해 AI 경쟁력은 이미 열위다. 카카오에겐 선택지가 없다. '카카오식 AI 서비스'를 서둘러 도입해 세간의 평을 반전시켜야 한다. 최악의 위기 속 카카오가 들고 있는 비장의 AI 카드는 무엇일지 관련 전략 전반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12일 09: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는 AI 서비스를 별도 앱으로 출시하는 모험을 택했다. 카카오톡 앱이 가진 사용자 인프라를 포기하는 결정이다. 그만큼 과감한 결단이다.

별도 앱을 선택한 배경에는 글로벌 진출이 있다. 카카오는 해외 진출을 계속 시도해왔지만 고전을 면치 못했다. 글로벌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카카오톡이 아닌 새로운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거대언어모델(LLM) 시장의 판도는 정해진 듯 보이지만 AI 서비스는 이제 막 경쟁이 붙은 단계다. 카카오도 이 기회를 포착하고 AI 서비스는 기존과 다른 전략으로 접근하고 있다.

◇'대화형 AI 앱' 방향 공개, 신생 서비스 대응력 강화 차원

카카오는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AI 서비스 윤곽 일부를 최근 공개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이달 8일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대화형 플랫폼으로 AI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가 가장 잘하는 메신저 형태 서비스가 될 것이란 업계 예상과 맞아 떨어졌다.

연내 출시도 다시금 강조했다.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의 구속으로 AI 서비스 출시가 지연될 수 있다는 업계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카카오톡 인앱 서비스가 아닌 별도 앱으로 선보인다는 계획도 공유했다. 의외의 선택이다. 카카오 입장에서는 카카오톡에 AI 서비스를 붙이는 게 사용자와 데이터를 가장 빠르게 확보하는 방안이지만 이를 포기했다.

할루시네이션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라는 게 카카오의 설명이다. 할루시네이션은 AI 챗봇을 구성하는 대규모 언어 모델(LLM)이 잘못된 정보를 생성할 때 발생하는 문제점이다. 전국민이 사용하는 카카오톡에서 사실과 다른 정보를 제공할 경우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이에 신중한 접근을 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별도 앱으로 출시하면 즉각적으로 장애, 업데이트 등에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카카오톡은 이미 많은 기능을 제공하고 있어 AI 서비스 하나 때문에 빈번하게 새 버전을 출시하고 사용자 업데이트를 유도하기 힘들다. 신생 서비스인 만큼 대응 유연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전략이다.


◇또 다시 글로벌 도전, 실리콘밸리 AI 기업 손 잡을까

IT 업계서는 별도앱 출시 소식을 접한 후 카카오가 글로벌 진출 원동력으로 AI를 택했다고 알아챘다. 카카오톡은 국내 시장을 장악한 슈퍼앱이지만 글로벌 사용자를 공략하지는 못했다. AI 서비스를 글로벌향으로 선보이기 위해서는 카카오톡이 아닌 새로운 브랜드와 앱이 필요하다는 해석이다.

카카오는 2025년까지 해외 매출을 별도 30%, 연결(카카오공동체) 40%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 선언한 바 있다.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카카오의 국내 매출 비중은 78% 수준이다. 별도 기준으로는 따로 지역별 매출을 공시하지 않았다. 매출 대부분이 국내서 발생하고 있다는 설명으로 갈음했다. 해외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풀이된다.

해외 매출 확대를 위한 방안은 AI라는 데 카카오와 업계 모두 공감하고 있다. 카카오는 4월 2850억원 규모 교환사채(EB)를 발행해 외화를 조달하기도 했다. 확보한 자금을 신성장 동력인 AI 사업에 활용한다 밝혔다. 동시에 국내가 아닌 해외 사업을 위해 사용한다고도 설명했었다.

카카오는 그간 해외 AI 기업 투자에 소극적이었다. 공격적으로 실리콘밸리 기업들에 투자하는 여타 ICT 기업들과는 다른 모습이다.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앞으로는 해외 투자도 적극 나선다는 기조다.

EB 발행 당시 카카오 관계자는 "다양한 투자 계획을 신중히 검토 중"이라며 "기회가 생겼을 때 자금 조달 시간 등 기회비용 축소를 위해 선제적으로 여유 자금을 확충한 것"이라 설명한 바 있다.

업계서는 긍정적인 변화라고 반응했다. 카카오는 거대언어모델(LLM) 개발에서는 해외 빅테크 기업과 네이버를 따라잡지 못했다. 하지만 AI 서비스 경쟁은 이제 시작이기에 기회가 있다는 평이다.

IT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의 주업이라 할 수 있는 메신저 '카카오톡'으로는 글로벌 진출이 이제는 어렵다"며 "새로운 서비스가 필요한 시점에 AI가 등장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가 가진 장점인 사용자경험 개선을 토대로 서비스를 만든다면 해외 시장도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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